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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혐오 대응 교육 현황

작성자
배지혜(독일통신원)
발행일
2020.11.25
첨부파일
pdf파일독일의 혐오 대응 교육 현황.pdf

독일의 혐오 대응 교육 현황

 

자유의 모순(Paradox der Freiheit)혐오 표현을 일종의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에 대해 자유의 적에게는 자유가 없다(Keine Freiheit den Feinden der Freiheit)’라고 하여 이를 일방적으로 금지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고 보편화하려는 타자화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인간인 자신을 파괴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요제프 괴벨스(Joseph Goebbels)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의 국가사회주의, 즉 나치즘(Nationalsozialismus)을 대중이 자신이 학살당할 수단을 스스로 선택한 민주주의 역대 최고의 웃음거리라고 평한 바 있다. 이는 바이마르 의회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다수의 대중이 히틀러의 인종차별적 나치당을 선택한 결과가 유대인의 학살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독일인의 죽음으로 이어졌음을 풍자한 것이다(Struth, 2019: 42).

유대인, 집시, 동성애자, 공산주의자 등에 대한 집단 학살인 홀로코스트(Holocaust)의 역사를 가진 독일에서 집단에 대한 혐오는 사회적 금기이며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혐오가 갖는 모순과 위험이 인간 이성을 지배할 수 있음을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혐오는 자유의 적이기 때문에 혐오에는 자유가 없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극우주의자들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정황이 발견되었다. 인터넷 상의 혐오 표현이 주장하는 바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그 영향력이 증가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풍토가 형성될 수 있다. 혐오 표현은 인터넷 상에서의 일반적인 논의와 의견의 형성을 파괴하고 감정적이고 이분적인 논쟁을 조장한다. 이에 보이지 않는 침묵하는 대중의 의견은 무시되고, 혐오를 퍼뜨리는 요란한 소수의 의견은 과대평가를 받게 된다(Bundeszentrale für politische Bildung, 2017. 12. 7). 본 기사에서는 독일 학교에서의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적 혐오와 이에 대한 대응 교육정책을 살펴본다.

 

1. 혐오 표현으로 인한 갈등 현황

 

. 혐오 표현의 정의 및 유형

 

독일어로 혐오 표현에서는 증오를 의미하는 하스(Hass)’와 발언을 뜻하는 레데(Rede)’의 합성어인 하스레데(Hassrede)’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연방정치교육원(Bundeszentrale für politische Bildung)’에 따르면 혐오 표현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나타나는 인간-적대적 또는 민족-증오적 현상에 대한 상위 개념이다. 이러한 혐오 표현은 사람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그들을 대상으로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말을 의미하며, 주로 특정 사람이나 그룹을 표적으로 하는 인종차별적, 반유대적, 성차별적 성격을 지닌다. 인터넷 상의 혐오 표현의 일부는 소위 트롤(Troll)’에 의해 유목적적(purposive)으로 전파된다. 낚시 용어에서 미끼로 유인하다의 의미를 가진 트롤은 혐오자로서 타 사용자를 자극하고 의도적으로 특정 공동체 내에서의 대화를 파괴한다. 그리고 트롤은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특정 내용을 퍼뜨리기 위해 고용되거나 돈을 받고 활동기도 하는데, 배후에는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이데올로기를 갖게 하려는 고용자가 있다.

혐오 표현은 특정 사람들과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복합적 가치 절하를 그 내용으로 한다. 혐오 표현은 표현 유형에 따라 불평하는 말(Schimpfwörter/Beschimpfungen), 분노의 발언(Wutreden), 상처주는 말(Verletzende Worte), 저주(Fluchwörter) 등의 다양한 형태가 있다. 대상에 따른 혐오의 유형은 태생에 기반한 차별인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주의(Rassismus und Fremdenfeindlichkeit), 유대인과 이슬람 교인에 대한 차별인 반유대주의와 반무슬림적 인종주의(Antisemitismus und Antimuslimischen Rassismus), 성을 기준으로 한 차별인 여성 또는 남성멸시나 성차별(Sexismus), 성적 자아감이나 성적 지향에 기반한 차별인 동성애 혐오와 성전환 혐오(Homo- und Transphobie), 흔히 집시로 불리는 신티(Sinti)와 로마(Roma)인에 대한 차별인 반집시주의(Antiziganismus), 장애인 적대주의(Ableismus), 사회적 배경을 근거로 한 선입견인 계층주의(Klassismus), 외모를 기준으로 차별하는 외모지상주의(Lookismus) 등이 있다. 혐오와 혐오 표현은 이 외에도 다양한 범주와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그 표적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혐오와 혐오 표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반인간적 사고와 그에 대한 표현을 포괄한다.

 

. 혐오 표현으로 인한 학교현장에서의 갈등 사례

 

남동부 바이에른(Bayern)의 공영방송 바이에리셔 룬드풍크(Bayerischer Rundfunk)’20203월 방송에서 바이에른 지역의 복수 학급채팅에서 나치 상징 문양이 등장한 사건의 경위와 이후 조치를 다루었다. 해당 사건은 201911월 바이에른 주 소재 그라핑어 김나지움(Grafinger Gymnasium)’의 한 학급 채팅에 과거 나치당을 상징하는 기장 문양과 유대인의 학살에 사용된 가스실에 대한 용어가 등장하였고, 파울 쇳츠(Paul Schötz) 교장이 이 사실을 은폐하기보다는 경찰과 연대하여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쇳츠 교장은 “‘보도(보도의 돌)에 칼을 갈아, 유대인의 살을 베라, 피가 솟구치도록(Wetzt die Messer am Bürgersteig, lasst sie flutschen in den Judenleib, Blut muss fließen knüppeldick)’이라는 문구를 더 이상 사소하고 작은 실수로 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혐의 학생의 휴대폰을 압수하여 조사하였는데, 1416세의 학생 세 명이 이러한 분위기를 조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는 법으로 금지된 나치 기장의 사용과 특정한 민족에 대한 증오 표현의 혐의가 적용되었다. 이 사건을 주도한 학생은 다른 지역에서 전입해 왔는데, 이전 학교의 학교장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학교장은 미성년의 학생들이 참회를 보인다는 점에서 정학 처분을 내렸다. 이러한 과정에서 쇳츠 학교장은 수많은 학생, 학부모, 인근 학교로부터 격려와 감사를 받았다.

한편 경찰은 극우주의자가 해당 사건의 배후에 있는지를 조사하였는데, 우익적 성향을 지닌 주변 상황에 대한 증언이 이어졌다. ‘청소년청(Kreisjugendring)’의 니콜 히케(Nicole Hieke)청소년들이 반복적으로 외국인 혐오 내용의 스티커나 카드를 붙이는 일이 증가했다. 극우 성향의 활동이 연계된 것이 명백하다. 지난 2018년부터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학생들의 문의와 학부모 상담이 증가했으며, 이는 특정 지역만이 아닌 바이에른의 전역에서 발생해 왔다라고 말했다. 바이에른 주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교사를 위한 해당 사안의 대처 방안을 작성하였다. 또한 바이에른 주 법무부는 교사와 학부모를 포함한 업무 팀을 구성하였다(Bayerischer Rundfunk, 2020).

 

2. 혐오 표현 대응교육 정책

 

학교에서의 혐오와 혐오 표현 대응 교육은 교육과정, 교육적 홍보, 학술 연구와 같이 다양한 방면에서 추진되고 있다. 교육과정의 범교과 역량 강화를 통해 차별의 원인과 과정을 살피고, 이에 반대하는 행동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연방과 지역 수준의 반 혐오 캠페인, 학생 공모전과 시상을 통해 학생 주도의 반 차별 학교 풍토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연방 교육연구부(Bundesministerium für Bildung und Forschung, 이하 BMBF)와 주 교육부는 반유대주의 학교문화 구축을 위해 학교 현장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학술연구를 실시하여 차별과 혐오의 과정을 밝힘으로써 인종주의 예방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다.

 

. 교육과정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 주의 2016년 교육과정에서 혐오 관련 학습내용은 아래의 <>와 같은데, 이는 모든 교과에 반영된다. 특히, 인종·종교·성별 등에 따른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학습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분리, 무시, 차별의 원인과 동기 그리고 과정을 설명할 수 있고, 실천적으로 이에 대항하는 자신의 행동 계획을 세우게 된다(Ministerium für Kultus, 2016).

 

<>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교육과정의 반 혐오 역량

구분

학습내용

학습목표

다원주의 실천하기

(Mit Pluralismus umgehen)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특성을 가지는가?

-학생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확인하고 이를 언급할 수 있다.

-우리를 연결 또는 구분하는 것은 무엇인가?

-학생들은 사람들의 공통점과 다양성의 특징을 설명하고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왜 분리와 차별이 있을까?

-학생들은 분리와 무시의 원인과 동기를 이해하고, 차별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학생들은 차별하는 상황에서의 행동을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하고, 차별에 대항하는 자신의 행동 계획을 세운다.

권리를 존중하기

(Rechte respektieren)

-기본권은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

-학생들은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위한 기본권과 인권의 의미를 이해한다.

-현실의 삶에서 기본권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학생들은 기본권과 인권의 실현과 현실 사이의 접점과 긴장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평가할 수 있다.

-나는 기본권과 인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학생들은 기본권과 인권을 지키기 위한 자신만의 행동 계획을 가진다.

평등한 권리 인식하기

(Gleichwertigkeit anerkennen)

-평등이란 무엇일까?

-학생들은 여학생과 남학생, 여성과 남성의 평등에 대해 기술할 수 있다.

-학생들은 성평등과 자기 결정을 바탕으로 일상생활, 정치적 결정, 사회적 발전 상황을 평가할 수 있다.

-이민과 통합의 의미는 무엇인가?

-학생들은 이주의 다양한 원인을 설명하고, 이주자 수용에 대한 법적 배경을 말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이민의 의미와 결과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기술하고 분류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이민자에 대한 다양한 기대와 이민자 사회에 대해 기술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이민자 통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사회에 대한 구상을 글로 쓸 수 있고, 자아 정체감, 사회 참여, 소속감의 관점에서 합의점을 찾고 확인할 수 있다.

출처: Ministerium für Kultus(2016).

 

. 교육적 홍보

 

(1) 인종차별 없는 학교 - 용기 있는 학교 네트워크

학교에서 용기를 가지고 인종차별에 대응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전국 단위 네트워크인 인종차별 없는 학교-용기 있는 학교(Schule ohne Rassismus - Schule mit Courage)’는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해당 네트워크에는 202011월 현재 전국적으로 3,413개 학교가 가입해 있다. 네트워크는 극우주의, 반유대주의, 반집시주의, 인종차별, 민주적인 학교문화, 동성애혐오, 계급주의, 따돌림, 반이슬람주의 등의 혐오와 차별과 관련된 주제에 대한 학생 안내 자료를 제공한다(Schule ohne Rassismus, 2020).

 

[그림 1] ‘인종차별 없는 학교 용기 있는 학교활동사진

출처: Schule ohne Rassismus(2020).

 

네트워크 회원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전교생을 대상으로 네트워크의 이념과 활동에 대해 학생신문이나 전단을 통해 홍보활동을 하고, 전교생 투표에서 70% 이상이 가입에 찬성해야 한다. 이후 주의 인종차별 없는 학교-용기 있는 학교코디네이터(coordinator) 사무실로부터 [그림 2]와 같은 스티커, 플랜카드 등의 홍보 자료를 지원받아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게 된다.

 

 

[그림 2] ‘인종차별 없는 학교용기 있는 학교홍보자료

 

(2) 니더작센 주의 학생평화상

니더작센 주 교육부(Niedersachsisches Kultusministerium)는 매년 평화로운 공존과 다문화간 대화를 위한 프로젝트 경연대회를 통해 학생평화상(Schülerfriedenspreis)을 시상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역대 최다인 85개 프로젝트가 출전하였다. 그란트 헨드릭 토네(Grant Hendrik Tonne) 교육부 장관은 20202월 주 수도 하노버(Hannover)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심사단은 훌륭한 프로젝트가 너무 많이 참가하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모든 참가자가 우리 학교 공간에 다양성과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지원하는 데에 공헌했다. 앞으로도 용감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활동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수상 학교에 진심으로 축하를 드림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지원한 교사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발언하였다. 학생평화상을 수상한 니더작센 소재 6개 학교는 향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상금과 베스터만 출판사 그룹(Westermann-Verlagsgruppe)’이 제공하는 상품을 부상으로 받았다. 참고로 베스터만 출판 그룹1993년 니더작센의 제1회 학생평화상 이래로 지속적으로 도서상품권과 상품을 통해 주 교육부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의 학생평화상 최우수상은 다양한 삶의 양식을 인정하는 다양성이 있는 삶(Vielfalt leben)’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드 하르츠부르크 김나지움(Gymnasium Bad Harzburg)’베르너 폰 지멘스 슐레(Werner-von-Siemens-Schule)’가 수상하였다. 학생들은 일부 집단에 대한 차별, 무엇보다 동성애, 양성애, 성전환에 대한 혐오 형태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이에 대한 관심과 서로간의 존중을 호소하는 활동 자료를 제출하였다. 우수상은 총 5개 학교에 수여되었는데, 첫째, 볼프스부르크(Wolfsburg) 소재 칼 한 슐레(Carl-Hahn-Schule)’ 직업학교의 다양성: 우리는 다양하다, 그래서 풍성하다!(Wir sind bunt, wir sind mehr!)’에게 수여되었다. 아울러 해당 학교는 인종 차별이 없는 학교-용기 있는 학교네트워크의 회원이기도 하다. 둘째, 오스나브뤼크(Osnabrück) 소재 에리히 마리아 레마크베 레알슐레(Erich-Maria-Remarque-Realschule)’우리는 기억하고, 우리는 행동한다(#We remember - Wir handeln)’의 설득력 있는 연극 프로젝트에 수여되었다. 학생들은 나치 정권에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개최하였다. 특히 유대인에 대한 물리적인 탄압의 시발점이 된 1938119일의 수정의 밤(Kristallnacht)에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하였다. 셋째, 2017년에 이어 2번째 수상한 쉰켈 종합학교(Gesamtschule Schinkel)’의 연극 프로젝트 고마워, 대안당(Danke dafür, AfD)’은 정체성에 대한 물음과 우익 정당의 외국인 혐오주의에 대해 논쟁하였다. 넷째, 나머지 2개 학교는 독일의 기본법에 대한 토론을 주제로 하였다.

한편 특별상은 바덴슈테트(Badenstedt)’ 통합학교(Integrierte Gesamtschule. IGS)가 기본법 법조항을 음악적으로 해석한 뮤직비디오 인간 존엄성의 장애물(Hürde Menschenwürde)’이 수상하였다(Niedersächsisches Kultusministerium, 2020).

 

(3)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학생 캠페인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교육부와 주 미디어청은 공동으로 거짓뉴스와 혐오 표현 대응 캠페인 잠깐, 뭐라고요?(Bitte was?)’를 진행하였다. 해당 캠페인의 주요 내용은 인터넷의 거짓과 혐오 물리치기(Kontern gegen Fake und Hass im Netz)’로 명명된 학생 창작 동영상 공모전 개최, ·오프라인에서 혐오와 거짓 주제에 대한 민감성 높이기 활동, 혐오 표현에 대한 대응표현(Counter speech)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로 하는 워크숍 개최, 교사에게 수업자료 제공 등이다.

상기한 창작 동영상 공모전은 인터넷에서 흔히 발견되는 혐오 표현과 거짓뉴스에 학생들이 스스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혐오와 관련된 주제에 대해 소개하고, 이와 관련하여 자신의 입장을 견지하도록 안내하기 위해 계획되었다. 1회 공모전에는 초등 14학년, 중등 57, 810, 1113학년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온라인 따돌림(cybermobbing), 개인정보보호, 인터넷상의 혐오, 책임감 있는 인터넷 활동 등을 주제로 작품을 공모하였는데, 주제별로 각각 13등의 개인 또는 팀이 수상하였다. 캠페인을 주관한 측은 아래 [그림 3]과 같이 동영상 제작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티커, 움직이는 사진 파일 등을 개발하여 제공하였고, 래퍼, 마술사, 인플루언서 등의 홍보대사가 출연하는 동영상을 통해 참여 방법과 캠페인의 취지 등을 안내하였다. 전문가 7인 심사단의 심사 방향 및 기준, 심사 과정을 온라인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수상작도 아동·청소년들이 자주 활용하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Baden-Württemberg, 2020).

 

[그림 3] 인터넷의 거짓과 혐오 물리치기 공모전 홍보자료

출처: Baden-Württemberg(2020).

 

. 학술 연구

 

(1) 연방 수준 반유대주의 연구 지원

20204BMBF는 유대인 배척주의(Antisemitismus) 연구의 강화를 위한 지원 계획을 발표하였다. BMBF의 안야 칼리첵(Anja Karliczek) 장관은 증가하는 유대인 배척주의는 우리의 평화로운 공존에 위험 요소이다. 이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유대인 배척주의는 우리 사회의 독이다. 우리는 과격주의(Extremismus)와 증오에 대항하여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이러한 사회 전체의 과제를 위해 모든 지원을 할 것이다. 모든 개인과 공적 연구 기관은 이에 대한 연구를 지원받을 수 있다라고 지원 목적을 밝혔다. 독일 내 유대인의 생활과 유대인 배척주의에 대한 저항을 담당하는 정부 부서의 펠릭스 클라인(Felix Klein) 박사는 새로운 연구지원 지침은 유대인에 대한 증오에 대항하는 전략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실행된 연구는 유대인 배척주의의 발생과 확산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에 대항하는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새로운 반유대인 배척주의 연구지원 지침은 BMBF의 사회학 연구 지원 프로그램 사회 이해와 미래 구상(Gesellschaft verstehen Zukunft gestalten)’의 일환으로 실시되며, 해당 프로그램에 2025년까지 7억 유로(한화 약 9,3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BMBF, 2020).

 

(2) 주 교육부 수준 반유대주의 연구 실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 주 교육부는 20209월 일선 학교에서의 반유대주의 예방을 위해 보훔(Bochum)루어 대학(Ruhr-Universität)’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본네 게바우어(Yvonne Gebauer) 주 교육부 장관과 자비네 로이토이세어-슈나렌베르거(Sabine Leutheusser-Schnarrenberger) 주 반유대주의 책임자, 악셀 숄메리쉬(Axel Schölmerich) ‘루어 대학총장은 공동 연구 학교 기관에서 발견되는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반유대주의(Antisemitismus als soziales Phänomen in der Institution Schule)’ 프로젝트에 서명하였다. 해당 연구는 수업 참여 관찰 방법을 통해 어떠한 행위와 지식에서 반유대주의가 표출되며, 어떠한 교육적 조치로 반유대주의 예방을 할 수 있는지 조사한다. 기존의 기초 연구와 이번 학교 기반 경험연구를 통해 얻어지게 될 지식은 향후 학교에서 반유대주의 예방과 개입이 더 정교하게 이루어지는 이론적 바탕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바우어 주 교육부 장관은 인간에 대한 경멸과 혐오를 조장하는 이데올로기는 사회는 물론 우리 학교에서 발 딛을 곳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반유대적 차별과 혐오가 학교라는 사회공간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모든 형태의 인종주의, 폭력, 차별, 혐오에 대응하는 용기 있는 청년을 필요로 한다. 수업 참여 관찰에 기반을 둔 이번 현장 연구를 통해 향후 학교에서의 반유대주의를 더 철저하게 차단할 수 있는 지식과 적용 방안을 찾게 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반유대주의적 이탈 행위가 애초부터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데에 있다라고 발언하였다.

해당 연구 프로젝트는 2020년에 시작되어 20227월말까지 시행될 예정으로 수업 참여 관찰 연구는 2021년 초까지 진행되고 이후 관찰 결과에 대한 평가와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법적 구상을 수립하게 된다. 그리고 20227월말까지 이를 포함하는 교수법 교재가 출판되고, 교수법을 바탕으로 교사 연수 구상을 완성하여 발표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연구는 루어 대학의 사회학 교수법 전공 카림 페레이두니(Karim Fereidooni) 조교수의 책임 하에 다학제적 프로젝트 그룹이 구성되어 진행된다. 연구를 위해 주 교육부는 대학 교수 정원을, 주 정부는 연구 조교와 학술 보조 각 1인에 대한 인건비 및 비품비를 제공한다(Ministerium für Schule und Bildung, Nordrhein-Westfalen, 2020).

 

 

3. 특징과 시사점

 

독일에서 인종, 종교, 동성애, 국적 등을 기준으로 집단을 차별하고 증오하는 것은 사회적 금기이며, 따라서 독일 학교에서의 혐오와 혐오 표현 대응 교육은 다양한 차원에서 전면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첫째, 범교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통해 차별의 원인과 과정을 살피고, 차별에 반대하는 행동계획을 수립한다. 둘째, 연방과 지역 수준의 반 혐오 캠페인, 학생 공모전과 시상을 통해 학생 주도의 반 차별 학교 풍토를 조성한다. 셋째, BMBF와 주 교육부는 반유대주의 학교문화 구축 차원에서 학교 현장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학술연구를 시행하여 차별과 혐오의 과정을 밝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다.

이러한 교육정책은 흥미롭게도 한 연구 결과를 통해 그 성과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쾰른 대학(Universität zu Köln)’에서 2013년부터 2016년에 걸쳐 실시한 종단 연구는 학교폭력이 같은 민족 그룹 내에서 더 자주 발생하고 서로 다른 민족 배경 집단 사이에는 드물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5개 도시 39개의 중등학교에 재학 중인 2,500명의 7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집된 누군가가 나를 때리거나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질적 민족 배경의 학생들이 서로 간 더 많은 갈등상황에 빠지고 학교에서의 주도권 싸움에서 더욱 적대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기존 연구결과와는 달리, 학교 폭력의 대부분은 민족 배경이 같은 집단 내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밝혔다(Wittek , 2020).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인종주의에 대한 경계가 사회와 학교 전반의 중심적인 윤리로 여겨지는 가운데, 청소년의 학교생활에서도 인종이나 민족을 대상으로 하는 혐오가 금기시되는 것을 반증한다.

혐오와 혐오 표현은 특정 이익을 가진 고용자와 이들을 위해 일하는 트롤의 작업을 통해 대상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대중과 학생들의 건전한 논의를 유목적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차별과 증오를 일반적인 담론으로 보이도록 상황을 조작한다. 그러나 인간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돌고 돌아 우리 자신에게 향하게 됨을 독일의 역사는 보여주었다. 극우집단의 반유대주의적 인종차별에 대응하는 독일 교육계의 학술 연구, 교육적 홍보, 교육과정의 구성은 학생 스스로 혐오가 발생하는 구조와 확대되는 과정에 대해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용기를 가지고 혐오에 반대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권장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혐오 대응 교육에 시사점을 지닌다.

 

참고 자료

 

Baden-Württemberg, Landesmedienzentrum(2020). Tutorials und Links·Der Wettbewerb·BITTE WAS?! www.COSMOTO.com. https://bitte-was.de/der-wettbewerb/tutorials-und-links에서 2020. 11. 10 인출.

Bayerischer Rundfunk(2020). Rechte Hetze in Klassenchats. https://www.br.de/nachrichten/bayern/rechte-hetze-in-klassenchats,RsBJ4h5에서 2020. 11. 10 인출.

BMBF(2020). Karliczek: Wir stärken die Antisemitismusforschung. https://www.bmbf.de/de/karliczek-wir-staerken-die-antisemitismusforschung-11314.html에서 2020. 11. 10 인출.

Ministerium für Kultus, Baden-Württemberg(2016). Demokratiebildung Schule für Demokratie, Demokratie für Schule. http://www.bildungsplaene-bw.de/site/bildungsplan/get/documents_E-924621671/lsbw/Bildungsplaene/LeitfadenDemokratiebildung/BP2016BW_ALLG_LFDB_20190712.pdf에서 2020. 11. 10 인출.

Ministerium für Schule und Bildung, Nordrhein-Westfalen(2020). Schulen müssen diskriminierungsfreie Orte zur Förderung des sozialen Miteinanders sein Antisemitismus darf in der Schule keinen Raum haben. https://www.schulministerium.nrw.de/presse/pressemitteilungen/schulen-muessen-diskriminierungsfreie-orte-zur-foerderung-des-sozialen에서 2020. 11. 9 인출.

Niedersächsisches Kultusministerium(2020). Sechs niedersächsische Schulen für Projekte zu Frieden, Demokratie und Toleranz ausgezeichnet Kultusminister Tonne verleiht Schülerfriedenspreis, Zivilcouragepreis und Sonderpreis 70 Jahre Grundgesetz | Nds. Kultusministerium. https://www.mk.niedersachsen.de/startseite/aktuelles/presseinformationen/sechs-niedersachsische-schulen-fur-projekte-zu-frieden-demokratie-und-toleranz-ausgezeichnet-kultusminister-tonne-verleiht-schulerfriedenspreis-zivilcouragepreis-und-sonderpreis-70-jahre-grundgesetz-185169.html에서 2020. 11. 9 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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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기사는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작성되며, 교육정책네트워크,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