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 HOME
  • 해외교육동향
  • 해외교육동향
  • 기획기사

독일의 국가수준 대입시험 현황과 개편 동향

작성자
강현민(독일통신원)
발행일
2022.08.10




━━━━━━ 대입시험 현황


   아비투어(Abitur)는 독일 후기 중등교육을 마치고 보는 졸업시험이자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대입자격을 의미한다. 한국에서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한 국가수준 대입시험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각 연방주가 가지고 있는 교육자치권(Bildungshoheit: Länderhoheit im Schulwesen)에 따라 연방주별로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아비투어를 본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유일한 대입시험인 한국과 달리, 독일의 대학입학자격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1> 참조).


<표 1> 대학입학자격 유형

대학입학자격

시험 종류

특징

일반대학입학자격

(allgemeine Hochschulreife)

아비투어

(Abitur)

모든 대학교(Universitäten)의 모든 과정과 모든 고등교육과정에 수학할 자격을 부여함.

학과 제한된 응용과학대학입학자격

(fachgebundene Hochschulreife)

학과제한 아비투어

(fachgebundenes Abitur)

2외국어 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대학교(Universitäten)의 특정 과정에서 수학할 자격과 응용과학대학(Fachhochschulen)에서 수학할 자격을 부여함.

응용과학대학입학자격

(Fachhochschulreife)

전문아비투어

(Fachabitur)

모든 응용과학대학(Fachhochschulen)의 과정 및 대학교(Universitäten)의 학사과정(Bachelor)에서 수학할 자격을 부여함.

 


   대입시험(아비투어, 학과제한 아비투어, 전문아비투어)에 응시할 수 있는 요건은 후기중등학교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연방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문계 고등학교 과정인 김나지움 상위과정(gymnasiale Oberstufe)을 이수하고 아비투어를 통과해야 일반대학입학자격이 부여된다1).


   연방주에 따라 아비투어시험은 4~5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험의 유형은 서술형과 구술형으로 나누어진다. 아비투어시험 문제는 16개의 주가 각각 출제하지만 주별로 격차가 심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비교가능성과 이동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문제은행에서 뽑아서 사용하는 중앙 집중식 아비투어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었다(Kultusministerkonferenz, 2009)2).


   바덴-뷔템베르크 주의 경우 아비투어시험은 5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3과목이 서술형, 2과목이 구술형 시험이다. ‘아비투어시험 통합 관리 지침은 아비투어시험의 서술형 및 구술형 문제가 요구하는 역량을 과목별로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어 과목의 경우 지식 및 사실 역량, 적용 및 이전 역량, 평가 및 판단 역량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한다(<2>참조).

 

<표 2> 아비투어시험-독일어 과목 문제에서 요구되는 역량

영역

역량

설명

요구사항 영역 1

지식 및 사실

지식 및 사실에 대한 설명과 재 서술을 요구한다.

요구사항 영역 1

적용 및 이전

학습한 내용을 적용하고 다른 관점으로 이전시켜는 것을 요구한다.

요구사항 영역 1

평가 및 판단

새로운 지식이나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반성적 문제해결 및 독립적인 정당화, 결론, 관점 제시, 가치 판단 등이 요구된다.

출처: BW주 교육부 홈페이지

 


   아비투어시험 과목은 언어영역, 사회과학영역, 수학 및 자연과학영역으로 구분된다. 아비투어시험에서 선택할 수 있는 5과목 중 이 세 가지 영역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언어영역과 사회과학영역에서만 5과목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독일어와 수학 과목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후기중등학교에서 3개의 심화과목을 선택하게 되는데, 3개 중 2개의 심화과목은 독일어, 수학, 외국어, 자연과학 중에 선택해야 한다. 3개의 심화과목3)은 아비투어시험에서 서술형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어떤 학생이 심화과목으로 독일어, 수학, 외국어를 선택했다면, 이 세 과목을 서술형 시험으로 보고, 나머지 구술형 두 과목 중 하나는 모든 영역에서 과목이 선택되어야 하므로 필수적으로 사회과목 중 선택해야 하고 나머지 한 과목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아비투어시험의 채점은 학교 교사가 하고, 다른 교사가 한 차례 더 점검한다. 최종 성적은 졸업 전 4학기 동안의 내신 점수와 아비투어시험 점수를 합산하여 나온다. 과목별 평가성적은 1~6(1점이 매우 우수, 6점이 낙제)으로 매겨지며, 5점 이하는 불합격이다. 시험점수의 최하점은 5, 최고점은 15점이다(<3> 참조). 내신의 경우 최하점 200, 최고점 600점이며, 아비투어시험의 경우 과목당 점수에 4를 곱하여 최하점 100, 최고점 300점으로 매겨진다(<4> 참조).


 <표 3> 시험성적 산출방법

구분

매우 우수

우수

만족

충분

불충분

낙제

성적

1

2

3

4

5

6

점수

15

14

13

12

11

10

9

8

7

6

5

4

3

2

1

0

5점 이하 불합격

출처: BW주 교육부 홈페이지


<표 4> 대입을 위한 최종성적 산출방법

구분

. 내신 (최대 600)

.아비투어 (최대 300)

학기 1

학기 2

학기 3

학기 4

심화과목1

15

15

15

15

서술형 1

15×4

심화과목2

15

15

15

15

심화과목3

15

15

15

15

서술형 2

15×4

28개의 과목

15

15

15

15

15

15

15

15

서술형 3

15×4

15

15

15

15

15

15

15

15

구술형 1

15×4

15

15

15

15

15

15

15

15

구술형 2

15×4

15

15

15

15

출처: BW주 교육부 홈페이지

 


   한편, 최종 성적이 대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입학정원 제한을 두는 누메루스 클라우주스(Numerus Clausus, 이하 NC)’과에 한정된다. 의예과, 치의학과, 약학과, 수의학과 등 선호 과는 제한된 입학정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종 성적을 반영해 선발한다. 입학제한이 없는 학과의 경우 최종성적과 무관하게 지원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다. 현재 독일에서 입학정원이 있는 과는 전체 40% 미만이다(Centrum für Hochschulentwicklung, 2022).



━━━━━━ 대입시험에 관한 주요 이슈

 

   최근 독일연방 교육연구부에서 3년간의 재정을 지원받아 실시한 브레멘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아비투어시험의 외국어 과목에 모든 언어를 포함하도록 변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연구팀은 학교에서 배운 외국어로 아비투어시험에 통과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외국어로 외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일반대학입학자격을 위한 동등한 요건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개혁을 통해 여러 언어를 구사하며 성장한 이주배경 청소년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독일에서 현재 이주배경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전체의 40% 정도라고 추산된다(Tjade Brinkamann, 2021.11.11.).


   이러한 개편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이주배경에 따른 교육격차 심화 문제에 기인한다. 2020년에 발표된 독일 교육보고서에 따르면 30-35세 성인 중 고등교육을 이수한 비율이 이주배경이 있는 경우(19세 이후 이주한 경우 제외) 18%, 이주배경이 없는 경우 약 30%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2020-21학년도의 졸업 직전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독일 국적의 학생의 30%가 아비투어를 볼 수 있는 반면, 외국 국적 학생은 18%만이 아비투어를 볼 수 있었다(Statistisches Bundesamt, 2020).


   아비투어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두 개의 외국어 수업시수를 채워야 한다. 실제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외국어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라틴어에 치중되어 있다. 독일어 이외의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은 학교에서 제3외국어, 4외국어를 공부하는 셈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프랑스인 학생은 외국어 시험에서 자신의 프랑스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한국어를 사용하는 학생은 아비투어 외국어 시험 과목에 한국어가 없기 때문에 한국어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셈이다. 독일은 다문화·다국어 사회임을 인정하고 다국어 능력을 미래사회의 중요한 역량으로 인식하고 있다. 현재 아비투어시험 규정에 따른 언어 간 불평등을 개선하고 이주배경에 따른 교육격차를 좁히기 위해 아비투어 외국어 시험에 모든 언어를 포함시키도록 하는 개편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맺음말


   독일에서 아비투어는 대학입학을 위한 후기중등교육인 김나지움 상위과정 졸업시험이자 대학입학자격을 의미한다. 아비투어시험은 모든 문제가 서술형 및 구술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아비투어시험 기간도 서술형 시험이 약 1, 구술형 시험이 약 1달간으로 긴 편이며, 과목당 시험시간도 3~5시간으로 길다. 이처럼 선다형이 아닌 서술형·구술형 시험을 통해 지식뿐만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평가한다. 아비투어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문턱도 높고, 시험 자체도 오래 걸리고 어렵다.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30에서 65세의 성인 중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전체의 22%에 불과하며 아비투어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도 전체의 30-35% 밖에 되지 않는다(Statistisches Bundesamt, 2020). 따라서 인문계 후기중등교육인 김나지움 상위과정 학생들의 사회적 배경을 살펴보면 사회계층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 따른 교육격차를 해결하고자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외국어 시험에 모든 언어를 허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

1) 자세한 내용은 20225월호 기획기사에 수록된 독일편 [2: 연방주별 후기중등교육체계]에 후기중등학교별 대학입학자격사항을 연방주별로 정리하고 있다(강현민, 2022.5.11.).

2) 라인란트-팔츠 주를 제외한 15개의 주는 중앙아비투어를 선택하고 있다(KMK, 2009).

3) 주마다 5시수씩 2년간 지속적으로 수강하는 과목을 말한다. 선택 가능한 심화과목은 13개가 있다.

 


[참고자료]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