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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신학기 교육준비 현황

작성자
이숙미(덴마크통신원)
발행일
2020.03.25
첨부파일
pdf파일덴마크의 신학기 교육준비 현황.pdf

덴마크의 신학기 교육준비 현황

 

덴마크의 초중등 교육기관의 경우 신학기는 일반적으로 8월 둘째 주 월요일에 시작한다. 여름 방학이 일반적으로 6월 마지막 주에 시작하므로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긴 편인데, 방학동안 학교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와 학생 모두 신학기를 맞을 준비를 한다. 우선, 단위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지자체 교사 계약(lokalaftale for lærer)’을 학교와 협의하여 제정하며, 단위 학교는 이 계약 내용을 해당 교사에게 적어도 개학 4주 전에 공지할 의무가 있다(Københavens Kommune, 2019). 학교는 상술한 지자체 계약 내용에 근거하여 교사와 각 과목의 교육과정, 교사 업무 분배, 특별 활동 등에 대해 협의하며, 여름 방학 동안 필요시 학교 시설 개보수를 진행한다. 교사는 여름 방학이 시작한 후 630일까지 근무하며, 81일에 근무가 다시 시작된다. 즉 교사는 학생 보다 여름 방학 시작 후 1주일, 종료 전 1주일의 시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이 기간에 학교에서 신학기 준비를 집중적으로 하게 된다.

 

1. 덴마크의 신학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덴마크는 의무교육인 0학년부터 9학년까지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같은 학급을 유지하고, 교사도 학생이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의 진학 시 한두 번 정도만 교체되는 학급 운영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신학기에 많은 변화는 없다. 다만 6세가 되는 모든 아동은 학교법 제34조 제1항에 의거하여 의무교육인 준비반(Børnehaveklasse, 0학년)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신입생과 학부모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므로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가진다. 이를 위해 학교와 학교교육 관련 단체는 학부모와 신입생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모임을 조직하고 상담을 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데, 언론에서도 관련 내용을 기사화하여 보도한다.

또한, 신학기에 새로운 학교법이 개정되어 실행되거나 쟁점이 되는 사항이 있을 때 사회적 관심이 커지게 된다.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자세히 다루며, 대중의 반응, 문제점, 해결 방법 등에 대해서도 보도한다. 특히 2019년 여름 방학 이후에 학교 전자통신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변경됨에 따라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등 학교 관련자 200만 명이 넘는 사용자가 새로운 학교 의사소통 플랫폼(school communication platform)아울라(Aula)’를 통해 소통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학교와 교사 등 교직원에게 새로운 시스템에 관해 안내·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학교와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가 아울라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참고로, ‘아울라플랫폼 구축은 규모가 큰 국가단위 디지털 프로젝트이며, 이미 2019년 여름 방학 시작 전 교사 연수가 시작되어 쟁점화된 바 있다.

 

2. 신학기 학교 및 학급 운영 준비 관련 정책과 사례 현황

 

1) 정부의 교육과정 구성 논의

단위 지방자치단체는 교육부가 제정한 교육 목적과 목표, 그에 따른 교육과정을 기초로 단위 학교가 학교 현장에서 교육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현 할 수 있도록 학교와 협의를 통해 지자체 교사 계약을 제정·통보하는 등 경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자체 교사 계약에는 교사의 근무 시간 배정 등이 포함되는데, 교사의 근무 시간 배정 협의는 담임교사 업무, 정해진 수업 외의 활동, 출장, 세미나 등의 학술활동 참여, 수학여행, 시험 감독 등 업무와 관련하여 어떻게 시간을 배당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또한, 협업이 필요한 음악·체육 특별 활동 또는 정보기술(IT)와 상담 업무 등은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하여 합의된 사항을 단위 학교에 통보한다.

전국 지방자치연합단체(Kommunernes Landsforening)’는 신학기를 준비하면서 교사가 점검해야 할 목록을 기관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으며, 교사가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 필요한 교육 자료를 모아 놓은 데이터베이스를 운용하고 있다(Kommunernes Landsforening, 2017).

 

2) 단위 학교의 학급운영 계획

단위 학교지도부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통보받은 지자체 교사 계약내용을 적어도 학기 시작 4주 전에 교사에게 전달해야 하며, 교사와 협의하여 해당 계약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다. 구체적으로, 교사의 의무 사항과 팀워크 구조, 특별 활동의 규모와 우선순위, 교과와 일반 업무 배분 등을 논의하여 결정한다.

학급 운영 계획은 교사 팀워크를 통한 계획과 교사 개인의 계획으로 구분되는데, 팀워크의 경우 계획-실행-평가의 전 과정을 함께 진행한다. 대부분 학교가 팀워크를 실시하므로 같은 학년의 교사 또는 크게는 저학년(03학년), 중간학년(46학년), 고학년(79학년)으로 팀을 구성하여 프로젝트 학습 등 특별 활동을 계획한다. 해마다 특별한 사안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2019년에는 많은 학교에서 기후 변화-환경에 대한 주제로 프로젝트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하였다(Skolebørn, 2019, Sep. 9).

기초학교(09학년)에서도 단위 교사는 자신의 전공 교과목이 23개 정도로 정해져 있으므로 자신의 교과목을 가르친다. 특히 일반적으로 저학년과 고학년 교사로 구분되는 구조 안에서 학년을 정한 후 한 명의 교사가 자신의 교과목을 여러 반에서 수업을 하게 되어 있다. 참고로, 단위 교사의 반 배정은 여름 방학 전에 결정하여 미리 신학기 수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신학기를 맞이하여 교실에 설치된 전자칠판, 컴퓨터, 영상 프로젝터 등 전자기기를 점검하며, 필요시 책상 등 전반적인 학교 시설물의 교체나 수리를 한다. 특히 여름 방학이 장기간 지속되므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학교 건물 개보수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3) 담임교사의 교실 운영 계획

교사는 신학기 시작 일주일 전인 81일부터 학교에 출근하여 학급의 교육과정을 준비한다. 교육부의 교육과정을 기초로 각 과목의 기본수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학급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이 다를 경우 학업 수준과 학습 성향에 따라 조정하여 수업 계획을 수립한다. 일반적으로 덴마크어와 수학 과목교사가 함께 학급담임을 겸하게 되며, 담임교사들은 학급운영을 위해 의논하고 계획을 세운다. 특별히 9학년까지 학년이 변경되어도 같은 학생들이 같은 학급을 구성하게 되고, 담임교사도 연속하여 해당 학급을 담당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담임교사들은 학생들의 사회적·학업적 성장과 변화 또는 문제점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신학기에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의논한다. 한편, 단위 과목교사들은 학습계획서를 작성하여 정보통신 학습계획서 게시판에 게재하여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안내한다.

 

4) 교사와 학생 간 친밀도 형성을 위한 노력

기초학교는 학급 구성원의 변동이 없고, 담임교사도 일반적으로 저학년 때까지 동일한 교사이며, 4학년이 되면서 담임교사가 바뀌면 이후 졸업할 때까지 동일한 담임교사의 지도를 받는다. 이처럼 담임교사와 학생이 장기간 학급 내에서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서로에게 익숙하다고 할 수 있다.

담임교사는 정보통신망인 아울라를 이용하여 안내·지시 사항 등을 전달하고 소통한다. 특히 각 학생이 자기평가를 기준으로 개인 학습 계획(elevplan)을 수립하고 작성하도록 하여 신학기를 준비하게 한다. 개학 후 첫 수업 시간에는 신학기 동안 지켜야 할 규율을 교사와 학생이 의논하여 작성하고, 교실에 게시한다. 준비반의 경우 처음 학교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개학 전 예비 소집 등을 통해 서로 친밀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준비반 학생은 자립적인 학교생활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등교 후 부모와 헤어지는 데 어려움이 있어 교사가 학생을 안아 주는 등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참고로, 저학년까지는 등하교 시 반드시 부모가 동행해야 하며, 방과 후 학교에서 5시까지 학교 자유 활동(Skolefritidsordninger, SFO)을 선택해서 할 수 있다. 4학년부터는 방과 후 교외에서 각종 클럽 활동을 하게 된다.

 

5) 학생의 교구·교재 준비

신학기를 맞이하여 학생들이 준비해야 하는 것은 책가방과 필기도구에 국한된다. 학부모에게도 안내문을 통해 연필, , 연필 깎기, 지우개 등을 갖춘 필통을 학생이 지참할 수 있도록 전달한다. 고학년의 경우 계산기와 각도기, 컴퍼스를 준비하게 한다. 그 외의 교구인 컴퓨터와 아이패드는 학교에 비치되어 있으므로 개인이 준비할 필요는 없다. 또한, 교재와 공책도 학교에서 무상으로 대여 및 지급이 각각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는 방학 전 학생의 사물함과 책상 등을 정리하고, 가르치는 교과목의 교재를 선택하여 학교를 통해 미리 주문한다. 이미 학교에 구비된 교재일 경우 도서관을 이용하여 준비한다.

 

6) 학부모의 신학기 관련 학교 정책 참여

정보통신망인 아울라를 통해 학교와 담임교사는 신학기 소식을 학부모에게 안내 및 공지하며, 학부모는 학교와 담임교사에게 질문과 의견을 개진하고, 필요할 때 교사 면담도 신청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학 후 학부모 전체 모임(forældremøde)을 학급별로 개최한다. 학부모 전체 모임에서 담임교사는 신학기에 대한 계획을 안내하고, 과목별 교사가 학습 계획을 안내한다. 또한, 해당 모임에서 학부모 학급 대표와 부대표를 선출하는데, 선출된 학부모 대표는 학급과 관련된 제반 사항을 의논하고 필요 시 규율을 제정한다.

 

3. 특징과 시사점

 

덴마크 학교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신학기가 되어도 반 학생과 교사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설렘이나 긴장감이 덜할 수 있지만, 한 달이 넘는 긴 여름 방학 이후 8월에 신학기가 시작하기 때문에 교사, 학생, 학부모는 각자의 위치에서 신학기 맞이에 노력한다. 교육부, 지방자치단체, 학교와 교사는 전문성을 기초로 한 상호협의절차를 통해 합의된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며, 최종적으로 교실 현장에서 이를 수행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 된다. 덴마크는 최근 교육 자료와 학교 업무가 디지털화되면서, 지속적인 개발에 따른 잦은 시스템의 변경으로 교사의 업무가 가중되는 경향이 있다. 2019년에도 전국의 학교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이 아울라로 변경되면서 교사는 방학 전 시스템에 대한 숙지와 사용을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교사는 신학기를 맞이하여 모든 수업 계획과 학생에 대한 평가·계획을 수립하고,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학생, 학부모와의 원활한 소통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의 교사와도 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처럼 신학기를 맞이하면서 정부는 효과적인 제도·장치를 마련하고, 학교는 교사가 이를 학급에서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교사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을 최대한 배려한다. 이를 통해 교사는 신학기를 맞이하는 학생의 학업과 성장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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