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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동 및 청소년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 실태 및 지원 현황

작성자
김지혜(미국통신원)
발행일
2022.10.12





━━━━━━  아동 및 청소년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 실태


   오늘날 청소년들은 TV와 같은 전통적 미디어뿐 아니라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 그리고 더 나아가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를 다채롭고 빈번하게 사용한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온,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서 디지털 환경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류하며, 우리를 둘러싼 사회를 이해한다(Halton, 2021). 미국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에 따르면 1970년대에는 평균적으로 만 4세부터 TV를 정기적으로 시청하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평균적으로 출생 후 4개월부터 디지털 미디어와의 상호작용이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Chassiakos et al., 2016). 0세에서 만 8세 아동의 미디어 활용 실태 보고서인 커먼 센스 센서스(Common Sense Census)의 제로 투 에잇 보고서(Zero to Eight Report)에 따르면 2020년 기준 0-8세 아동의 1일 평균 미디어 기기 활용 시간, 일명 스크린 타임(screen time)’2시간 24분이었다(Rideout & Robb, 2020).


   오늘날 아동 및 청소년 세대의 미디어 사용은 주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 및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활용은 최근 급격히 증가해왔다. 0-8세 아동을 둔 가정 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보유한 가정의 비율은 201152%에서 201375%, 201798%로 급격히 증가해왔다. 2020년 조사에서도 조사 대상 가정의 98%1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를 소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킨들(Kindle)과 같은 이북(ebook) 리더 기기(E-reader)를 보유한 가정의 비율도 20119%에서 201321%, 201729%, 202031%로 꾸준히 증가해왔다(Rideout & Robb, 2020).


   실제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아동의 비율 역시 매우 높았다. 2세 미만의 경우는 40%였으나 만 5-8세의 경우는 무려 96%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빈번한 사용 용도는 온라인 비디오 시청(72%)이었고 비디오 게임하기(65%), 방송 프로그램(TV 프로그램) 및 영화 시청(64%), 애플리케이션 활용(55%) 책읽기(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하루 최소 1회 이상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아동의 비율은 20118%에서 201317%, 201728%, 202030%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Rideout & Robb, 2020).


   한편 TV 등 일방향 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전통적 미디어 기기의 사용은 꾸준히 감소해 왔다. 하루에 한 번 이상 TV를 시청하는 0-8세 아동의 비율은 201165%에서 201358%, 201753%, 202051%로 꾸준히 감소해왔다(Rideout & Robb, 2020). 또 다른 연구에서도 만 11세 이하 아동의 평균 TV 시청 시간이 2001-2012년 사이 소폭이지만 꾸준히 감소해 왔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백인 남자 아동(6-11)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20012.24시간에서 20121.59시간으로 모든 성별 및 인종/민족 집단 중 가장 큰 감소폭(29%)을 보였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동 및 청소년이 여전히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TV를 시청하고 있다는 점이다(Loprinzi & Davis, 2016).



━━━━━━  디지털 미디어 활용의 이점과 위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오늘날의 아동 및 청소년에게 있어 디지털 미디어란 뗄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이것은 우려하기만 할 일도, 그저 관찰하기만 할 일도 아니다. 디지털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도, 혹은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절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활용의 양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소아과학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아동 및 청소년은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을 습득한다.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확장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학습에 있어서 디지털 미디어의 활용은 학습 몰입도와 동기를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된다(Chassiakos et al., 2016).


   다만 이러한 효과는 사용자의 연령, 발달 단계, 인구통계학적 특성, 미디어 사용 방식, 콘텐츠의 유형과 질, 콘텐츠의 디자인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가령 관련 연구들은 스크린 미디어를 통한 학습 효과가 만 2세 미만에게서 매우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15개월에서 24개월 사이 아동의 경우 단어학습 비디오 등을 통해 학습을 시작할 수 있는데, 이때 보호자가 대면 상호작용을 병행하면서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질 때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 또한 보호자와의 대화의 양과 질이 미디어를 통한 단어 학습보다 언어 발달에 학습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아기 초기의 과도한 미디어 시청은 아동의 인지, 언어, 사회/정서 발달 지연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미국소아과학회 역시 만 2세 미만 아동의 경우는 최대한 모든 종류의 스크린 미디어 사용을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2세 이상 아동이라고 할지라도 적절한 인지, 언어, 감각, 사회정서적 기술의 발달을 위해서는 미디어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보호자와의 대면 상호작용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Chassiakos et al., 2016).


   취학 전 아동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에 있어서 콘텐츠의 종류와 질은 연령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미국소아과학회에 따르면 어린이의 특성과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제작된 양질의 공영방송 프로그램은 만 3-5세 아동의 인지, 언어, 사회적 기술을 발달시키는 데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폭력적인 영상에 대한 빈번한 노출은 아동의 폭력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 즉 디지털 미디어 활용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아동 및 청소년이 유해한 정보에 노출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Chassiakos et al., 2016).


   취학 후 초중등 학생의 경우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접할 기회가 더 많아지면서 그 이점과 위험도 더욱 확실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몰입형 학습 콘텐츠가 학생의 학습 동기와 주의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최근 교실 현장에서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활용한 학습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사용 역시 아동 및 청소년들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확대 및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존재한다. 특히 아동 및 청소년들은 독서를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데, 이때 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타인과의 교류를 강화함으로써 보다 더 다양한 관점에서 인물과 사건들을 이해할 수 있다(Chassiakos et al., 2016).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과 유사한 상황에 처한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이러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가족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지 못했거나 밝혔으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성소수자 학생의 경우 미디어를 통해 자신과 유사한 고민을 갖고 있는 타인과 교류함으로써 사회적 지지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미디어를 통해 획득한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내용의 적절성을 식별할 수 있는 역량, 혹은 내용의 적절성에 의심이 될 때 취할 수 있는 전력 등을 알려주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위험 역시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다(Chassiakos et al., 2016).


   이 외에도 다수 연구들에 따르면 디지털 미디어의 과도한 사용은 아동 및 청소년의 수면과 주의력, 그리고 학습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디지털 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아동 및 청소년의 경우 비만과 우울증의 발병률도 더 높게 나타났다. 부정확하거나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되어 잘못된 지식을 습득하거나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미디어를 통한 사이버 범죄가 급증하면서 최근 많은 아동 및 청소년이 금전적 피해를 입거나 성범죄 등에 노출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Chassiakos et al., 2016).


 

━━━━━━  디지털 미디어 활용 관련 교육 및 지원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지털 미디어는 아동 및 청소년의 삶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적절한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오늘날 아동 및 청소년의 삶에서 디지털 미디어란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에, 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관련 기술 및 기기를 적절히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미국소아과학회 역시 아동 및 청소년의 미디어 사용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가정과 학교에서의 적절한 교육적 지원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아동 및 청소년의 건강과 웰빙 증진을 위한 주요 요인으로 적절한 신체 활동,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질 높은 수면, 교육적인 사회 환경의 네 가지 요소를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미디어 역시 건강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건강한 디지털 미디어의 활용을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 시간의 균형을 설정하는 것, 가족 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토대로 미디어 사용에 대한 일관된 규칙을 만드는 것, 접근 가능한 온라인 콘텐츠의 경계를 설정하는 것, 연령에 적합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하는 것 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Council on Communications and Media et al., 2016).


   이러한 중요성을 보여주듯 미 연방정부의 초중등교육법인 모든학생성공법(Every Student Succeeds Act, ESSA)은 기술 활용을 통한 교육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학생과 교원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연방정부의 ESSA 지원 기금을 이를 증진하는 데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주정부 수준에서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법안 마련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내 주정부 국회의원들의 연합체인 전미 주의회의원연맹(National Conference of State Legislatures, NCSL)에 따르면, 유타(Utah) 주는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을 위해 안전한 기술사용과 디지털 시민의식 또는 디지털 시티즌십(digital citizenship)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이 법안은 학교의 임무 중 하나로 자녀의 건강한 미디어 사용 지도를 돕기 위한 학부모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메인(Maine) 주의 법은 주 교육감 혹은 교육부 차원에서 학생들의 적절한 디지털 미디어 활용을 돕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특히 여기에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 인력에 대한 전문성 개발 지원도 포함된다. 워싱턴(Washington) 주는 가장 포괄적인 디지털 시민의식 교육 법안을 시행 중인 주정부 중 하나로, 모든 학생과 학부모, 교사, 사서 등 관계자들이 디지털 시민의식 및 미디어 활용 교육에 참여하도록 도울 것을 요구한다(Deye, 2017).


   비영리 기구의 전문적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 아동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비영리 기구 커먼 센스(Common Sence)는 학부모의 콘텐츠 식별을 돕기 위한 커먼 센스 미디어(Common Sense Media)라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아동 및 청소년들이 접할 수 있는 기존의 영상 자료들을 분석하여 자료의 질과 적정 시청 연령 등을 분류 및 공개하는 일종의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이다. 아동의 연령을 입력하면 그에 적절한 영상 목록과 주의점 등을 제공해준다. 미국소아과학회는 패밀리 미디어 플랜(Family Media Plan)이라는 툴(tool)을 통해 가족 특성에 맞는 건강한 미디어 활용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관련 연구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토대로 증거기반의 미디어 활용 계획 수립을 돕는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사용자가 가족의 특성과 상황에 대한 가능한 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면, 이를 고려하여 적절한 미디어 활용 플랜을 제시해준다.

 


━━━━━━  맺음말


   오늘날 아동 및 청소년의 생활을 묘사함에 있어 디지털 미디어의 활용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일 것이다.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그간 아동 및 청소년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은 빠르게 증가해 왔고 앞으로도 그 빈도와 강도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및 시민의식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적절한 미디어 활용은 아동 및 청소년의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만 부적절한 미디어 활용은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심각할 경우 위험한 범죄에 노출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혹은 시민의식 교육이 필수적일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 연방정부의 모든학생성공법(ESSA)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연방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유타, 메인, 워싱턴 등 주정부들은 학교 차원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소아과학회, 커먼 센스 등 비영리 단체도 다양한 전문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상의 관련 교육 및 지원 사례에서 특징적인 점은 아동 및 청소년뿐 아니라 이들을 지도하는 학부모 및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까지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는 아동 및 청소년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이 특정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이들의 삶 전반과 매우 밀접하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교실에서만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지고 가정과의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교육의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정부의 관련 법안뿐 아니라 미국소아과학회가 제시한 권고문 역시 학교에서의 교육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규칙 설정 및 이를 위한 지도방법 등 학부모의 역할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적 관점의 교육적, 제도적 지원은 최근 디지털 환경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유용한 시사점을 준다.


 


[참고자료]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