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이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는 표준화 대입시험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고등학교 졸업장 취득을 위해 각 주 정부 주도하에 문해력(literacy) 및 수리력(numeracy)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두 평가 결과가 모두 대입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며, 주마다 문해력 평가, 혹은 문해력과 수리력 평가 결과 모두를 내신 성적에 일정 비율 포함시켜 대입에 반영하거나, 이와 별도로 주 교육부에서 제시한 일정 수준의 성취도를 통과하도록 제시함으로써 고등학교 졸업에 필요한 최소 역량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또한, 대학별, 학과별 입시 전형이 다양하고, 고등학교 졸업 직전 2년간의 내신 성적을 요구하기 때문에 입시 요강은 최소 2년 전에 발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유지연, 2019.11.20.).

 

━━━━━━ 주 정부 수준의 표준화 시험 운영 현황1)

   2022년 기준, 캐나다는 서스캐처원(Saskatchewan) 주를 제외한 9개 주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교육 시스템 및 학생 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해 주 정부 수준의 표준화 시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표준화 시험은 교사 주도하에 실시하는 교실 시험과 구분되며, 학생의 성취도를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점검하고 이를 통해 학교와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주 정부 수준에서 실시하는 표준화 시험은 ‘동일한 시간 동안 동일한 학년의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자료를 가지고 실시하는 시험’으로 정의되며, 주 정부마다 평가 형식과 시행 학년, 결과 발표 방식은 상이하다. 또한, 표준화 시험은 평가 목적에 따라 학생의 기본 기술 발달을 측정하는 ‘기술 및 성취도 평가’와, 학생이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 성취도 정도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교육과정 기반 외부 시험’,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기본 기술과 지식의 습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최소 역량 평가’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입 시험에 활용되는 자료는 보통 고등학교 졸업 학년이나 졸업 1, 2년 전에 시행하는 (2) 교육과정 기반 외부 시험과 (3) 최소 역량 평가로 제한된다(표 1 참고).

 

<표 1> 평가 목적에 따른 주별 표준화 시험 종류

표준화 시험 종류	내신성적 및 대입 반영여부
(1) 기술 및 성취도 평가(Skills/achievement assessments)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주의 기초기술평가(Foundation Skills Assessments) 앨버타(Alberta) 주의 주 단위 성취도 평가(Provincial Achievement Tests) 온타리오(Ontario) 주의 3학년, 6학년, 9학년 평가(Grades 3, 6, and 9 Assessments) 뉴브런즈윅(New Brunswick) 주의 영어 학교의 4학년, 6학년, 10학년 학생들을 위한 주 단위 성취도 평가(Grades 4, 6, and 10 Provincial Assessments) 노바스코샤(Nova Scotia) 주의 3학년, 6학년, 8학년 학생들을 위한 주 단위 성취도 평가(Grades 3, 6, and 8 Provincial Assessments)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 주의 3학년, 6학년 학생들을 위한 주 단위 성취도 평가(Grades 3 and 6 Provincial Assessments)	N/A
(2) 교육과정 기반 외부 평가(Curriculum-based external exit exam)
퀘벡(Quebec) 주의 고등학교 4학년(10학년)과 5학년(11학년) 대상 시험(Secondary IV and Secondary V exams) 앨버타 주의 고등학교 졸업 시험(Diploma Exams) 매니토바(Manitoba) 주의 12학년 대상 언어 및 수학 평가(Grade 12 Provincial Tests in Language Arts and Mathematics) 노바스코샤 주의 10학년 대상 영어 및 수학 평가(Grade 10 Exams in English and Mathematics)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의 9학년 대상 수학 평가(Intermediate Mathematics Assessment)와 11학년 대상 수학 평가(Secondary Mathematics Assessment) 뉴펀들랜드 래브라도(Newfoundland & Labrador) 주의 12학년 대상 시험(Grade 12 Public Exams)	학기말 성적에 30% 반영 각각 학기말 성적에 20%와 30% 반영 학기말 성적에 20% 반영 각각 해당 학년의 학기말 성적에 10%와 25% 반영 학기말 성적에 40% 반영
(3) 최소 역량 평가(Minimum competency testing)
온타리오 주의 고등학교 문해력 시험(Ontario Secondary School Literacy Test)과 9학년 대상 수학 평가(Grade 9 Math Assessment) 뉴브런즈윅 주의 9학년 대상 영어능력평가(Grade 9 English Language Proficiency Assessment) 브티리시컬럼비아 주의 10학년 대상 수리력 및 문해력 평가(Grade 10 Numeracy and Literacy Assessments)와 12학년 대상 문해력 평가(Grade 12 Literacy Assessments)	문해력 시험은 고등학교 졸업 필수 요건으로 ‘성공(success)’ 등급을 받아야 하며, 2회 이상 실패할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체 과정을 이수해야 함 영어 교육청 소속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는 고등학교 졸업 필수 요건으로 포함되어 있음 합격/불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응시만 하면 졸업 요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갈음함

출처: Cowley & MacPherson, 2002에서 발췌하여 정리

 

   위의 <표 1>에 제시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주가 초중고 수준에서 주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각 표준화 시험의 결과가 대입에 반영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먼저, 퀘벡 주를 비롯해 앨버타, 매니토바, 노바스코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뉴펀들랜드 래드라도 주에서는 각 표준화 시험을 ‘교육과정 기반 외부 평가’ 방식으로 실시하는 만큼, 학생들의 개별 성취 점수를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평가 결과를 학년말 성적에 적게는 10%, 많게는 40%까지 반영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이 신입생 선발 시 내신 성적을 주요 평가 자료로 반영하기 때문에 해당 주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대입을 위해 별도의 표준화 시험 관리가 필요한 셈이다. 또한, 온타리오와 뉴브런즈윅,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최소 역량 평가’를 통해 합격과 불합격으로 평가하여 문해력과 수리력이 기본 수준 이상으로 발달했는지만을 평가하기도 하며, 주에 따라 기본 수준 도달 여부와 상관없이 응시 여부만을 고등학교 졸업 요건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전체적으로 주 단위 표준화 시험의 대입 반영 정도가 점차 느슨해지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앨버타 주는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고등학교 졸업 시험 결과를 학기말 성적에 50%까지 반영해 왔으나, 2015년도부터 이를 30%로 낮추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매니토바 주의 경우에도 12학년을 대상으로 언어와 수학 평가를 실시하고 학기말 성적에 각각 20%와 30%를 반영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러 차례 시험이 중단되어 반영 비율을 조정 중에 있다. 또한,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2000년도 이후 10학년 대상 문해력 평가와 수리력 평가, 12학년 대상 문해력 평가를 졸업 요건에 필수사항으로 포함시켜 왔으나, 최근 학부모 및 법적 보호자와의 협의하여 학생이 해당 시험의 참여를 거부할 수 있도록 조치가 완만해지고 있다.

   이와 반대로, 뉴브런즈윅 주의 경우에는 현재 영어 교육청2) 소속 학교에 재학 중인 9학년 학생에게만 고등학교 졸업 필수 요건으로 영어능력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향후 프랑스어 교육청 소속 학생까지 이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는 2019년 자체적으로 표준화 시험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 작업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평가의 투명성을 높이고 9학년과 10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문해력 평가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 각 주별 대입 반영 표준화 시험의 구성요소 및 특징

   앨버타 주 고등학교 졸업 시험

   앨버타 주의 고등학교 졸업 시험은 학기말 성적에 30%가 반영되며, 졸업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과를 모두 이수한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시험에 포함되는 교과는 생물, 화학, 영어, 프랑스어, 수학, 물리, 과학, 사회이며, 학생은 시험에 앞서 응시를 희망하는 언어를 선택할 수 있다. 별도의 선택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경우에는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가 소속된 교육청에 따라 영어, 혹은 프랑스어로 자동 선택이 된다. 시험 결과는 시험 응시일로부터 약 3주 후에 학생종합포털사이트인 ‘myPas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정식 성적표의 형태로 발급되지는 않으며, 해당 시험 결과가 내신 성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별도의 수수료 납부 후 ‘앨버타 고등학교 공식 성적표(Alberta Official High School Transcript of Student Achievement)’를 받아볼 수 있다. 앨버타 주 교육부는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일시 중단되었던 2021/22학년도에 한해 고등학교 졸업 시험의 내신 성적 반영 비율을 10%로 하향 조정하였으나, 2022년 9월 1일부로 다시 30%로 조정할 방침이다(앨버타 주 교육부, 2022).

 

   온타리오 주 고등학교 문해력 평가3)

   온타리오 주 교육품질관리위원회(Education Quality and Accountability Office, EQAO)는 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표준화 시험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고등학교 졸업 요건에 포함되는 문해력 평가(Ontario Secondary School Literacy Test, OSSLT) 역시 주관하고 있다. 온타리오 주 학생들은 10학년이 되면 9학년 말까지 전체 교육과정을 통해 학습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읽기 및 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본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고등학교 졸업장 취득을 위해서는 2회 안에 ‘성공(successful)’ 등급을 받아야 하며, 2회 모두에서 ‘아직 성공하지 못함(not yet successful)’을 받은 경우에는 온타리오 고등학교 문해력 보수 과정(Ontario Secondary School Literacy Course, OSSLC)를 이수하도록 조치된다.

   OSSLT는 31개 객관식 문항과 2개의 주관식 문항이 2개 세션에 걸쳐 구성되어 있으며, 미리 구성된 문제지 세트가 응시자에 따라 무작위로 배정되는 ‘testlet-based linear on-the-fly(tLOFT)’ 방식을 따른다. 글의 종류는 일상생활과 수필, 설명문, 기사문, 대화문 등으로 다양하며, 자기 의견을 글로 직접 작성하는 주관식 문항 1개와 함께 간단한 쓰기 문항도 8개가 포함되어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고등학교 12학년 문해력 평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12학년 문해력 평가는 학생들의 읽고 쓰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주 정부 수준에서 실시하는 평가이며, 고등학교 졸업 요건의 하나로 포함되어 있다. 본 평가는 학생들이 비판적이고 성찰적으로 사고하고 분석하여 다양한 종류의 글에서 의미를 생성해낼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더불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달하거나 글에서 찾은 내용을 활용해 적절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를 함께 평가한다. 범위는 특정 주제나 일부 학년의 교육과정에서 발췌하지 않으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12학년까지 학습한 여러 과목에 걸쳐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교육과정은 문해력 개발을 포함해 시민 의식을 함양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텍스트 자료뿐만 아니라, 그래프를 포함한 시각 자료, 인포그래픽 자료 및 통계 결과 해석 등의 작업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본다. 12학년 문해력 평가는 교육과정을 반영한 범위 내에서 출제되며, 예술과 과학, 사회와 수학 등 광범위한 교과 영역은 물론 캐나다 원주민에 관한 내용도 다루어진다.

   평가는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제시된 글을 읽고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Part A와 글을 내용 너머 논리적 사고의 흐름과 이해,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Part B로 구성된다. 특히, Part B의 최종 단계에서는 ‘예술은 어느 정도까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가?’, ‘사람들이 사는 곳이 그 사람을 정의할 수 있는가?’와 같이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글을 작성해야 하며, 이를 위한 도약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평가 결과는 ‘emerging – developing – proficient - extending’의 4단계 척도를 사용해서 집계되며, 학생들은 자신의 결과를 ‘학생 성적표 서비스(Student Transcripts Servic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각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도 교육청별, 학교별 종합 집계 결과를 ‘학교 보안 웹(Secure School Web)’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 대입 반영 표준화 시험에 관한 최근 이슈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다수의 주에서 표준화 시험은 취소 사태를 겪었으며, 이에 따라 대입 전형에도 변화가 있었다. 다수의 대학이 표준화 시험을 반영하지 않기로 조치하였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신입생 선발 근거로는 활용하지 않지만 최종 입학에는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 예로, 지난 2022년 1월 26일,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는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시에는 12학년 문해력 평가 점수가 없어도 되지만,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4월과 6월에 실시되는 문해력 평가에 응시하여 ‘proficient’ 점수를 획득해야 최종 입학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또한, 온타리오 주에서는 2016년 OSSLT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려고 시도했다가 수백만 달러의 예산만 소진하고 중단된 바 있으며, 수차례의 시도 끝에 지난 2021년 11월 온라인 모듈 시행을 예고하였다(Toronto Star, 2021.11.09.). 이에, 이번 해부터 시행되는 OSSLT는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되며, 이로 인해 주관식 문항이 줄고 객관식 문항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학생들은 주관식 문항이 감소한 것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온라인으로 전환된 만큼 강조, 밑줄, 하이라이트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평가 결과를 제시하는 데 있어서는 기존 70%, 혹은 3등급 이상이면 ‘성공’을 부여하던 방식에서, 개별 학생들의 점수를 모두 제시하는 방식으로 변경함에 따라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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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wley, P., & MacPherson, P. (2022)에서 발췌하여 정리

2) 캐나다의 모든 공립학교는 사용하는 주 언어와 종교 수업 제공 여부에 따라 ‘영어 가톨릭 교육청’, ‘영어 공립학교 교육청’, ‘프랑스어 가톨릭 교육청’과 ‘프랑스어 공립학교 교육청’ 중 하나에 소속된다(유지연, 2022.5.11.의 <표 1> 참조)

3) 유지연(2022.07.13.)에서 발췌하여 정리

[참고문헌]

•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교육부. Grade 12 Literacy Assessment: Specifications.
• 앨버타 주 교육부(2022). Diploma exams – overview. https://www.alberta.ca/diploma-exams-overview.aspx (2022.08.03. 인출)
• 유지연(2022.07.13.). 캐나다의 초중고 기초학력 보장 방안: 온타리오 주를 중심으로. 한국교육개발원 해외교육동향 427호.

• 유지연(2022.05.11.). 캐나다의 고등학교 운영 및 변화 양상. 한국교육개발원 해외교육동향 425호.

• 유지연(2019.11.20.). 캐나다의 대학입시제도 현황. 한국교육개발원 해외교육동향 364호.
• Cowley, P., & MacPherson, P. (2022). Testing Canadian K-12 Students—Regional Variability, Room for Improvement. Fraser Institute report.
• Toronto Star(2021.11.09.). Ontario’s standardized high school literacy test is back. But to teachers and students the new online format is ‘clear as mud’. https://www.thestar.com/life/parent/opinion/2021/11/09/ontarios-standardized-high-school-literacy-test-is-back-but-to-teachers-and-students-the-new-online-format-is-clear-as-mud.html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