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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정책 현황

작성자
최지연(싱가포르통신원)
발행일
2022.12.14




   가포르 사회·가족부(Ministry of Social and Family Development, MSF)에 따르면, 자폐로 진단되는 어린이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특수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된 학생 수는 지난 3년 동안 약 5% 증가하였다(MSF, 2022). 이와 같이 증가하는 장애 인구와 그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신체장애부터 정신장애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장애인들 중에서는 독립적으로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도 있는 반면, 일생동안 보호자의 돌봄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넓은 스펙트럼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그들의 일생 사이클에 맞추어 적합한 지원을 해야 하며, 개개인의 삶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2022‘Enabling Master plan 2030(장애인 주류화 마스터플랜 2030)’이라는 장애인 평생교육 정책을 포함한 전반적인 장애인 지원 정책을 발표하였다. 이하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추진하는 장애인 평생교육 정책의 중심이 되는 Enabling Master Plan 2030 이니셔티브와 이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평생교육 현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정책: Enabling Master Plan 20301)


   싱가포르 사회·가족부는 2022817일 포용사회(Inclusive Society)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Enabling Master Plan 2030(이하 EMP 2030)을 발표하였다. EMP 2030Enabling Master Plan4번째 계획으로, 1-3차 계획을 바탕으로 구축된 인프라와 시행 정책에 더해 장애인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 교육에 초점을 두고 계획되었다(MSF, 2022). 이번 계획의 예산 규모는 EMP 2030의 전신인 제3EMP를 통해 알 수 있는데, 2017년 당시 1년에 약 4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3,800억 원)를 장애인 및 양육자에게 예산을 배정하였다(Lee, 2017).


   한편, EMP 2030<1>과 같이 3개의 전략 주제와 14개의 주요 영역으로 이루어져, 장애인들과 보호자를 위해 일평생에 걸친 지원 전략을 제시하였다.

 

<1> EMP 2030: 전략 주제와 주요 영역

전략 주제(Strategic Themes)

주요 영역(Area)

1.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평생교육 지원 강화
(Strengthen support for lifelong learning in a fast-changing economy)

1. 유아기(Early Years)

2. 학령기(Schooling Years)

3. 학령기 이후(Beyond Schooling Years)

2. 장애인이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지원

(Enable persons with disabilities to live independently)

4. 포괄적 고용(Inclusive Employment)

5. 포괄적 생활(Inclusive Living)

6. 기술 지원(Assistive Technology)

7. 돌봄 지원(Caregiving Support)

3. 장애인이 사회와 통합되어 살아갈 수 있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 조성

(Create physical and social environments that are inclusive to persons with disabilities)

8. 포괄적 커뮤니케이션
(Inclusive Communications)

9. 포괄적 교통(Inclusive Transport)

10. 포괄적 공공공간(Inclusive Public Spaces)

11. 포괄적 건강지원(Inclusive Healthcare)

12. 포괄적 운동(Inclusive Sports)

13. 포괄적 예술과 유산(Inclusive Arts and Heritage)

14. 포괄적 지역사회(Inclusive Communities)

출처: MSF(2022)

 

   이 중에서 장애인의 평생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전략 주제 1-3, 2-4, 2-6을 영역별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전략주제 1-3. 학령기 이후


   EMP 2030에서는 학령기 이후의 평생교육 전략과 관련해 두 가지 세부 분야를 강조하였다. 첫 번째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공동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과정을 더 통합적으로 제시해 장애인들이 더 쉽게 접근하여 수강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경제도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통합 평생교육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두 번째로, 현재 지적 장애나 자폐성 발달장애인의 경우 독립적으로 사는 방법을 안내하는 등의 맞춤 코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이 자립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평생교육이 지원되어야 한다.


   위의 지향점을 바탕으로 20225, 싱가포르의 종합적인 장애인 지원기관인 이네이블(SG Enable)이 관리하는 장애인 대상 학습 허브 아카데미(Enabling Academy)를 개관하였다. 이네이블링 아카데미(Enabling Academy)는 장애인 평생학습 활성화 및 증진이라는 목표를 향해 교육, 사업, 장애 관련 이해 관계자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우선, Enabling Academy2023년까지 장애인 역량 학습틀(Enabling Skills Framework)을 개발할 예정인데, 이 프레임 워크는 장애인이 평생학습 여정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도움을 주고, 지역사회에서 어울려 생활하고 취업할 기회를 높이기 위한 기술틀이다. 또한 뜻이 맞는 이해관계자들을 연결하여 장애인들의 평생학습 환경 개선을 위해 훈련 공간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역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싱가포르 사회·가족부는 장애인과 보호자를 지원하는 지역센터인 이네이블링 서비스 허브(Enabling Services Hubs, ESH)를 시범 운영 중인데, 해당 사업의 대상은 정기적인 외부 활동이 없는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장애인의 평생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ESH는 일상생활 기술, 사회 감정 학습, 신체 활동 및 예술과 같은 분야를 포함한 지속적인 교육 및 학습 과정을 제공할 계획이다.

 

     전략주제 2-4. 포괄적 고용


   싱가포르 사회·가족부는 기존의 장애인 고용정책을 강화하면서 맞춤형 지원(, 현장 취업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23년 이네이블링 비즈니스 허브(Enabling Business Hubs, EBH)를 오픈하여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EBH를 통해 현재 30.1%에 달하는 장애 고용 인구를 203040%(10,000)로 늘릴 계획이다(Shermaine Ang, 2022). EBH에서는 장애인이 일 하기 편리하도록 구조화된 환경을 제공하여 장애인과 고용주에게 지원 서비스와 교육, 현장 취업 지원 등과 같은 공유 시설을 지원한다. 또한, EBH를 지역사회 안에 배치함으로써, 장애인들이 그들이 사는 곳 근처에서 훈련하고 일할 수 있도록 접근성 제고를 통해 다양한 활동과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전략주제 2-6. 기술 지원


  기술의 발전은 장애인이 집
, 지역사회 그리고 직장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에, 이들이 기술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정책을 통해 장애인들이 집에서 스마트 홈을 구성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교육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장애인이 거주하거나, 일하고, 학습, 훈련하는 장소에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장애인들에게 학교, 의료 기관 또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추천하고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 디지털 사용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역량 강화를 위해 실습 커뮤니티(Community of Practice)를 설립하여 기술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   장애인 평생교육 현황


     장애인 평생교육 참여현황


   SG Enable2021년 발표에 따르면, 장애인 평생교육은 크게 1) 직업 역량 강화, 2)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직업 역량 강화 부분을 살펴보면 885개의 훈련 장소에서 총 1,903명의 장애인이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훈련받았고, 677명의 장애인 고용주가 장애인 고용 훈련을 받았다.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분야에서는 589명의 장애인들이 새로운 직업을 지원받았고, 557명이 고용을 위한 직업 훈련을 받았다(SG Enable, 2022).

 

     장애인 평생교육기관: Enabling Academy


   20225월 개관한 싱가포르 장애인 평생교육 기관인 Enabling Academy는 디지털 마케팅, 모바일 및 웹 개발, 회계, 행정, 인적 자원 및 물류 등의 분야에서 장애인을 위해 110개 이상의 업무 관련 교육과정을 주관한다. 무엇보다 직업 세계의 입문 과정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다양한 레벨의 워크숍 또한 개최되었다. 더불어 시간 관리, 요리, 주변과 상호작용하는 법과 같은 생활 관련 분야에서도 장애인들에게 평생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아카데미는 여러 업체와 협력하여 장애인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구글과 협력하여 제공하는 구글 자격증 프로그램(The Google Career Certificate Scholarship Programme)VM웨어와 협력하여 제공하는 VM웨어 오로라 프로그램(VMware Aurora Programme)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서는 IT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IT 자동화, 지원, UX 디자인, 컴퓨터 보안 등과 같은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이 외에도 아카데미 자체에서 기본 업무역량, IT 역량, 회계, F&B, 예술, 방송, 호텔 관광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장애인들이 학습하여 직업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직업 역량뿐만이 아니라 생활 역량 발달을 위한 강점 찾기, 시간 관리하기, 생활 기술 늘리기 등과 같이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수업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아카데미에서는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위해 삶의 기본 역량부터 직업 역량까지 매우 광범위한 수업을 제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장애인 고용주들을 위한 평생교육 훈련도 마련되어 있다. 해당 훈련에서는 핵심 역량, 장애인 이해 역량, 소프트 스킬 이렇게 큰 3가지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 지원, 상담, 협상, 장애인 관련 성교육, 그리고 감각 장애, 신체장애, 지적 장애, 발달 장애인을 도와주는 방법 등 세심한 훈련을 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지원금의 보조를 받아 교육 훈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1년에 만들어진 4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38억 원) 규모의 타마섹-CDC 신탁 기금(Temasek Trust-CDC)은 장애인들의 직업 훈련과 독립적인 삶의 역량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펀드는 1인 당 1,0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90만 원)를 지원하여 학습기기를 구매하고 훈련 과정을 등록하는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정부는 오픈도어 프로그램 훈련 장학금(the Open Door Programme Training Grant)을 개설에 이미 회사에 고용된 장애인들의 평생 학습을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고용주가 신청하여 채용된 장애인의 능력 개발이나 업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Goh, 2021; SG enable, 2022). 이렇게 조성된 펀드와 지원금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평생교육을 부담 없이 신청하여 수강할 수 있다.

 


━━━━━━   맺음말


   신체적, 정신적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쾌적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보다 사회의 적극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더불어, 보호자들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해서도 장애인들을 100% 보호자의 책임 하에 둘 수 없기도 하다. 따라서 장애인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것이 바로 싱가포르가 현재 장애인의 평생교육 정책과 관련하여 가지고 있는 기조임을 알 수 있다. 싱가포르는 현재 업무 역량을 학습할 수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업무 역량 부분 평생학습과 일상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활 분야 부분의 평생학습을 운영 중에 있다. 이러한 정책이 우리나라 장애인 평생교육 정책에 주는 시사점으로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장애인의 평생교육 정책이 장애인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주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Enabling Academy에서 실제로 약 677명의 고용주가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한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교육은 장애인 고용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더불어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켜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는 선순환을 낳는다. 이를 위해, 고용주들에게 의무가 아닌 금전적, 정책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용주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을 시행한다면, 장애인들의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 번째,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그들이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이 우리나라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지적 장애인들은 장애 스펙트럼에 따라 일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배움의 기간이 길게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런 장애인들은 현실적으로 특수학교를 졸업하면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진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 Enabling Academy에서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장애인들이 최대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본 역량을 지도하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도 평생교육의 패러다임을 직업 역량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최대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술교육의 시행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장애인들의 생활공간에 디지털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생활과 업무 영역에서 기술을 활발히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교육 관련 평생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삶에 필수적으로 자리 잡음에 따라 장애인들을 위한 기술교육도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 보조 기구 관련 기술을 교육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장애인들이 삶과 업무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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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회가족부(MSF) 자료와 SG Enable 홈페이지에서 주요 내용을 정리함.


[참고자료]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