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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고등학교 체제 변화 양상

작성자
김현경(프랑스통신원)
발행일
2022.05.11





   프랑스의 교육체제는 초등학교 5, 중학교 4, 고등학교 3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교 설립별로는 공립, 교육부 협약 사립, 사립학교로 구분된다. 유형으로 보면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크게 일반, 기술, 전문계열의 세 가지 고등학교 계열이 존재한다.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Terminale)말에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자격시험(Baccalauréat, 바깔로레아)을 치르는데, 각자의 계열에 따라 일반, 기술, 전문계열 바깔로레아를 치르게 된다.

 


━━━━━━ 현재 고등학교 유형 및 체제


   프랑스 고등학교에서는 계열(일반/기술/전문)안에서 심화전공교과에 따라 세부계열로 나뉜다.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은 일반계와 기술계의 구분 없이 공통과정이며, 계열은 2학년 과정부터 나뉘게 된다. 이로 인해 단위학교 수준에서의 고등학교 유형은 크게 두 가지인 일반-기술계 고등학교와 전문계 고등학교로 나뉜다. 일반-기술계와 전문계 교육과정을 모두 운영하는 학교는 종합고등학교(Lycée polyvalent)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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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고등학교 계열별 과정

: 그림의 화살표는 고등학교 계열 간 전환이 가능함을 의미한다(2 까지).

출처: MENSJ, 2022a에서 변환


   일반계(Voie générale)


   일반계열은 졸업 후 고등교육과정에서 학업을 이어가기 위한 과정으로, 대부분의 학생이 대학(Université), 그랑제꼴 준비반(Classes préparatoires aux grandes écoles), 전문 고등교육기관(예술, 건축, 경영 등)과 같은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한다. 일반계열의 교육과정은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한 공통교과와 학생이 자신의 진로계획에 맞추어 심화된 지식을 학습하기 위해 선택하는 전문교과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에 인문(Litteraire), 경제사회(Economique et Sociale), 과학(Science) 세 가지 계열로 구분되었던 체계가 2019년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편을 거치며 계열 구분 없이 선택한 전문교과에 따라 개별 교육과정 구성이 가능한 형태가 되었다. 일반계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 과정에서의 교육과정 구성교과는 다음의 <2>와 같다(MENSJ, 2022a).

 

<1> 일반계 고등학교 2, 3학년 교과

공통교과

전문교과

프랑스어

철학

역사-지리

도덕시민교육

외국어 및 지역어

체육 및 스포츠

과학 : 코딩, 인공지능, 생명윤리, 환경

예술 : 미술사, 연극, 조형, 서커스, 영화-시청각, 무용, 음악 (선택)

체육과 스포츠문화

인문, 문학 및 철학

외국 및 지역 언어, 문학 및 문화

고대 문학, 언어 및 문화

수학

정보과학

물리-화학

생명-지구과학

공학

경제사회과학

출처: MENSJ (2022a)

 

   일부 일반계열 고등학교에서는 국제세션(Les sections internationales)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외국학생이 프랑스 교육체제에 적응하는 것을 돕고, 프랑스 학생들이 해당 언어로 일부 교과를 학습하며 외국어를 심화 학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국제세션은 프랑스와 외국정부 사이에 양자간 협약에 의해 운영되며, 교원은 프랑스인과 해당 국적인으로 구성된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18개국의 국제세션이 운영되고 있다. 고등학교에 설치된 국제세션에 등록한 학생들은 주당 4시간의 언어 및 문화 수업을 추가로 듣게 되며, 교육과정에 따라 주당 1.5시간 정도 언어가 아닌 다른 교과 하나(역사-지리, 수학 또는 과학)를 해당 언어로 배운다(Eduscol, 2021).

 

   기술계(Voie technologique)


   기술계는 기술분야의 고등교육과정에서 학업을 이어가기 위한 과정으로, 대부분의 학생은 STS(3년제 전문대학)이나 IUT(2년제 전문대학)와 같은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한다. 여기서 전문적인 기술교육과정을 통해 전문 학사나 기술 자격증 획득을 준비한다. 기술계에는 다음과 같은 8가지 계열이 존재한다(MENSJ, 2022a).

 

  • 실험실분야 기술 및 과학
  • 산업 및 지속가능발전분야 기술 및 과학
  • 디자인과 응용예술분야 기술 및 과학
  • 경영과 관리분야 기술 및 과학
  • 보건과 사회복지분야 기술 및 과학
  • 연극, 음악 및 무용분야 기술
  • 호텔과 외식분야 기술 및 과학
  • 농생명분야 기술 및 과학 - 농업부 산하의 농업고등학교에 설치된 계열

 

   전문계(Voie professionnelle)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학생은 40%에서 60% 정도의 비중으로 기술 및 직업교육을 받는데, 이는 학교 교실에서 이루어지거나 전공에 따라 아뜰리에나 실험실, 작업장과 같은 곳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일반교과 즉, 프랑스어, 수학, 역사-지리, 과학, 영어 등의 과정도 교육과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전문계열 학생들은 졸업 후 바로 직업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을 준비하거나 전문교육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세부계열은 75개에서 200개까지 나뉘는데, 크게 생산직과 서비스직으로 나뉜다(MENSJ, 2022a).

 


━━━━━━ 등학교 유형별 학생 선발 방식


   중학교 마지막 학년인 4학년 2학기에 학생은 가족의 의견과 학교의 권고에 따라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하게 된다. 학년 말인 6월에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부와 지역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아필넷-리쎄(Affelnet-lycée)라는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공립 및 교육부 협약 사립 고등학교에 지원하고, 배정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고등학교 지원 및 배정 통합 시스템은 다양한 사회계층 및 문화가 섞이며,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 교육청에서는 교육법에 따라 정한 기준들을 통해 학생의 희망학교와 학교의 입학가능 인원에 따라 학생을 배정한다. 배정 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지리적 구역(학군)이다. 일반 및 기술계열 고등학교의 경우 주거구역이 고려의 우선순위이며, 전문계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구역이 좀 더 확대되어 도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그다음으로 고려하는 기준은 다음 <3>과 같다(MENSJ, 2022b).

 

<3> 고등학교 학생배정 고려 기준

최우선 기준

주거지 기준 학군

주거지역 내 학군이 아닌 다른 구역의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경우

  • 장애 또는 질병이 있는 경우
  •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거나 사회배려 장학금 수혜 경우
  • 해당 학교에 형제 자매가 다니는 경우
  • 학군 구획의 경계선에 위치해 다른 학군에 위치한 학교가 지리적으로 더 가까울 경우
  • 특수 교육 대상자의 경우

추가 고려 기준

  • 성적 (분기 및 과정-중학교 1학년 말, 중학교 4학년 말)
  • 출신 학교장 의견
  • 지원 학교장 의견
  • 기타 지역교육청에서 정한 기준

 

   위와 같은 학생 배정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 두 가지 예외 고등학교 유형이 있다. 파리의 루이르그랑, 앙리4세 고등학교와 같은 일부 명문 고등학교의 경우, 프랑스 전국을 대상으로 학생을 자체 선발할 수 있는 특별한 지위를 가진다. 지원하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이 매우 높고, 입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지원 서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ONISEP, 2022). 한편 해당 고등학교에서는 학군이 좋지 않은 곳에 위치한 중학교의 학생을 일정 수준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교육부와 협약을 맺지 않은 사립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학생 배정 방식이 아닌 학교 자체 학생 선발 방식을 택하며, 입학을 원하는 학생은 개별적으로 해당 고등학교의 입학 지원 절차에 따라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

 


━━━━━━ 고등학교 변화 추이


   2000년 이후로 프랑스에서는 전문계 고등학교의 수가 감소하며, 종합계(일반, 기술 및 전문계) 고등학교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공립학교와 사립학교(교육부 협약 및 비협약) 모두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MENSJ, 202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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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고등학교 유형별 학교수 변화 추이

출처: DEPP MENJS(2021: 30)

 

   프랑스에서는 고등학교 유형이 일반, 기술, 전문계와 공립, 사립의 구분으로 단순화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입학은 학교 배정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평준화 고등학교 체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학교의 수준이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입학 배정 절차에 예외가 되는 파리의 일부 명문 고등학교가 그러하듯이, 학교별 격차는 실제로 존재하며, 일반적으로 지역에서 그랑제꼴(Grandes Écoles, 소수정예 고등교육기관) 준비반이 설치되어 있는 고등학교가 명문 고등학교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 맺는말


   프랑스는 일반계열 고등학교의 경우, 최근 교육과정 개혁으로 인해 인문, 경제사회, 자연의 기존 계열이 사라지며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게 심화교과를 선택해 개별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이 개혁으로 인해 어떤 심화 과목을 선택해야 자신의 진로와 진학에 유리한지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학생들은 혼란에 빠지게 되어 자유로운 것으로 보이는 개별 교육과정 구성이 결국에는 학생 간 사회적 격차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일부 교원 노조의 지적이 있었다. 또한 학생들의 선택과목에 따라 교과 시수와 교원 수급이 결정되는 시장논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2, 3학년 과정에서는 수학교과가 공통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으로 전환되며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 하락에 대한 염려가 심화되었고, 결국 향후에는 수학 교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수정하는 것이 최근의 동향이다.



[참고자료]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