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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교육 불평등

원문제목
Concerns arise over inequity of families' pandemic 'learning pods'
자료출처
CBC News [원문보기]
대상분류
초등 , 중등
주제분류
교수·학습방법 , 학부모/지역사회
키워드
코로나19, 소규모 그룹 교육, 학습팟, 교육팟, 교육 격차
발행일
2020.09.02

CBC News(2020.08.25.)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주 노스밴쿠버(North Vancouver) 지역에서 거주하는 두 자녀의 학부모이자 변호사인 엘리자베스 마(Elizabeth Mah)는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가정들과 함께 소규모 학습 그룹인 팬데믹팟(pandemic pods)’을 구성하였음. 마 변호사의 팬데믹팟은 세 가정이 모여 구성하였으며,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직접 교과목을 가르치며,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함께 모여서 야외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알려짐.

 

현재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는 이와 같이 다수의 학부모가 공립교육의 테두리를 벗어나 자체적으로 학습팟(learning pods)’ 혹은 교육팟(education pods)’을 만들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부모들이 직접 자녀 교육에 발 벗고 나서거나 강사를 섭외하여 소규모 과외 형태로 교육을 이어나가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캐나다의 공교육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이미 존재하는 교육 불평등을 악화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음.

 

마 변호사는 지난 봄 학기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교육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공립교육의 한계를 경험했다고 언급함. 또한 공립학교 시스템에서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많지만, 무엇보다 변화를 수용하거나 현대화 작업을 진행할 만큼의 예산 지원도 없는 것 같다고 비판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교육팟을 선택하는 것은 학부모가 자녀를 위한 교육을 직접 설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함.

 

한편 온타리오(Ontario) 주의 토론토(Toronto) 지역에 거주하는 레이철 마머(Rachel Marmer)는 온라인 수업이 지속불가능(unsustainable)’하다고 결론을 내린 후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교육팟을 개설하였으며, 개설한지 몇 주 지나지 않아 9,500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짐. 마머 학부모는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1학년, 3학년 자녀와 미취학 영유아 2명을 돌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공교육을 떠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언급함. 또한, 이번 가을학기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안전 수칙이 학생들의 상호작용과 사회화 등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모두가 패자가 되는 루즈-루즈(lose-lose)’ 상황이라고 지적함. 그리고 만약 학교가 일시적으로 모든 운영을 정상 재개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또 다시 온라인 학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이와 같은 상황이 교육팟을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하였음.

 

하지만 토론토에 위치한 제인핀치 교육행동그룹(Jane Finch Education Action Group)’의 안나-케이 브라운(Anna-Kay Brown) 대표는 교육팟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은 학부모도 많다고 지적함. ,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부모에게는 교육팟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대다수의 학부모에게 공교육 이외에 다른 선택은 쉽지 않다는 설명임. 또한, 이와 같은 교육팟으로 인해 교육이 계층화 되는 것은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라는 우려를 표명하였음.

 

요크대학(York University)’ 교육학과의 수 윈턴(Sue Winton) 교수는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다는 암묵적 원칙이 존재한다고 언급함. 이번 가을학기가 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걱정으로 학습팟을 선택하는 학부모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와 같은 선택이 교육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하였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러 교육적 변화에서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점차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 역시 학습팟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음. 예를 들어, 유행병학자(epidemiologist)들은 소규모 그룹이 더 안전할 수는 있지만, ‘학습팟의 경우는 한 가정 이상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결국 전체 구성원에게 안전 수칙을 적용해야 하는데, 따라서 학습팟을 이용하는 학생의 코로나19 위험 노출 정도가 학교로 돌아가는 학생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였음. 

 

보험설계사인 브룩 헌터(Brooke Hunter)학습팟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고 언급함. 구체적으로, 헌터 설계사는 가정에서 학습팟을 운영하는 경우 주택소유보험은 신체적 상해에 대한 책임 보장은 이루어지지만, 전염성 질병으로 인한 경우는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예외 교정을 고려해 줄 것을 당부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