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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정책 현황

작성자
윤은지(덴마크통신원)
발행일
2022.12.14





━━━━━━   장애인 평생교육 정책


   덴마크는 1950년 농아(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 1956년 시각장애인법, 1959년 정신지체장애인법을 제정하면서 민간협회나 기관에서 자선 사업으로 이루어지던 장애인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형태로 전환하였다. 1958년 초중등학교법에 장애 아동에 대한 특수교육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었으나 당시 장애 아동들은 일반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198011일 성인특수교육법(Lov om specialundervisning for voksne)을 별도로 제정하면서 장애 아동뿐만 아니라 장애를 가진 성인들 또한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신체적 혹은 정신적 장애를 가진 국민이 거주지와 가까운 환경에서 평생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 조직 구조 및 업무 분담에 대한 행정 구조 개혁(Kommunalreformen 2007)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200711일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는 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운영할 의무를 가지게 되었고,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을 위한 사회 및 특수교육 분야에 대한 지원을 해줄 국립사회건강분야 연구자문기구(Den nationale videns- og specialrådgivningsorganisation, VISO)를 설립하였다.


   덴마크에서는 초중등학교를 졸업하고 의무교육을 마친 후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평생교육은 다음과 같다. 우선 202189일에 개정된 예비성인교육 및 성인을 위한 난독증 교육에 관한 법률(Bekendtgørelse af lov om forberedende voksenundervisning og ordblindeundervisning for voksne)에 따라 기본적인 언어 습득에 어려움을 가진 만 25세 이상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난독증 교육(Ordblindeundervisning for voksne)이 있다.


   아동교육부 보도자료(2021)를 통해 덴마크 정부와 의회는 난독증 국가지식센터를 설립 계약을 체결하여 난독증 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 및 연구, 난독증 전문 교사 지원 등 성인 난독증 교육정책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난독증 국가지식센터 설립뿐만 아니라 정부는 난독증을 가진 성인 장애인들이 교육이나 직장에서 올바른 도움을 받고 일상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당사자(고용주, 노동자)와의 대화를 통해 난독증이 있는 성인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계획에 대해 밝혔다.


   한편, 덴마크에서는 200766일 장애청소년을 위한 청소년교육에 관한 법률(Lov om ungdomsuddannelse for unge med særlige behov)에 따라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교육법을 제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Ungdomsuddannelse for unge med særlige behov)을 만들어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이유로 초중등학교 의무교육을 마치고 전통적인 청소년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없는 만 16-25세의 장애인들에게 추가 교육이나 취업을 위하여 개인적, 사회적, 직업적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덴마크에서 장애인 대상 평생교육이라는 것은 한국의 초등학교 6년부터 중학교 3년까지의 교육과정을 일컫는 폴케스콜레(Folkeskole)9학년 즉, 초중등학교 의무 교육과정을 마친 만 16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을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덴마크에서는 장애인 평생교육이라는 용어보다는 장애를 가진 혹은 도움이 필요한 성인특수교육이라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하에서는 난독증 교육과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등 덴마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   장애인 평생교육 현황


     난독증 교육


  기본적인 언어 습득에 어려움을 가진 만 25세 이상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난독증 교육(Ordblindeundervisning for voksne)은 각 지역 성인교육센터(voksenuddannelsescenter, VUC)에서 난독증 전문교사와 함께 난독증 검사 및 교육과정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철자, 읽기, 쓰기 등 언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으로 장애인의 특정 요구사항에 따라 일대일교육 혹은 2-6명 정도 소규모 인원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덴마크 교육부 국가정보 및 안내포털사이트인 교육가이드(UddannelsesGuiden)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난독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일상생활에서의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뿐만 아니라 소리로 글을 읽어주거나 올바른 철자를 쓰는 방법, 오디오 메시지 보내기, 목소리를 녹음하여 글로 기록하기 등 IT를 활용한 보조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 또한 지원받을 수 있다. 단어 제안 프로그램과 음성 합성 기능이 있는 프로그램이나 음성 인식 프로그램인 딕투스(Dictus)를 통해 난독증이 있는 성인들이 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덴마크 교육분석 및 평가연구소(Danmarks Evalueringsinstitut, EVA)에 따르면(EVA, 2022), 덴마크에는 약 25만 명의 난독증을 가진 성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난독증 교육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47,500명이 참가했으며, 참가자 수는 201311,400명에서 20197,400명으로 36% 감소 추세를 보였다. 난독증 관련하여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난독증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수가 줄어드는 이유로 난독증을 가진 성인들이 난독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일부는 난독증 교육을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그 외에도 직장인의 경우 난독증 교육을 받기 위한 시간을 근무 일정에서 찾기 어려운 점도 난독증 교육에 참여하는 숫자가 낮게 나타나는 이유로 나타났다(EVA, 2022).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교육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교육(Ungdomsuddannelse for unge med særlige behov, STU)3년제 교육 프로그램으로 만 16-25세여야 하며, 신체적인 이유로 스스로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청소년, 복합 장애를 가진 청소년, ADHD 증상이 있는 청소년, 자폐증을 가진 청소년, 다른 정신 장애를 가진 청소년, 후천성 뇌 손상을 입은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다.


   STU 교육 프로그램 참가 자격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STU 교육 대상자에 해당이 되는지 여부를 해당 장애 청소년과 부모와의 협의를 거쳐 결정을 하게 된다. 필요한 선에서 전문가의 조언 혹은 학생이 다니던 학교 또한 STU 교육 대상자 결정 과정에 관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장애 청소년이 특정 장애나 진단을 받는 경우뿐만 아니라 덴마크에서 의무교육과정을 마친 이후 다른 일반교육을 이수할 수 없을 경우에만 프로그램에 참여가 가능하다.


   덴마크 교육부(Undervisnings ministeriet)가 발간한 STU 교육 프로그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당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던 STU 학생 수는 510명이었으나 꾸준히 증가하여 2014년 이후부터 2016년까지 매년 5,000명 이상을 유지했다(Undervisnings ministeriet, 2017). 이러한 수치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1>에서 나타나듯이 2016년부터 2022년도까지 적어도 1,700명 이상의 STU 교육 프로그램 대상자들이 입학하였다. 그리고 STU 교육 프로그램을 3년 동안 받은 수료생 수는 20161,518명에서 20201,776명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1> 2016-2022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교육(STU 교육) 참가 현황(단위: )

구분

2016

2017

2018

2019

2020

1. 입학생 수

1,976

1,991

2,107

1,729

1,829

2. 수료생 수

1,518

1,504

1,551

1,648

1,776

3. 중퇴생 수

331

291

384

273

423

4. 총 참가자 수

5,385

5,540

5,731

5,527

5,504

*출처: 아동교육부(Børne- og Undervisningsministeriet, 2022.09.05). Statistik om ungdomsuddannelse for unge med særlige behov (STU) 일부 발췌함.

 

   한편, STU 교육 프로그램에 입학을 하게 되면 최대 12주 동안 프로그램 소개 및 장애청소년의 교육이나 취업에 대한 희망사항,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 각 장애청소년과 부모와 함께 논의 및 장애청소년 개인별 교육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교육계획에는 장애청소년 개개인의 잠재력과 발전을 목표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기숙학교, 직업학교, 에프터스콜레(Efterskoler), 기타 청소년 및 성인 평생교육기관 등 요소들이 포함될 수 있다. 이는 STU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이 기존에 존재하는 일반과정에 일부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획 변경이 필요할 경우 최소 1년에 한 번은 조정이 가능하며, 교육은 3년간 진행되고, 교육시간은 연간 최소 840시간이 제공되지만 모두 이수할 의무는 없다. , STU 교육에 참여한 시점으로 질병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는 있으나 5년 이내로 프로그램을 마쳐야 한다.


   STU 교육은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누어 프로그램이 구성되는데, 독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간관계, 집안일 교육, 경제교육 등을 다루는 일반교육, 장애청소년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취업 관련 기술 교육, 기업 및 기관 내에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는 인턴십 과정으로 나누어진다. 시험은 없으며, 3년 동안 STU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청소년이 습득한 기술과 역량에 대한 인증서를 수료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STU 교육 프로그램은 장애청소년이 거주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용을 지불하므로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STU 교육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은 2016133천만 덴마크 크로네(한화 약 2,4547천만 원)를 지출하였으며, STU 교육 프로그램 참여 학생 1인당 평균 지출은 2013년에 235천만 덴마크 크로네(한화 약 4,350만 원)에서 2016년에는 228천 덴마크 크로네(한화 약 4,210만 원)로 약간 감소된 수치를 보였다. 학생 1인당 평균 지출 범위는 지자체별로 한화 3,900만 원에서 5,390만 원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Evaluering af særlig tilrettelagt ungdomsuddannelse, 2017).


     청소년·성인특수교육센터


   덴마크는 사회노동시장청(social og arbejdsmarkedsforvaltningen) 산하의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특수교육 및 상담센터(Center for Specialundervisning for Voksne, CSV)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펜하겐(København), 오르후스(Århus), 오덴세(Odense) 등 전국 주요 도시 및 각 지방자지단체에 위치하며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 청소년 및 성인들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제공한다. 청소년·성인특수교육센터는 장애를 가진 청소년과 성인이 교육이나 검사, 조언 등을 통해 일상생활과 취업 등을 할 수 있도록 사회에서 가능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센터에서는 기본적으로 4가지의 분야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첫째, 16-25세 대상으로 하는 STU 교육이 있다. 둘째, 뇌와 인지 능력에 장애가 있는 청소년이나 성인들을 위한 교육이 있다. 셋째, 성인 특수교육(Voksenspecialundervisning, VSU)으로 만 18세 이상의 성인에게 제공되는 교육이며, 상위 연령 제한은 없다. 이는 삶에서의 교육의 의미와 삶에 끼치는 교육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철자나 읽기, 수학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돕는 교육이다. 넷째, 청각 및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제공한다.


   센터에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코펜하겐에 위치한 성인특수교육센터의 경우, 장기간 뇌진탕 후유증을 앓거나 후천성 뇌 손상이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뇌 에너지나 피로를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는 심각한 수면 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수면 전문 상담사와 함께 하는 수면 클리닉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의 경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수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 평생교육 관련 항소위원회


   덴마크에서는 장애인 평생교육과 관련하여 학교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성인에 대한 특수교육 결정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공정한 조언을 구할 수 있도록 항소위원회(Ankestyrelsen)를 운영하고 있다. 항소위원회는 독립적인 항소기관으로 학교, 지자체가 내린 결정을 내린 4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으며, 2020년에는 STU 교육 관련 결정에 대한 불만 72, 성인을 위한 특수교육 관련 결정에 대한 21건의 불만에 대한 문제제기 및 조언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항소위원회는 법적 문제에 대해서만 다루며, 청소년 및 성인 대상 지자체의 결정에 대한 불만사항을 처리할 때 지자체에서 행정 규칙이나 원칙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따라서 항소위원회는 법적 기준에 입각하지 못했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추가 처리 여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을 지지할지 여부만 결정 가능하다(2021 Klagenævnet for Specialundervisning årsrapport, 2022).

 


━━━━━━   맺음말


   덴마크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평생교육기관들을 책임지고 운영하도록 한다
. 이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장애를 가진 성인들이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장기적으로 장애인의 평생교육의 기회와 접근성을 제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 평생교육 영역에서 다른 전통적인 교육을 받을 수 없으며, 다양한 장애 유형을 가진 청소년 혹은 성인 학습자들을 포용할 수 있고 유연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개인별 맞춤계획 STU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장애인들이 수동적으로 공공복지를 제공받게끔 하기보다는 평생교육을 통해 일반적 교육이나 취업으로 적극적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한편, 최근 정부와 의회는 난독증 국가지식센터 설립을 계획한 가운데 앞으로 난독증을 가진 성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에서는 난독증에 대한 지식이나 연구가 부족한 탓에 의무학령기에 난독증 검사 및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이미 성인이 된 사람들에 대해 국가로서 책임을 지고 지원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자신에게 난독증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성인들을 어떻게 난독증 검사를 하도록 할 것인지, 질병이나 직장을 이유로 현실적으로 난독증 교육을 받기 어려워 포기하는 성인들을 어떻게 지원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참고자료]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