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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신학기 교육준비 현황
프랑스의 신학기 교육준비 현황
프랑스에서는 7월 초 학기가 끝난 후, 두 달여의 방학을 보내고 9월에 신학년도가 시작된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신학기를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준비할까? 짧은 겨울 방학을 포함하여 학기 중간에 다른 이름의 방학이 시행되지만, 7월까지 학사 일정이 계속 이어지는 프랑스의 교육 시스템에서 9월 신학기를 준비하는 일은 두 번의 주요 방학을 보내는 한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본 기사는 프랑스의 신학기 교육준비에 대해 알아보겠다.
1. 프랑스의 신학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프랑스에서는 학교를 다니는 학생과 각 가정뿐만 아니라, 모든 프랑스인들의 1년 일정이 9월 신학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9월 신학기가 7, 8월에 걸친 장기간의 여름휴가 이후 모두 학교와 직장으로 돌아가는 시기라는 전통적인 인식 때문이다. 즉, 새해의 첫날인 1월 1일에 수립하는 일정도 중요하지만, 9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의 1년 일정이 모든 계획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과거처럼 두 달씩 장기간의 여름휴가를 보내는 추세는 아니지만, ‘그랑 바캉스(Grand Vacances)’라는 긴 여름휴가가 아직도 존재하며 여름휴가 이후 9월 신학기 시작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은 변함이 없다. 심지어 아동이 읽는 잡지에서도 8, 9월호에는 신학기 준비를 위한 마음가짐을 다루는 내용, 신학기 첫날 등교 하는 장면 등을 묘사하는 동화 등이 매년 빠지지 않고 실린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특히 교육부는 새로운 교육정책 대부분을 9월부터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새롭게 임용된 교사 역시 9월부터 학교에 배정되어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교육부 장관은 신학기를 맞이하여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군장을 대상으로 편지 형식의 담화를 발표하기도 한다. 담화에는 9월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교육정책 등이 소개된다. 각 가정에서도 8월 하순이 되면 학교에서 나눠준 준비물 리스트에 명시된노트, 필기구 등을 포함한 옷, 가방 등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느라 백화점이나 상점이 붐비는 것은 일상이 된다.
2. 신학기 학교 및 학급 운영 준비 관련 정책과 사례 현황
1) 정부의 새로운 교육정책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년 신학기를 기준으로 프랑스 교육부는 다양한 교육정책들을 수립하고 발표한다. 주로 발표하는 교육정책 분야는 교원과 교육부 예산이다. 2019학년도에는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학생의 기초 학력 증진을 위해 ‘초등학교 우선 정책’을 실시할 것을 발표하였다. 2019학년도 신학기 학생 수가 33,600여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초등학교 우선 정책을 위하여 초등교사 수는 1,800여명 확대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2019학년도부터 시행하고 있는 우선교육지역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 수 줄이기 정책도 2020학년도에 이어서 확대·시행할 것을 발표하였다(Ministere de l'E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 2019).
프랑스 정부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육부 예산이다. 교육부는 신학기에 교육 예산을 발표하면서 교육정책에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대략적으로 알려준다. 교육 예산 중에서도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교원을 비롯한 인력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2019학년도 신학기에는 장애학생에 대한 정책을 확대하면서 장애학생 도움 교사를 4,500여명 증원하였다(Ministere de l’E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 2019).
2) 신학기 준비 지원금
프랑스의 신학기 준비 중 가장 자주 소개되는 것은 신학기 준비 지원금 제도이다. 프랑스 정부는 매년 9월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8월경,재학 중인 6∼18세 자녀를 둔 가구에 가구소득에 따라 신학기 준비를 위한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모든 가구에 적용되는 제도는 아니고 자녀수와 소득 기준을 따져 지원되는데 매년 대략 300만 가구, 500만 명의 학생이 신학기 준비 지원금 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신학기 준비 지원금 제도는 1974년부터 시작되었으며, 가구소득에 따라 학생의 학용품, 옷차림 등에서 소득·계층 차이가 드러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교우 간 갈등이나 심리적인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또한, 자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있어서 느낄 수 있는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지원정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신학기 준비 지원금에는 매년 소득 기준과 물가상승률 등이 반영되며, 자녀의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난다. 2019년 기준 신학기 준비 지원금으로 6∼10세 아동은 368.84유로(한화 약 50만 원), 11∼14세 아동은 389.19유로(한화 약 53만 원), 15∼18세 청소년은 402.67유로(한화 약 55만 원)로 책정되었다. 이와 함께 2019년 신학기 준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분 기준은 다음 <표>와 같다.
<표> 2019년 신학기 준비 지원금 소득분 기준
부양 자녀 수 |
2017년도 소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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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4,697유로 (한화 약 3,391만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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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30,397유로 (한화 약 4,128만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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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36,096유로 (한화 약 4,908만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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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1명 당 |
5,699유로 (한화 약 775만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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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ide-Sociale(2019). |
3) 담임교사의 교실 운영 계획
프랑스 학교의 교사와 학생의 개학일은 하루가 차이난다. 교사는 학생보다 하루 일찍 개학하여 학생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렇다고 교사가 하루 전날 교실 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아니며, 방학 기간 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학기 운영 준비를 한다. 예컨대, 경력이 40년이 되는 한 교사는 7월 초 수업이 끝난 직후 바로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시작하기도 하였다(Treille, 2019). 프랑스 교사는 학기 중에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방학 기간 동안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교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수법과 관련된 책을 여름휴가 중에도 읽는 편인데, 다른 교사 역시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하였다. 또한, 블로그(blog) 등을 이용해 다른 교사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수업 준비 아이디어와 자료를 공유하는 교사도 있다(Helary, 2018). 개학을 조금 앞두고 신학기 준비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는데, 새로운 수업을 하게 되는 경우나 혹은 교장직을 맡게 되는 경우 등 새롭게 준비를 해야 하는 경우이다. 대학 진학을 목전에 둔 학년 담임교사의 경우 방학 동안 진학 지도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Treille, 2019).
4) 초등학교 입학 노하우 공유
프랑스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등 상급 학교로의 진학에 대해서 학부모 간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녀가 보육원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경우에 대해서 학부모가 주로 이용하는 여러 웹사이트나 언론에서 여러 가지 조언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즉, ‘첫 입학’에 대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언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동은 사실 그렇게 긴장하지 않지만 오히려 학부모가 긴장하는 것에 영향을 받는 것이므로 학부모가 먼저 긴장하지 말 것, 개학 전에 미리 입학할 학교를 방문해볼 것, 학교에 대해 아동에게 긍정적으로 말해 줄 것, 입학 전 아침 기상 시간을 미리 조정할 것 등이다(Loiseau, 2019). 또한, 보편적이지 않지만 학교에 따라 학교 방문의 날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3. 특징과 시사점
프랑스에서는 전통적으로 9월 신학기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크다. 두 달여간의 긴 방학 끝에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신학기를 맞이하는데, 이는 학생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프랑스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프랑스의 신학기 준비는 일상에 녹아 있는 편인데, 아동이 즐겨보는 잡지나 동화에도 신학기 등교 모습이 담겨있기도 하고, 8월 중하순에는 상점에서 신학기 준비물을 구입하러 온 가족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언론에서도 첫 입학에 대한 준비를 기사로 다루기도 하고, 교사의 신학기 준비를 기사화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교육부, 지방자치단체, 학군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거나 정례적인 신학기 준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리모델링이나 수리가 필요한 경우 방학 동안 비정기적으로 학교 시설 보수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정해진 규칙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 장관은 의례적으로 신학기 시작에 맞추어 편지 형식의 담화를 발표하지만, 1년간의 교육정책 시행에 있어 큰 그림을 제시하는 정도이며 신학기를 맞이해 새로운 마음으로 ‘다 같이 잘해보자’는 격려의 의미가 더 크다. 따라서 프랑스의 신학기 준비는 교육부에서부터 학생 개인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Aide-Sociale.fr(2019). Allocation de Rentrée Scolaire 2019 – La prime de rentrée scolaire. Retrieved from https://www.aide-sociale.fr/allocation-rentree-scolaire-prime/
∙ Helarym L.(2018, August 21). Ces professeurs qui préparent leur rentrée tout l’été. Ouest-france.fr. Retrieved from https://www.ouest-france.fr/education/rentree-scolaire/education-ces-professeurs-qui-preparent-leur-rentree-tout-l-ete-5930347
∙ Loiseau, J.(2019, August 31). Comment bien préparer la première rentrée scolaire de votre enfant. L’Express.fr. Retrieved from https://www.lexpress.fr/styles/enfant/comment-bien-preparer-la-premiere-rentree-scolaire-de-votre-enfant_2095799.html
∙ Ministere de l'Education nationale et de la jeunesse(2019). Rentrée scolaire 2019 : des moyens au service de la réussite de tous lesélèves dans tous les territoire. Retrieved from https://www.education.gouv.fr/rentree-scolaire-2019-des-moyens-au-service-de-la-reussite-de-tous-les-eleves-dans-tous-les-9620
∙ Treille, G.(2019. August 28). Terminé les vacances: bientôt la pré-rentrée des enseignants mayennais. Francebleu. Retrieved from https://www.francebleu.fr/infos/education/termine-les-vacances-bientot-la-pre-rentree-des-enseignants-156694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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