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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선거교육 현황

작성자
유지연(캐나다통신원)
발행일
2022.01.26





1. 최소 선거연령 법령


  캐나다는 연방 선거법(Canada Elections Act)을 통해 캐나다 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며 선거 당일 기준 18세 이상이 된 성인은 유권자로서의 자격을 갖는다(3)”고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Elections Canad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인구의 약 75%가 투표할 권리를 가지며, 나머지 25%는 연령 제한에 걸리거나 시민권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참여의 기준이 빈번하게 변경되는 것은 아니지만, 2019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해외에서 5년 이상 거주한 시민권자에 한해서는 투표를 제한하였으며, 21세 이상에게만 허용하던 연령 기준은 1970년부터 18세로 하향 조정하였다. 또한, 18세 미만이더라도 16세 이상부터는 연방, 혹은 주/준주 선거관리위원회에 지원하여 면접 과정을 거치면, 사전투표 기간을 포함해 투표 당일까지 선거관리위원으로 시간제 급여를 받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2112월에는 캐나다 전역의 12-18세 청소년 13명이 18세 이상 시민 만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선거법 조항이 캐나다 권리와 자유의 헌장(Charter of Rights and Freedoms)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온타리오 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특히, 캐나다 건국 초창기에는 재산을 소유한 21세 이상 남성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졌던 것과 이후 여성과 특정 아시아 지역 출신 이민자들, 그리고 원주민으로 확대되어온 역사를 언급하며, 여전히 불특정 다수를 배제하고 있을 가능성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18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현재의 선거법은 청소년들이 투표 과정을 통해 캐나다 민주주의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이후 세대로 영속시키는 행위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테일러 바크라크(Taylor Bachrach) 신민주당 의원은 정부를 법정에 세우는 젊은이들에게서 영감을 받았으며, 캐나다 청소년의 목소리를 더 들을 가치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에 선거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하고 이후 절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2. 학교급별 선거교육 현황


   학교교육을 통한 선거교육은 크게 사회과 교과를 통하거나
, 캐나다 학생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하는 학생 모의선거 프로그램(Student Vote)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온타리오 주에서는 10학년 학생이라면 누구나 0.5학점 과정인 시민윤리(Civics)’ 교과를 필수로 이수해야 하며, 온타리오 주 교육부(2018)캐나다 및 세계 연구(Canadian and World Studies)’ 관련 교육과정에 따라 국가 민주주의와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선거에 대해 학습한다. 그러나 선거 자체에 대해 세밀하게 다루도록 규정하지는 않으며, 교사들이 선거에 대한 내용을 수업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기 원할 경우에는 연방 및 주/준주 선거관리위원회와 학생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연방준주 선거관리위원회 자료]

  학생선거관리위원회(Student Vote Canada)는 학생들의 시민 문해력(Civic literacy)’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와 선거의 개념을 소개하며, 캐나다 정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학생들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다음 <1>과 같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1> 학생선거관리위원회의 학교급별 선거교육 자료

구분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프로그램 구성

초등 4학년부터 8학년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계되었으며, 구글 슬라이드와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학습 자료와 비디오, 학생 참여 활동 자료가 포함되어 있음

중고등 7학년부터 12학년(일부 지역에서는 고등 1-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계되었으며, 초등과 마찬가지로 슬라이드와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학습 자료, 비디오, 학생 참여 활동 자료가 포함되어 있음

세부 주제

1단원: 민주주의와 투표

2단원: 권리와 책임

3단원: 캐나다의 정치 구조

4단원: 시민의식

5단원: 정당

6단원: 캠페인 의사소통

7단원: 후보자

8단원: 선거 결과 분석

1단원: 민주주의

2단원: 캐나다의 정치 구조

3단원: 시민의식

4단원: 연방 정부

5단원: 후보자

6단원: 정당에 따른 논쟁

7단원: 선거 절차와 과정

8단원: 선거 결과 분석

출처: 학생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https://studentvote.ca/canada/resources/)에서 발췌하여 정리

 

   또한, 각 주/준주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별도의 선거교육 자료를 개발하여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온타리오 주 선거관리위원회(Elections Ontario)5학년과 10학년을 위한 교육자료를 홈페이지 내 교육자료 페이지에 게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교사는 학생의 필요에 맞게 학습과제를 선택하고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학습 키트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10학년 교육자료의 경우에는 미래 유권자 등록 프로그램(Register of Future Voters)’을 주요하게 다루도록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16, 17세 학생들이 이후 18세가 되었을 때 투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유권자 등록을 마치는 것이다. 미래 유권자 등록부에 기재된 정보는 학생 본인이 18세가 되었을 때 자동으로 영구 유권자 등록부로 이전된다.

 

   이는 선거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낮춘 1970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젊은 유권자의 투표율이 35세 이상 집단에 비해 훨씬 낮게 집계된 것에 기인한다. 캐나다에서 청소년으로 분류하는 18-24세 사이의 젊은 유권자 집단의 투표율은 현재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으며, 2000년대 초반에는 캐나다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해당 집단의 유권자들이 나이가 들어도 계속해서 투표에 덜 참여적인 것으로 나타나, 캐나다 연방 선거관리위원회는 젊은 세대의 선거 참여에 대한 연구와 조사, 지속적인 협의 및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 모의선거 프로그램]

  매번 선거 때마다 정식 선거연령에 포함되지 않는 4-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제 선거기간 동안 실제 후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모의선거가 실시된다. 본 프로그램은 2003년에 처음 시작되었으며, 가장 최근 실시된 20211012일 선거에서는 캐나다 전역의 5,988개교에서 809,312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캐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캐나다 선거법을 통해 선거과정이 학생들에게 잘 알려질 수 있도록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171).”고 규정하고 있으며, 최대한 실제 선거와 유사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각종 선거용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 등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다음 [그림 1]에 제시된 설명과 같이 학급 단위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선거 관리의 비밀 유지를 위해 모의선거 결과는 실제 선거가 종료될 때까지 발표되지 않으며, 선거가 완전히 종료된 이후 정당 선호도, 지역구 선거 결과, 참여 학교별 결과가 공개된다.


[그림 1] 학생 모의선거 프로그램 운영 절차

출처: 학생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학생 모의선거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선거의 모든 절차를 직접 경험하고, 능동적으로 정보를 이해하여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교육 프로그램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 전에는 각 정당의 공약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토론 수업이 가능하며, 선거 후에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제 선거 결과와 학생 모의선거 결과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또한, 투표 결과에 따른 향후 문제점을 예측하며 캐나다 미래의 변화에 대한 수업도 가능하다.


 

3. 거교육의 한계 및 개선과제1)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기술의 진보로 막대한 양의 정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가짜 뉴스와 극도로 편향된 정보의 양도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의 시민 참여를 위한 비영리 비정당 지지단체인 사라마 민주주의센터(Samara Centre for Democracy)’캐나다의 시민 문해력을 위한 투자: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에 대한 대답(Investing in Canadians’ civic literacy: an answer to face news and disinforma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행하여, 학교가 너무 정치적이거나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을까 두려워 시민 문해력을 가르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온타리오 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교육 비영리 단체인 교육을 위한 사람들(People for Education)’도 정보의 홍수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유일한 보호장치는 각 개인이 참여적이고(engaged), 충분한 정보를 가지며(informed), 분별력 있고(discerning), 회복력 있는(resilient) 민주적 대중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따라서 특정 교과를 통해 단순히 정부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학교 경험 전체를 통해 시민 문해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교육을 위한 사람들이 캐나다 전역의 교육 전문가들과 성공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과 역량에 대해 정의하고 그 결과를 교육과정과 비교검토한 결과, 시민 교육의 성과로 다루어져야 하는 핵심 기술 및 역량이 실제 교육과정과 교육 내용에서는 우선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알란 시어스(Alan Sears) 뉴브런즈윅 대학(University of New Brunswick) 교수는 시민 교육은 단순한 지식 습득 이상이어야 하며, 학생들이 민주적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개인의 목소리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학생들이 학교와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사라마 민주주의센터(2019.01.30.) 효과적인 시민 문해력 프로그램을 규정하고 개발하기 위한 정책 및 예산 마련, 시민 문해력을 위한 지침 개발, 시민 문해력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정부, 연구원, 조직 간 네트워크 지원, 시민 문해력을 위한 국가 수준의 지원 체제 구축과 이를 통한 관련 부처간 의견 교환 및 업무 협력, 평가가 적절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교육을 위한 사람들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12학년까지의 학교교육을 통해 시민 교육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민의식, 창의성, 건강, 사회정서적 학습 등 소위 새로운 기본(the new basics)”이라고 칭하는 역량과 기술을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가르치고, 양질의 교육자료 개발과 학습 환경 조성을 위해 학교와 교육청을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4. 나아가며


   캐나다의 선거교육은 사회과 교과를 통해 주/준주 선거관리위원회 및 학생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하거나, 학생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하는 모의선거를 통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서는 교사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선거 자체를 수업 시간에 얼마나 깊이 있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의 하나로 시민 문해력이 거론되며, 단순히 특정 교과를 통한 지식 축적에 그칠 것이 아니라 경험과 참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젊은 유권자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법정 선거연령 이전인 16세부터 미래 유권자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준주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교사들이 이를 수업 시간에 적극 활용하도록 교육자료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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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을 위한 사람들(2019.02.19.)에서 발췌하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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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교육을 위한 사람들(2019.02.19.). What is civic literacy and why do our kids need it? https://peopleforeducation.ca/our-work/what-is-civic-literacy-and-why-do-our-kids-need-it/ (2022.01.08. 인출).

사라마 민주주의센터(2019.01.30.). Investing in Canadians’ civic literacy: an answer to face news and disinformation.

온타리오 주 교육부(2018). The Ontario curriculum grades 9 and 10: Canadian and World Studies Geography, History, and Civics (Politics).

온타리오 주 선거관리위원회(n.d.). Educational resources. https://www.elections.on.ca/en/resource-centre/learning-about-elections.html#accordionVoting-Rules (2022.01.11. 인출).

캐나다 연방 법무부(2021.06.29.). Canada elections act (S.C. 2000, c.9). https://laws-lois.justice.gc.ca/eng/acts/E-2.01/page-1.html (2022.01.08. 인출).

학생선거관리위원회 (n.d.). Student vote resources. https://studentvote.ca/canada/resources/ (2022.01.08. 인출).

Global News (2021.12.01.). Young Canadians sue federal government in call to lower voting age. https://globalnews.ca/news/8418542/canada-minimum-voting-age-lawsuit/ (2022.01.07. 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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