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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문제진단
교실 수업 개선을 통한 행복교육 실현
이상수(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교육연구관)
E-mail: ngossi@moe.go.kr
발행일자 :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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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수업 개선을 통한 행복교육 실현

 

 

   교육이 한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거나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면서 교육의 목표나 내용, 방법 등이 변화되어 왔다. 특히 최근의 급속한 사회 변화를 접하면서, 지능정보사회를 대비하여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미래의 인재 양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고민도 커지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가 선도형 경제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문화적으로도 세계를 선도해 가는 위치에 서게 되면서, 선진국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 이를테면, 삶을 즐길 수 있고 문화를 향유하는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2015년 9월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학습 경험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두고 개발되었다. 미래 사회는 산업 사회에서 강조된 객관적인 지식을 많이 아는 인재가 아니라 창의적 사고 능력과 함께 집단 지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협업의 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즉 학생들은 학습의 결과로 지식을 암기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지식을 실제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학생들이 학습의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탐구의 과정을 체험하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였다.

 

   특히, 학습 경험의 질적 제고는 새 교육과정의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과제였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취도는 최상위권이지만, 흥미도와 만족도가 낮다는 여러 연구 결과는 우리 교육의 생생한 민낯을 보여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배움이 즐거운 행복교육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했으며, 그중 하나로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을 강조하였다. 여기서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은 단순한 활동형 중심 수업을 실행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여 진정으로 배움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배움이 즐거운 수업, 의미 있는 학습을 경험하는 수업은 어떤 모습일까?

 

   첫째, 질문과 토론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가는 수업이다. 이제 학생들은 현존하는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생성할 수 있는 창의력을 키워야 하며, 이러한 창의력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길러진다. 지난 1월 방한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 “AI가 인간을 대체하지 않을까?”, “로봇 때문에 인간이 쓸모없어지지 않을까?” 등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우리는 두려움에 떠는 대신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학생들은 질문을 던지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을 연결하고, 생성하는 능동적인 주체로서 학습을 경험한다.

 

   둘째, 학습의 결과로서 지식을 이해하고 획득하는 것뿐 아니라 학습의 과정에 수반되는 다양한 기능 활동을 충분히 경험하는 수업이다. 이를테면, 탐구학습의 경우, 가설 검증의 ‘결과’가 무엇인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수집한 자료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과정 자체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수업의 목적을 ‘정보와 지식의 정확한 전달’이라고 한다면, 수업에서 학습의 과정을 충분히 경험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진도 나가기’에도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업이 ‘지식을 실제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할 때는 다양한 기능적 차원의 활동, 이를테면, 분석하기, 추론하기, 분류하기, 예측하기, 성찰하기 등 기능 차원의 활동을 충분히 경험해야 한다. 결과를 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충분히 경험하여 알게 된 지식이나 개념, 원리는 피상적 수준이 아닌 심층적으로 이해하게 되어, 다른 상황이나 맥락에 전이가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교과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을 교과의 내용과 기능을 결합하여 개발하도록 하였다.

 

   셋째, 교실에서의 학습을 통해 나 자신과 내가 속한 공동체, 이를테면, 사회, 국가 더 나아가 세계 공동체 차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연계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백 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는 ‘나와 내 가정만 생각하는 사람은 그 가정만큼만 커진다. 내 직장을 위하고 이웃을 사랑하면 직장, 이웃만큼 커진다. 항상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면 민족과 국가만큼 성장할 수 있다’고 부친의 말을 전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미래의 글로벌 사회의 주역으로 당당히 자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교실에서의 학습이 나 자신뿐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와 어떤 관련을 가지는가를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학습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핵심역량으로 의사소통 역량과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고, 학생들이 참여형 수업의 과정에서 다른 학생과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학습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물론, 이러한 수업은 평가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아무리 새로운 수업의 방식을 고민하고 실행하여도 평가와 맞물리지 않는다면, 새로운 수업이 안착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실제로 현재 학생부 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평가 방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그간 우리 교육을 살펴보면 초·중등학교의 내신평가에서 대학입시에 이르기까지 지식 습득 여부를 확인하는 지필평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지필평가를 통한 지식의 이해와 습득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최근 수행평가를 통해 태도·가치 등 정의적 영역과 의사소통 역량 및 협업 역량 등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고, 수업과 평가를 연계하여 학생들의 성장을 확인하고 피드백하는 활동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중요한 평가의 방향이다.

 

   이제 평가와 관련하여 ‘무엇을 배웠는가’가 아닌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학생들이 질문과 토론, 학습의 과정에서의 기능과 관련된 활동, 교실 수업을 공동체로 확장하는 학습을 경험하게 된다면, 학습의 최종 도달점은 ‘객관적인 지식 습득’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학생들이 탐구학습을 경험했다면, 탐구학습을 통해 갖추기를 기대하는 바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탐구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갖추는 역량은 개별 지식과 정보의 습득뿐 아니라 자료 수집과 분석, 분류, 종합 등을 실제로 할 수 있는가이다. 토론학습을 경험한 학생들은 다양한 의견 검토, 정확한 판정, 명확한 의사 표현 등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즉 선다형 문항을 통해 지식의 암기 여부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수업에서 학생들이 경험한 학습을 토대로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최근,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교원 연수, 연수자료 및 교수·학습자료 개발 보급,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방식 개선, 평가기준을 개발 보급하였고, 올해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체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실시할 교원 연수에서는 참여 교사들이 미래 교육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통해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수업을 설계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 우리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사회에 나가게 될 20년 후 세상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질이나 역량은 무엇인지, 교사가 직접 경험한 최고의 학습은 무엇이었는지, 그래서 수업을 설계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동료 교사들과 나눌 것이다.

 

   교육은 한 사회를 선도하거나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선도의 방향을 세웠다면, 올해부터는 이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러한 지원을 토대로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의 노력을 통해 행복교육이 실현되리라 기대한다.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필자약력
이상수 교육연구관은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와 경희대 NGO대학원을 졸업하고, 경복고등학교 등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였으며, 현재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에서 초·중등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교육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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