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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운영사례로 보는 학교예술교육의 방향과 과제

발행일
2019.10.21
필자
박주서
소속
경상남도교육청 장학사

 


우리는 지식위주, 입시위주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학교에서는 배움 중심의 교육과정을 강조하고 있는 등 이를 개선할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미술, 음악교사 외 전문교사의 부족, 기자재 및 예술 공간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해 다양한 예술적 경험 및 예술의 다양한 영역을 배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동안의 예술교육은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감성교육이 아닌 기능중심의 예술교육으로 이루어져 예술교육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 예술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예술적 소양과 예술적 감성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하며, 이는 다양한 예술적 체험을 통해 길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성교육은 예술교육에서 길러진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심미적 감성 역량을 기르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적 특징이 창의적 체험활동 신설이라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두드러진 면은 핵심역량 함양을 학교 교육의 새로운 목표로 내세운 점이다. 역량은 학교 교육이 그간 강조해온 학습능력(학력)보다 넓고 전인적인 차원의 능력으로, 청소년의 다양한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 방향에 교육과정이 발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총론에서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의사소통, 공동체 역량을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6대 핵심역량으로 제시한다. 이 중 심미적 감성은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인문사회적 소양 교육, 예술적 소양 교육, 감성교육이 강화될 전망이다. 인문학적 소양 증진을 위해 각급 학교에 연극교육이 강화되는 것이 대표적 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에는 연극 단원이 신설되고, 고등학교에는 연극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개설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극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을 넓히는 데 유용한 영역이라며 과정 평가, 관찰 평가 등 평가 방법을 개발해 체험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문학적 소양과 통합적 읽기 능력을 기르기 위해 독서 활동 지원이 강화된다.

 

감성지능을 향상하기 위한 감성교육의 핵심이자 주된 내용은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고 인식하는 일이다. 또한 감정에 대응하는 방식이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으며 감정에 반응하는 방식이 다양하다는 점을 알고 경험해 보는 것이다. 더불어 감정을 관리하고 사회적 역량을 강조한다. 감성교육은 나와, 상대방과, 사회와의 긍정적인 관계 맺음을 추구한다.

 

예술은 우리의 다양한 감정을 여러 매체와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에 감성지능을 발달시키기에 적절한 경험의 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예술활동의 주체인 자신의 감정을 외부로 표현하면서 자기감정을 그대로 수용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기이해의 자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객관적인 인식의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경남교육청, 체험중심의 예술교육을 통한 감성교육을 주도한다.

감성교육이 예술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하였으나, 기존의 기능중심의 예술교육으로는 학생들의 창의력 및 감성교육을 길러줄 수 없어 예술교육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함을 인식하였다. 이를 위해 경남교육청에서는 예술교육이 체험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예술적 소양과 감성, 창의성이 크게 함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교육과정 속에서 지필평가를 없애고 수행평가만으로 평가하는 등 평가방식의 개선으로 인해 표현중심의 예술교육을 주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예술적 체험을 학생들에게 부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먼저 감성교육을 위한 체험중심의 예술교육을 위해 경상남도교육청 예술교육원 해봄2018329일에 개관하여 학생들의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상남도교육청 예술교육원 해봄은 음악, 미술, 무용, 연극, 문학, 영상, 전시, 공연 등 다양한 예술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예전 진양고등학교(경상남도 진주시 문산읍 동부로 588번길 18)를 리모델링하여 40실 규모로 설립하였다. 체험 프로그램은 상시와 심화, 수시, 전시공연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평일 낮에는 학생 단체 체험, 평일 저녁과 토요일, 방학에는 예술동아리 시설 대여 및 개인과 지역주민을 위한 수시 및 심화 체험을 운영하며, 학생, 교직원, 지역사회 예술가와 문화예술단체가 함께하는 전시·공연을 수시로 개최, 예술 체험 공간이 없었던 경남의 학생들이 문화예술을 창작하고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지역주민도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개관 후 첫해는 학생, 교직원, 가족단위, 지역주민 등 2만여 명이 10개의 상시체험과 4개의 심화프로그램, 20개의 수시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2019년에는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하여 5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체험활동에 참여한 학생 95.6%, 교사 99.9%, 지역주민 100%가 만족 이상의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여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체험에 참여한 학생은 체험을 통해 예술이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라, 예술을 즐겁고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하였다.

 

경남교육청은 학교 내 다양한 예술체험교육을 위하여 예술강사지원사업 730, 예술중점학교 3, 예술드림거점학교 12, 학생뮤지컬 15, 학교연극 24, 학교예술교육 지원(합창, 전통음악, 밴드, 댄스, 미술동아리 등) 350, 학교로 찾아가는 문화예술전문가 운영 100, 예술복합공간인 예술공감터”10교 등을 지원하여 학교 내에서 다양한 체험중심의 예술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특히 학교예술교육 지원(350)은 교육청에서 사업을 지정해주기보다는 학교별 학생들의 수요 파악을 통해 학교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였으며 예술교육지원사업이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협력적 음악 활동 지원을 통한 예술적 소양 개발 및 조화로운 인성 함양을 위한 학생오케스트라 운영학교 152교를 지원하고 있다. 그중 오케스트라 거점학교를 지역별로 지정하여(20) 오케스트라를 하고 있지 않은 학교의 학생이나, 상급학교 진학으로 인해 예술교육이 단절될 학생 등 오케스트라를 배우고 싶은 학생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오케스트라는 협력적 음악활동을 통해 감성교육은 물론 서로 협력하고 도와주는 인성교육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누구나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악기도서관을 경상남도교육청 예술교육원 해봄에 설치하여 악기대여, 악기전시, 악기체험을 통한 악기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조화로운 인성 및 정서함양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우선 학교의 미활용 악기를 조사하고, 수리하여 관리전환 등을 통해 공동·순환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학교의 교육활동에 필요한 악기를 다양하게 구비하여 학교에 대여함으로써 악기 활용도를 높이고, 다양한 악기 교육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학교에서의 예술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량강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인식하여 교육부에서는 초등예술, 중등예술, 연극, 예술통합, 관리자, 예술교육담당자 연수 등을 통해 교사의 예술적 역량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경남교육청에서도 오케스트라 지휘자연수, 연극역량강화연수, 공연전문연수, 예술역량강화 연수와 교과연구회 35, 교원예술동아리 60개를 지원하여 배움 중심 수업개선을 위한 연구 및 교사들의 예술적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도 노력하였다.

 

경남에는 55회째 이어져 온 역사 깊은 경남중등학예발표회가 순위중심의 경연위주로 진행되어 학생들의 경쟁심 유발 등과 같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놀자! 즐기자! 함께하자! 학교예술교육이라는 슬로건 아래 합주, 합창, 전통음악합주,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과 중등미술사제동행전 전시 등 학교예술교육페스티벌을 통해 경연이 아닌 공연과 발표중심으로 행사를 개선하였다. 개선 첫해인 2017년에는 55, 2018년에는 80, 3회째인 2019년에는 113교가 공연 및 전시에 참여, 학교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진 예술적 활동을 발표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여 경쟁보다는 서로 화합하고 즐기는 가운데 예술적 감성을 기를 수 있었다. 교육청에서는 잘하는 학교를 선발하여 무대에 세우기보다는 발표를 원하는 많은 학교를 무대에 세울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예술단체와 협력하여 발표할 기회를 확대하였다.

 

  예술은 소수의 예술가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학생, 국민 모두가 생활처럼 여길 수 있어야 하며, 이는 보통의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보편교육으로서의 예술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교예술교육은 예술 그 자체를 느끼고, 즐기고 향유하는 예술교육이 되어야 하며, 그동안 객관적인 사물을 표현하는 기능중심의 예술교육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감성교육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다양한 예술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예술교육을 담당하는 음악, 미술교사 등 일부 교사가 아닌 전 교사, 전 학교가 함께하는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예술교육이 배우는 것을 넘어, 문화 그 자체로 여기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___________ⓔ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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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서 장학사는 중학교 미술교사로 있었으며, 현재는 경상남도교육청 예술교육담당 장학사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석사)을 졸업하였으며, 미술 창작(미진사) 고등학교 교과서 공동집필, 교육경남[여름호] “제4차 산업혁명과 감성교육” 집필 등의 활동을 하였다.

필자
박주서
소속
경상남도교육청 장학사
발행일
201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