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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상생 전략, 교육 국제협력!

발행일
2020.06.17
필자
최은희
소속
교육부 국제협력관


2020년 벽두부터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에 맞서고 있다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부터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파고들었고, ‘국제협력도 변화와 도전을 겪고 있다개발도상국의 성장을 지원하고 국가 간 관계 증진과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정부차원의 국제협력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지난 4월 9일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사회의 단합과 연대가 필요함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정부 차원의 국제협력 중 그간 교육부가 추진한 정책을 소개하고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과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교육 국제협력은 각국의 인재 양성을 지원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하고 공동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가시적인 성과 도출이 쉽지는 않지만교육 국제협력을 통한 양질의 교육기회 제공은 개도국 국민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세계시민의식을 고취함으로써 세계 평화와 상생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육 국제협력어디까지 왔나

   교육부는 1994년 교육 분야 국제화 전략 종합계획을 수립한 이래 세계화·국제화의 흐름에 부응하여 국내 유치(in-bound)와 해외 진출(out-bound) 교류 및 친한·지한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국격에 걸맞은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 국제무대에서 한국 교육의 위상과 역할 증대

   한국교육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대해왔다교육이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 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인식되면서 우리의 교육 경험과 정책을 배우려는 각국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2009년부터 최근 10년간 교육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건수는 아시아 25유럽 18다자 6건 등 총 69건에 이르고최근에는 직업교육·한국어 교육 협력에 대한 MOU 체결 등의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한편, 2015년에는 유네스코와 세계교육포럼을 공동으로 주최하고한국이 제안한 세계시민교육을 포함하여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교육 분야에 대한 회원국의 공식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었다또한한국의 주도로 한일중 교육장관회의를 제안하여 2016년 한국 개최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ASEM 교육장관회의를 주최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2. 글로벌 인재 육성 지원

교육부의 유학생 유치 정책은 2004년 외국인 유학생 유치확대 종합방안(Study Korea Project)수립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었다당시 2010년까지 유학생 5만 명 유치를 목표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현재는 2023년까지 20만 명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유학생 수는 16만 명출신국가수도 2004년 103개국에서 2019년 189개국으로 확대·다변화되었다또한이러한 양적 확대에 맞추어 유학생 질 관리를 위해 2012년부터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 및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으며올해부터 시행되는 3주기 평가에서는 학위과정과 어학연수과정을 분리하고 각 과정별 특성에 맞는 대학의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유학생 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 1967년부터 추진된 정부초청장학생(Global Korea Scholarship) 사업은 2010년 국가브랜드과제로 선정될 만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학사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1967년 당시 6명의 장학생에서 시작하여 2020년 현재 154개국 6,123명의 장학생을 배출하였다. GKS 졸업생들은 자국에서 정관계학계 등의 핵심인재로 활약하며 양국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특히약 200여명 이상의 GKS 동문이 자국 대학에서 한국어한국학 보급에 힘쓰고 있다올해부터는 박사학위가 없는 아세안 교수 대상 장학사업도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1년에 캠퍼스아시아 사업을 시작하여 한··중 40개 대학이 공동·복수학위로 총 4천여 명의 학생교류를 지원해 왔으며2016년부터는 AIMS(Asian International Mobility for Students) 사업 참여를 통해 아세안 9개국, 78개 대학에서 약 680여 명 학생들의 쌍방향 인적 교류 및 지역전문가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다문화가정 국가와의 교육교류 사업교원해외파견 사업 등 국가 간 교사 교류사업을 진행하여 매년 약 450여 명의 교사가 교류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개도국의 수학과학ICT 분야 기초 교육역량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3. 공적개발원조 확대

2020년은 우리나라가 OECD DAC에 가입한지 1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다그간 우리나라는 2000년에 OECD 수원국에서 벗어나 공여국으로 전환되었고나아가 2009년 11월 국제 원조사회 참여를 위한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에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이 확정되었다2010년 1조 3,411억 원이던 우리나라 ODA 총 예산은 올해 약 3조 4,27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였고이 중 교육분야 ODA 예산(양자간원조 기준)은 2,886억 원(10.4%)으로 교통 분야(13.6%)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다교육분야 ODA 예산 중 교육부 예산은 766.1억 원(교육청 포함)으로 우리나라 전체 교육 ODA의 약 1/3을 담당하고 있다교육 ODA를 통해 개도국 장학생 초청과교사 파견·교류 등 인적교류를 확대하고 한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을 전수하며이러닝 기자재와 연수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개도국의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4. 해외 한국어 교육 활성화

교육부는 1999년 미국 학교에 한국어반 개설을 지원한 것을 시초로, 2019년 기준 30개국 1,635개 정규 초·중등학교에 한국어가 제2외국어 및 정규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또한 세계 학습자들의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 수요도 대폭 확대되어 2019년에는 1997년 첫 시행 대비 누적 응시 인원수가 140배 증가한 280만 명을 달성하였다.

특히작년 9월에는 정부의 핵심 외교정책인 신남방정책에 부응하여 한국-태국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양국 교육부 장관이 한국어교육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이어 11월에는 한-아세안특별정상회담을 계기로 라오스 교육체육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또한 10개국 167명의 학생이 참여한 아세안 중등학생·대학생 말하기대회를 개최하여 한국어를 매개로 한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였다.

앞으로도 2022년까지 한국어 채택 학교 수 2,000개를 목표로 현지 국가의 한국어 교육 여건 및 발달 단계에 따라 체계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한국어 저변 확대에 핵심기제가 되는 한국어능력시험을 글로벌 표준에 맞게 개편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말하기 평가를 도입하고 전 영역을 IBT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여 한국어능력을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한편응시기회를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국제협력의 방향

   그간 교육 국제협력은 증대하는 협력수요에 부응하여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으나코로나19는 국제협력 전반에 새로운 방향 정립을 요청하고 있다기존의 국가 간 이동 중심의 교류협력방식은 상당기간 위축될 수 있으며지금의 비대면 생활양식은 코로나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교육에 대한 열정과 우수한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국단위의 온라인 개학을 실행한 우리의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교육 국제협력의 과제를 발굴하고 검토함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1. 온라인 사업 방식의 전면적 도입 검토

   교육 국제협력 사업의 필수 요소로 비대면 사업운영 전략을 포함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벌써부터 올 가을코로나19의 재발이 우려되고 있고지진과 폭염 등의 재해가 전 지구적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교육협력 사업계획에 비상대비안을 마련하여 대면적인 사업 요소를 온라인 방식으로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온라인 인프라와 양질의 콘텐츠를 확충해야 할 것이다.

 

   지난 2월 28일 중국과의 원격회담(teleconference)을 통해 한·중 교육부가 상호 유학생 이동 제한을 합의하고 공동으로 발표한 것은 온라인 국제 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해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교육부는 감염병 대응 초기 중국발 유학생 입국 시 단계적 보호관리 방안을 마련했는데심각 국면으로 접어들자 중국에 국제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제안했다이후 양국 국장급 유선회담을통해 일반적으로 한두 달이 걸릴 사안을 일주일 만에 마무리하였다향후비상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융합하여 적시적소에 활용한다면 국제협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2. 한국형 원격수업’ 전수로 교육 ODA 지평 확대

   교육부는 2005년 한국교육의 해외진출을 위한 교육원조 활성화 방안」 수립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교육을 위주로 한국 교육 모델의 해외 전파를 진행해왔다이러닝 세계화 사업을 통해 개도국에 정보통신매체를 활용하는 수업 기반을 조성하고 개도국 교원들의 정보화 역량 제고를 위한 연수도 하고 있지만 그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교육부는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중단 없는 교육을 위해 원격교육의 문을 활짝 열었다지난 4월 9온라인 개학을 시행하고 전국단위의 원격수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였다이는 우리사회의 교육에 대한 열의와 학교현장, EBS, KERIS 등 공공기관과 ICT 민간기업 등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가능했다단기간에 이루어져 일부 보완할 점은 있으나국가 차원의 원격교육 시행과 원격수업 첫날 99%를 상회하는 학생 참여율은 선진국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최근에는 UNESCO, OECD, World Bank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원격교육 사례에 대한 문의와 발표 요청이 이어졌고, 4월 21일에는 UAE 교육부장관의 요청으로 유은혜 사회부총리가 원격회담을 통해 직접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교육부문의 코로나19 대응경험을 토대로 차제에 한국형 원격교육 모델을 정립하고 해외에 전파함으로써 교육 ODA의 지평을 확장해야 하겠다이를 위해학교의 원격교육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고 비대면 환경에 적합한 교수학습 콘텐츠와 교수법을 고도화해 나가는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우리의 원격교육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현지 상황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한다면 위기상황에서도 개도국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3. 고등교육에서 국제 이동성을 획기적으로 증진

   코로나19는 대학에 온라인 강의를 촉진하였고고등교육 국제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학생의 이동성(student mobility)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2020년 5월 18일 기준으로 전면적인 대면수업을 시행하는 대학(4년제)은 193교 중 5.7%에 불과하고나머지 대학은 대면과 원격수업을 병행하여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유학생 가운데 자국에서 원격으로 국내 대학 강의를수강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위기 대응책으로 시작된 온라인 교육이지만국내 교육 지형은 물론해외 학생 유치에도 커다란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국내 대학들은 활용도가 낮았던 MOOC 강의를 학점으로 인정하고타 대학이 제공하는 온라인 콘텐츠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선진국에서는 이미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 코세라(Coursera) 등 MOOC를 활용한 국경을 넘는 교육서비스 제공 노력을 기울여 왔다이제 우리도 고등교육의 역량 제고를 위해 비대면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적절하게 융합한 블렌디드 학습 모델(blended learning model)을 만들고이를 외국 유수 대학과의 복수·공동학위 운영교수 및 학생의 인적 교류 촉진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온라인 교육과 관련된 규제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장기적으로는 학점교류 차원을 넘어 온라인 학위과정의 운영이 가능하도록 법·제도를 검토하고대학의 온라인 교육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여 주요국의 언어와 문화적 요소를 가미한 고품질의 원격교육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나아가대학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국제화 노력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교육국제화 역량을 대학의 기본역량으로 인식하고 평가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4. 교육협력 교두보 확충 및 현지와의 연대 강화

   상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국제협력을 지속적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협력 대상국 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일례로 작년 신남방 지역의 현지학교에서 한국어교육을 도입한 국가 수가 기존 5개국에서 9개국으로 확대되었는데해당국가 교육당국의 핵심인사를 직접 초청하여 양자협의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던 것이 주효했다올해도 전략국 정부를 대상으로 직접 한국어 채택에 대한 협의와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협력국 재외공관을 비롯하여 현지에서 활동하는 코이카(KOICA), 코트라(KOTRA)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특히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국가 간 이동과 소통이 제한되므로동일 지역과 인근의 여러 사업주체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현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나아가현지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교육외교를 효과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현지에 교육국제협력의 교두보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교육부는 최근 부상하는 아세안 지역과의 교육협력을 위해 2019년 처음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관계관을 파견하였으며앞으로도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주요 국제기구와 EU,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요충지에 교육관을 파견하고 한국교육원을 설치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이상으로 교육부가 그간 추진해 온 국제협력의 발전 경과와 코로나 시대 이후를 대비한 과제를 살펴보았다상생의 마인드로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국제 교육협력을 선도해 나간다면지구촌의 보다 나은 미래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