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교원 전문성 함양을 위한 실천 프로그램

1. 프랑스의 교원 전문성에 대한 인식

프랑스에서 교원의 전문성에 대한 인식은 교사라는 직업을 수행하는 데에 대한 직업적 전문성을 의미한다. 전문직으로서 교직을 의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담당 교과목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학생에게 지식을 잘 전달하고, 학부모와 협력하며 학생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교사의 기본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이라는 것은 교원양성 교육기관에서부터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교원연수를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다.

프랑스 교육부는 2013년 교사의 전문성 및 역량에 대한 지표를 제시하였다. 이 지표 개발은 교원양성교육기관으로 하여금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아울러 교사가 공동의 문화를 형성하도록 독려하는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그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 2013).

한편, 프랑스 교육부가 2013년 교원양성기관 개혁과 맞물려 마련한 지표 이외에 프랑스에서 교원양성 프로그램이나 교사 연수를 제외하고 교원의 전문성 함양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교사의 전문성 향상에 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2. 비공식적 전문성 함양을 위한 노력

공식적인 교원 연수를 제외하고 교사의 전문성 함양을 위한 의견 교환, 노하우 교환 등이 교사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연구대회, 교원특허와 같은 적극적인 방식으로 전문성 함양을 도모하지는 않지만 교사 간에 실질적이고 즉각적으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교환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프랑스에서 교원의 전문성에 대해 교직의 기본적 업무로 정의내리고 있는 만큼 실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동료 교사의 노하우와 의견은 교원 능력을 심화시키는 데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사 간 교류는 특히 경력이 누적되지 않은 신임 교사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는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면서 습득하게 된 노하우와 수업 중 발생하는 문제점 개선을 위한 의견 등을 교환할 수 있는 교사 네트워크가 활발히 운영된다. 교육부가 제공하는 교원 네트워크인 ‘캬노페 네트워크(Réseau Canopé)’와 교원 포털인 ‘에듀스콜(eduscol)’은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두 플랫폼은 교사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한 수업자료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육부의 매개 없이 교원끼리 구성한 교원 네트워크도 존재하는데, 보통 과목별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대표적인 네트워크로 국어 교과목 담당 교사의 네트워크인 ‘웹레트르(WebLettres)’, 경제계열 교원의 네트워크인 ‘르마네즈 협회(association Lemanege)’, 수학 과목 담당 교원의 네트워크인 ‘세자마뜨 협회(association Sésamath)’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교사 네트워크에서는 수업 노하우, 수업자료 교환은 물론 수업 방식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 포럼, 오프라인으로 활동이 이어질 수 있는 아틀리에 등을 제공한다. 또한, 각 교과목별 교육 정책, 교육 관련 뉴스 등도 제공한다.

‘웹레트르’는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의 네트워크로써 학년별, 계열별(일반계/기술계/직업계), 테마별(문학/언론/영화/디지털/제2외국어로서 프랑스어/ 고대언어와 문화 등)로 구분하여 활용할 수 있다. 교사는 ‘웹레트르’를 통해 수업 자료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고, 다른 교사의 수업 방법이나 교안을 활용할 수 있다. ‘웹레트르’의 특징 중 하나는 통합교과 교육을 위해 다른 교과목 교사와 협업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국어와 문화사 교과목 협업팀이 있다. 또한, 새로운 교수법을 이해하고 공유하며 토론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르마네즈 협회’도 ‘웹레트르’와 유사하다. 경제 계열과 관련된 교과목을 세분화하여 교안을 포함한 수업자료와 노하우를 교환한다. 마케팅-상업-판매 협업팀, 경영-관리 협업팀, 정보학-경제 협업팀, 경영-회계-재무 협업팀 등이 있고, 법이나 도덕 교과목과 같이 인근 관련 교과목과 통합교과로 수업할 수 있는 협업팀도 마련되어 있다. 단, ‘르마네즈 협회’는 경제·경영 계열 교과목 담당 교사로 가입을 제한하여 다른 교과목 교사와의 실질적 통합교육을 위한 의견 교환은 이뤄지지 않고, 경제·경영 계열 교과목 교사가 통합교과 수업을 진행할 시에만 필요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세자마뜨 협회(association Sésamath)’는 수학 교사의 네트워크다. 플랫폼의 구성은 앞서 제시된 다른 교사 네트워크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학년별, 테마별로 교안, 교육 자료 등을 분류하여 공유하고 있다. ‘세자마뜨 협회’는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이나 학부모도 플랫폼에 가입하여 다양한 수학 교육 관련 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철학 교사 협회(Association des professeurs de philosophie de l'enseignement public)’도 존재한다. 이 협회는 앞선 다른 교사 네트워크와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교원 전문성 함양을 도모한다. 교육 자료에 대해서도 교환을 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철학 교육에 대한 세미나, 라운드 테이블 등을 개최하는 방식으로 메타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또한, ‘철학교육(L'enseignement Philosophique)’이라는 전문 저널을 발행하여 오프라인에서의 논의가 지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특징도 있다.

3. 특징과 시사점

프랑스는 수년 전부터 교원양성교육기관과 교육 프로그램을 개혁하고 교원 임용 시스템과 교원 급여 체계를 개선하는 등 교원 정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교원 전문성 함양에 관한 논의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뜻밖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교육부에서 제시한 교원 전문성의 지표는 교원으로서 교수 활동, 학생에 대한 이해, 학부모와의 협력 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교사로서의 전문성은 기본에 충실해지는 것에서 출발한다.

프랑스 교육부에서 교사의 전문성 함양을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적극적인 방식 대신에 교사가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과정과 성과가 돋보인다. 교사는 스스로 구성한 교원 협회, 교원 네트워크 등에서 교직 활동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교수 경험, 노하우, 수업자료 교환, 교육 관련 토론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교사가 교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교원 전문성 함양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교사의 참여 의지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수준에서의 전문성 함양 및 질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 Ministère de l'É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2013). Le référentiel de compétences des métiers du professorat et de l'éducation. Retrieved from https://www.education.gouv.fr/cid73215/le-referentiel-de-competences-des-enseignants-au-bo-du-25-juillet-2013.html

∙ APPEP. Association des professeurs de philosophie de l'enseignement public. http://www.appep.net/

∙ Éduscol. Informer et accompagner les professionnels de l'éducation. https://eduscol.education.fr/

∙ Lemanege. http://www.lemanege.eu/

∙ Réseau Canopé. https://www.reseau-canope.fr/

∙ Sésamath. https://www.sesamath.net/

∙ WebLettres. Le portail de l'enseignement des lettres. http://www.weblettres.net/

※ 기획기사는 참고문헌을 요약·정리하여 작성되며, 교육정책네트워크,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