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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분야 ODA의 현황과 과제

발행일: 2020.06.17

필자: 안해정
소속: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협력연구실장

교육 분야 개발협력 동향

2015년 제70차 UN총회에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채택한 이래로 전 세계적으로 국제개발협력의 방향은 개발도상국의 SDGs 달성을 지원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이에 따라 개발협력 전략과 성과지표도 SDGs 이행을 중심으로 재편되어 왔다. SDGs의 네 번째 목표인 교육 분야 목표(SDG 4: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에서는 교육에서의 포용성, 형평성, 질, 평생학습을 강조한다. ‘어느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다(Leave no one behind)’라는 SDGs의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 지원 확대, 학습 성과로 대표되는 교육의 질 제고, 그리고 아동·청소년을 넘어 모두(All)를 교육의 대상으로 하는 평생학습의 기회 확대는 교육 분야 개발협력의 주요 방향으로 자리 잡아 왔다.

우리나라도 개발도상국의 SDGs 이행 지원을 국제개발협력의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교육을 우리나라의 주요 지원 분야로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관계부처 합동, 2020). 우리나라는 양질의 인적 자원 육성을 통해 급격한 국가 발전을 이루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분야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에서 고등교육, 직업교육훈련(TVET), 기초교육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왔으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교육 사업은 시민사회단체 등의 민간 차원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또한, SDG 교육 목표에서 강조하고 있는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교육 정책 및 제도 개선, 교사 훈련, 교육과정 개선, ICT 교육 등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 분야 ODA 현황

2020년 ODA 확정액(약 3조 4,270억 원)을 기준으로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체 ODA 사업(양자간원조 기준, 약 2조 7,750억 원)에서 교육 분야 사업은 약 10.4%(약 2,886억 원)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관계부처 합동, 2020). 교육 분야의 지원액은 2019년 10.2%(2,555억 원), 2018년 10%(2,389억 원) 등 매년 전체 ODA 확정액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관계부처 합동, 2018; 2019). 2020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교육은 교통 분야(13.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ODA 예산을 투입하는 분야이며, 전통적으로 교육은 우리나라가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로서 전략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관계부처 합동, 2020).

한국수출입은행의 ODA 통계 서비스 사이트에서는 우리나라 ODA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 가용한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17년 ODA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그림 1]에서와 같이 우리나라는 교육 분야에서 대학·전문교육에 대한 지원 비율이 39%로 가장 높았다. 취학 전 및 초중등 교육을 포함하는 기초교육은 29%, 중등수준의 직업교육훈련은 23%, 교사훈련, 특별연수, 교육연구, 교육정책 및 행정 관리 등 교육일반은 9%로 나타났다. 연도에 따라 기초교육과 직업교육훈련의 순위가 바뀌기도 하지만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은 매년 가장 높은 지원 비율을 보인다.

[그림 1] 2017년 교육 분야 ODA 지원 현황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ODA 통계서비스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저자 재구성(검색일: 2020.6.5.)

협력 유형을 살펴보면 기초교육은 전문가 및 봉사단 파견과 프로젝트 사업 위주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직업교육훈련은 프로젝트 사업 위주로, 대학·전문교육은 개도국 유학생 및 연수생 초청과 프로젝트 사업 위주로, 교육일반은 유학생 및 연수생 초청, 전문가 및 봉사단 파견, 프로젝트, 기타 기술협력 등 다양한 협력 유형을 활용하여 지원되었다([그림 2] 참조). 이처럼, 교육 분야 ODA 사업은 유학생 및 연수생 초청, 전문가 및 봉사단 파견, 프로젝트 사업 지원 등 인적 교류 위주의 협력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대유행과 함께 개도국에 파견되었던 전문가와 봉사단이 모두 귀국하였으며, 많은 개도국 유학생들도 본국에 머무르고 있는 등 인적 교류가 거의 불가능해짐에 따라 교육 분야 ODA 사업의 협력 유형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림 2] 협력 유형별 교육 분야 ODA(단위: 억 원)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ODA 통계서비스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저자 재구성(검색일: 2020.6.5.)

코로나19와 교육 분야 ODA의 과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그동안 SDGs 달성을 위해 노력해 온 교육 분야 ODA에도 큰 도전 과제를 던져주었다. 첫째, 전 세계적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원격 교육이 이루어짐에 따라 온라인 기기에 대한 접근성 및 ICT 역량이 낮은 취약계층의 교육 접근성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개도국의 경우, 상황은 더 열악하여 교육의 질보다는 교육 접근성의 문제가 또다시 가장 큰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둘째,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전문가와 봉사단 파견, 유학생·연수생 초청 등 인적교류를 중심으로 수행되어 온 교육 분야 ODA 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우리나라도 모든 해외 봉사단원이 귀국한 상황이며, 대부분의 초청 연수가 취소 또는 연기되거나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하는 등 코로나 19로 인해 기존의 인적교류 방식으로는 사업 수행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언제 이러한 위기가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교육개발협력은 빠른 기간 내에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코로나19의 위기에서 교육 분야 ODA는 개도국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와 교육 전문가의 역량 강화, 양질의 교육 제공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취약계층의 기초교육 접근성을 보장하는 데 힘써야 한다. 취약계층의 아동·청소년이 이탈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원격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과 동시에 안전하고 건강한 학습 환경 구축에 필요한 시설(기자재) 및 환경의 개선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한된 환경에서도 기본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소외 지역의 교사와 학생의 ICT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양질의 교육 제공을 위해 교사, 교육공무원, 교육 분야 연구자 등 개도국 내 교육 전문가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확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장기화됨에 따라 기존의 직접적인 인적 교류를 통한 교육 협력은 많은 제한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언택트 사회의 본격적인 도래를 대비하여 기존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양질의 원격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온라인 교육자료 개발이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양질의 교육 제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접근성 보장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교육 접근성의 이슈가 다시 강조되고 있지만, 자칫 놓칠 수 있는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원격교육의 경우에도 교육 접근성 확대뿐만이 아니라 양질의 교육 보장 측면에서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양질의 원격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교육자료 개발과 교수방법 등 원격 교육방법의 혁신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파트너십이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