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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디지털 환경에서의 청소년 경험과 보호 대책

작성자
윤은지(덴마크통신원)
발행일
2022.10.12

 




━━━━━━ 디지털 환경에서 청소년 활동 실태


    긍정적 사례


   덴마크의 만 16-24세 청소년들은 전 세계의 시시각각 변하는 다양한 정보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있다. 덴마크 통계청(2021.06.01.)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 관련 페이지를 팔로우 함으로써 뉴스 기사를 접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전체의 70%를 차지하였다고 밝혔다. 반면에 인쇄물을 통해 뉴스 기사를 접하고 있는 청소년은 9%에 불과했다.


   덴마크 통계청이 202011월 발표한 덴마크 국민의 IT 사용에 관한 연구 보고서(It-anvendelse i befolkningen)에 따르면(Danmarks Statistik, 2020.11.), 16-24세 청소년 2명 중 1명은 TV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고 온라인 뉴스가 포함된 웹사이트나 어플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해당 보고서에서 IT 사용에 대한 다른 긍정적인 사례로,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학교로 등하교를 하는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교사와 학생들 간의 의사소통 비율이 2017년 이후 2배 이상 늘어났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2017년도에는 만 16-24세 청소년의 9%가 교사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였는데 2020년도에는 동 연령대 청소년의 19%로 증가하였다. 그리고 만 16-24세의 청소년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온라인상에서 교사와 학생 간에 의사소통을 가장 원활하게 한 집단이었다.

 

    부정적 사례


   앞서 제시한 사례처럼 덴마크 만 16-24세 청소년들은 페이스북, 틱톡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부정적인 면 또한 존재하였다. 예를 들면, 뉴스 매체인 인포메이션(Information)(2022.06.17.)은 만 13-19세 청소년들의 절반가량이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를 접하지만 해당 뉴스의 출처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한다. 덴마크 문화부(Kulturminister)의 아네 할스뵈-요옌슨(Ane Halsboe-Jørgensen) 장관은 청소년들이 소셜 미디어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였다. 아네 장관은 소셜 미디어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신뢰성 있는 기사를 접하기에 소셜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약하며, 민주적인 영향력이 없는 매체다. 앞으로 청소년들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때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공서비스 강화 등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Berlingske, 2021.09.23.)


   한편, 덴마크의 많은 아동청소년들은 디지털 폭력을 경험하고 있으며 디지털 폭력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Red Barnet)의 의뢰로 덴마크 컨설팅 회사인 람볼(Rambøll)20219월과 10월동안 만 9-17세 청소년 3,2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디지털 폭력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Red Barnet, 2022.01.27.), 9-12세 아동의 34%, 13-17세 청소년의 48%가 최근 1년 이내에 디지털 폭력을 경험하였다. 게다가 자주 외로움을 느끼는 청소년들의 70%는 최근 1년 이내에 디지털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 폭력을 겪은 청소년들 중 복통을 호소(26%)하거나 외로움을 느끼기(18%)도 하고 자책하는 경우(17%)도 있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문제는 디지털 폭력을 겪은 청소년들 5명 중 1명은 자신의 경험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있어 많은 청소년들이 홀로 아픔을 견디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세이브더칠드런의 예나 튀널(Janne Tynell) 사무차장은 이 연구는 디지털 환경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디지털 폭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적절한 도움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한 장비를 갖추거나 모든 청소년들이 상담이 필요할 때 찾아갈 수 있는 센터를 안내하는 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Red Barnet, 2022.01.27.).

 


━━━━━━  디지털 환경에서 청소년 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응


    디지털 교통안전을 위한 학교순찰대 도입


   덴마크 정부는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학교 순찰대(Digitale skolepatruljer)’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교육 전문 뉴스 매체 폴케스콜렌(Folkeskolen, 2021.08.11)을 통해 밝혔다. 등하굣길 교통안전지킴이들이 학생들을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도록 안내하듯이, 이를 인터넷상에 적용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


   아동교육부(Børne- og undervisningsministeriet)의 페아닐르 로츤크란츠-테일(Pernille Rosenkrantz-Theil) 장관은 아동청소년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잘 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사범대학과 함께 아동청소년들이 스스로 디지털 학교 순찰대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제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들이 디지털 폭력 사실에 대해 인지할 수 있어야 하며, 디지털 학교 순찰대의 존재로 하여금 다른 청소년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역할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였다(Folkeskolen, 2021.08.11.). 이처럼 청소년들은 디지털 교통안전을 위해 순찰대원으로서 임명되며 훈련을 받게 된다. 디지털 학교순찰대는 202111월경 디지털 교통안전을 위한 교통순찰대의 도입 예산안 합의가 체결되었으며, 해당 예산으로 운영할 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생기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거나 건강한 디지털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교육에 대한 교재 제작 및 교육과정 개설


   한편, 덴마크 정부는 교원들이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육에 대한 교재를 제작하고 교육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교육과정이 초등학교에서 성교육, 보건교육과 같이 의무 교육과정으로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와 포함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디지털 교통 동아리 개설


   정부는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환경에서 좋은 사용 습관과 나쁜 사용 습관에 대해 배우고, 건강한 디지털 사용을 위해 아동청소년과 성인 간의 대화를 통해 이해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 교통 동아리를 별도로 개설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아동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여는 등 유치원·초등학교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을 포함한 교재와 가이드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러한 제안과 함께 지난 2021117일 아동교육부는 디지털 교육을 위해 5,250만 크로네(한화 약 938천만 원)을 별도로 배정하였고 202271일 디지털 교육 강화를 위해 운용할 조직 및 기관을 모집하는 등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상황이다(한국교육개발원, 2022.07.13)

 

    학교 시간 외 디지털 행동에 대한 처벌 규정 수립


   2021319일 현지 교육전문 뉴스 매체인 폴케스콜렌(Folkeskolen)은 지난 11일부터 학교 시간 외에 자유 시간동안 발생한 학생들의 부적절한 디지털 행동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하였다. 이는 교사와 교장이 학생의 자유 시간동안 디지털 상에서 행한 나쁜 행동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장협회(Skolelederforeningen)의 클라우스 호르달(Claus Hjortdal) 회장은 최근학교는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괴롭힘 문제를 근절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디지털 영역은 미개척된 땅으로 이를 해결할만한 더 나은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클라우스 회장은 이번 새로운 조례 규칙이 발효된 이후에도 그 변화를 느끼기 어려우므로, 보다 근본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는 이유는 이와 관련하여 마지막 논의가 이뤄진 후 이번 행정 명령이 내려지기까지 오래 걸린 탓에 현재 시점에 필요한 부분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으로 지적하였다.


    소셜 미디어 불법 이미지·영상물 24시간 내 강제 삭제 법안 제안


   디지털 환경 속에서 일부 청소년들은 자신이 모습이 담긴 불법 사진 촬영 혹은 영상 촬영물이 동의 없이 공유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덴마크 산업통상자원부(erhvervsministeriet)의 시몬 콜러럽(Simon Kollerup) 장관은 소셜 미디어에서 불법 콘텐츠가 공유되는 것을 경험한 청소년과 성인들의 사례가 많이 있다. 덴마크는 그렇게 되서는 안 된다. 따라서 대기업이 책임을 지지 않을 경우 우리 사회가 나서서 책임을 지고 보장해줄 수 있는 법안이 있을 필요가 있다며 소셜 미디어 불법 콘텐츠를 규제 법안을 만들게 된 경위를 설명하였다(DR, 2021.08.11.).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소셜 미디어 불법 콘텐츠와 관련하여 제안한 새로운 법안 내용은 다음과 같다(DR, 2021.08.11.).


  • 소셜 미디어에서 불법 콘텐츠가 신고를 받고 난 후 24시간 이내에 콘텐츠 접근 차단 혹은 삭제를 하도록 시간제한을 둔다. 만약 불법 콘텐츠 여부를 즉시 확인이 어려울 경우에는 7일 이내로 진행해야 한다.
  •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신고 내용에 따라 소셜 미디어 기업이 내린 결정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다만 소셜 미디어 기업이 게시된 콘텐츠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을 경우 (기업은) 결정짓게 된 내용에 대한 정당성을 최소한 가져야 한다.
  • 소셜 미디어 기업이 법을 위반할 경우 벌금을 부과된다.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벌금이 부과되어야 한다.
  •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경쟁소비자위원회(Konkurrence- og Forbrugerstyrelsen)에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새로운 법률을 준수하는지 감독한다. 만약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덴마크인들은 경쟁소비자위원회에 연락할 수 있다.
  • 소셜 미디어가 정부의 문의사항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담당자를 선정한다.
  •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콘텐츠 관리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감독 기관에 보고한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제안에 대해 청소년들의 건강, 복지를 지원하는 바안스빌코(Børns Vilkår)와 세이브더칠드런(Red Barnet)이 포함된 이익단체인 디지털 책임(Digitalt Ansvar) 단체는 소셜 미디어의 유해 및 불법 콘텐츠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일을 해온 입장으로서 매우 환영하였다. 디지털 책임 단체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애쉬 헤스비 크로그(Ask Hesby Krogh)는 불법 콘텐츠들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삭제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하였다(DR, 2021.08.11.).

 


━━━━━━ 맺음말


   디지털 환경은 이제는 떼어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놓인 지금의 청소년들은 디지털 환경에 매우 익숙해있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무분별한 정보 습득, 디지털 폭력이나 불법 콘텐츠 생산 및 공유 등의 부정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결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덴마크 정부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법안을 제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향으로 법을 제도화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이 교사와 부모와 같은 성인들과 함께 스스로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고 청소년들이 서로를 돌봐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이나 정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하였듯이 디지털 영역은 아직 미개척된 땅이라고 표현할 만큼 아직까지는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관련된 교육과 정책들이 완전히 정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환경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하거나 교육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들이 실제 교육현장에 적용되고 목표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지며, 향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참고자료]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