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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무기력 학생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사례

작성자
강현민(독일통신원)
발행일
2022.04.13





───── 독일 학생들의 스트레스 현황과 이슈


 아동 및 청소년 스트레스, 우울감, 학교거부, 불안, 번아웃 등과 같은 용어는 모두 무기력 학생 이슈와 관련되어 있다. 학업에 흥미가 없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며 수동적으로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학생들을 일컬어 무기력 학생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러한 학생이 보이는 구체적인 현상에는 학교 스트레스, 학습 동기부족, 수업 집중력 부족, 부산한 행동, 또래 혹은 교사와의 상호작용 회피, 더 나아가 학교거부 등이 있다.


 빌레펠트대학(Universität Bielefeld)의 연구에 따르면, 독일 아동의 18%와 청소년의 19%가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는 청소년 중 11%가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연구에서 스트레스가 높은 청소년은 부모의 높은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압박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동일한 연구에 참여한 학부모의 50%가 자녀를 지원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는 것을 보더라도, 과도한 기대로부터 나오는 지원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모의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Universität Bielefeld, 2015).


 청소년이 겪는 스트레스에는 또래관계, 가족 간의 불화, 남녀관계, 폭력, 전쟁, 따돌림, 학대, 시험, 진학, 미래에 대한 걱정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특히 청소년의 무기력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가 학업과 관련된 스트레스이다. 건강보험회사 DAK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상을 겪는 아동과 청소년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5-10학년 청소년의 43%가 자주 또는 매우 빈번하게 학교 스트레스를 호소하였고, 응답자의 36%가 학교숙제로 인한 피곤함을 느낀다고 응답하였으며, 40%가 학교의 학업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하였다(DAK, 2017). 특히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어린 나이에 시작되는 부모의 지원, 높은 성과에 대한 압박, 숙제와 공부, 개인 과외 및 스포츠, 음악, 미술 등을 포함한 많은 과외 활동이 제기되었다(DAK, 2017). 독일의 경우 학생들은 초등학교가 끝나는 만 10세인 4학년에 실업계 혹은 인문계 중등학교로의 진학 교차로에 서게 된다. 다시 말해, 학생들은 만 10세에 대학에 진학할지 직업교육을 받을지를 결정짓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정에 학교생활 및 학교성적과 교사의 추천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므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직면하는 학교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학생의 무기력 현상을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론조사 기관인 포사(Forsa)2021년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많은 교사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온라인 수업과 불규칙적인 등교 및 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부정적인 행동이 증가하였다고 응답하였다(Forsa, 2021). 구체적으로 [그림 1]과 같이 전체 교사의 68%가 학생이 학습 동기부족과 같은 문제를 보였다고 응답하였는데, 이 중 초등학교는 58%, 실업계 중등학교인 하웁트슐레 및 레알슐레는 75%, 인문계 중등학교인 김나지움은 69%를 차지하였다.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학생들의 문제 행동은 집중력 부족이었는데, 전체 교사의 67%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학생들이 수업에 잘 집중하지 못했다고 응답하였다. 이 외에도 과잉행동, 접촉회피, 결석, 공격적 행위 등을 보인 경우가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Forsa,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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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orsa (2021)

 

 또한, 교사들은 2021/22학년도 업무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갖는 부분을 팬데믹 기간 동안 학생들이 받은 사회적·심리적 영향의 결과에 대처하는 것으로 보았다. 구체적으로 교사와 학생 간의 교육적 관계 향상을 통해 학생들의 사회·심리적 결과에 대처하는 것이 59%로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학교복지 및 학교 심리상담 지원을 통해 학생들의 사회·심리적 결과에 대처하는 것이 55%로 그 뒤를 이었다.


 이렇듯 지난 2년 동안 학교 스트레스를 겪거나 사회·심리적 문제를 경험하는 학생이 증가했지만 이에 대한 지원대책은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심리적 문제를 겪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책이 강화되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교사는 담임교사의 개별적 접촉 14%, 학교사회복지사 및 학교멘토를 통한 지원 15%, 학교심리상담사와 같은 학교 외 파트너를 통한 지원 10%로 매우 낮았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코로나 이전과 동일했다고 응답했고, 심지어 지원이 없었다고 응답한 응답자도 담임교사의 개별적 접촉의 경우 4%, 학교사회복지사 및 학교멘토를 통한 지원의 경우 23%, 학교심리상담사와 같은 학교 외 파트너를 통한 지원의 경우 31%로 높게 나타났다(Forsa, 2021).

 


───── 지원사례: 헤센 주의 학교심리상담 및 예방프로그램

 

 학교심리상담(Schulpsychologie) 프로그램은 심리학적 방법과 전문 지식으로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을 지원한다. 학교심리상담은 행동, 학습, 사고, 감정 및 인간관계를 다루는데, 학교심리상담의 법적 근거는 일반적으로 각 주의 교육부처에서 결정한다. 따라서 학교심리상담은 각 연방 주에서 다르게 구성된다. 여기에서는 헤센 주(Hessen)의 사례를 통해 학교에서 어떻게 무기력 학생을 포함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을 지원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헤센 주는 <1>과 같이 학생들의 다양한 심리적 문제에 대처하고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표 1> 헤센 주 학교심리상담 지원 및 예방 프로그램

프로그램

대상 학년

내용

운영

시수

안전한 장소

(Safe Place)

4-7학년

사회정서적 학습

경험적 학습

스트레스 대처법

교실에서 학교심리상담사와 교사가 함께 운영

심리상담사와 5세션-2시수, 교사와 5세션-2시수

임프레스

(IMPRES)

8-10학년

정신건강 리터러시 증진

스트레스 관리 및 대처법

교실에서 학교심리상담사와 교사가 함께 운영

2시수

미쳤어 그래서 뭐?

(Verrückt na und?)

8학년부터

심리적 정신건강 증진

심리적 위기에 대한 지식

힘든 삶의 상황에서의 자기확신

심리적 문제에 대한 대체전략

교사와 2명의 전문가가 함께 지도

1(5-6시수)

마음의 문제

(MindMatters)

모든 학년

정신건강

관계의 질

회복탄력성

소속감 및 유대감

교사와 프로그램 전문가가 함께 운영

학년별, 모듈별로 상이

함께 하기

(Gemeinsam

Klasse sein)

5학년

왕따 및 사이버 왕따 문제 예방

교사

5일간의 프로젝트 주간

출처: 헤센 주 교육부 홈페이지

 

먼저 프로그램 안전한 장소4~7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심리상담사와 교사가 함께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스트레스가 생각, 감정, 신체반응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학습하고 스트레스 관리 방법 및 대처 전략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도전과제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가 조성되어 학생들의 회복탄력성 향상에 기여하며 교실을 안전한 장소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임프레스8-10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신적 질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감소시키고 학생들의 정신건강 리터러시를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교심리상담사와 교사가 함께 운영하며, 2시수의 수업을 통해 6개의 모듈을 진행한다.


미쳤어 그래서 뭐?’8학년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빈번한 심리문제의 주제인 학교성적, 시험스트레스, 무기력, 왕따, 중독, 질병, 자살 등을 다룸으로써 정신적 웰빙을 일깨우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스스로 심리적 위기 신호를 알아채고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하며, 부모의 정신질환에 대한 책임이 자녀에게 있지 않다는 것과 도움 받는 방법을 제공한다.


프로그램 마음의 문제는 교사와 학생의 정신건강 증진을 통해 좋은 학교로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 학교 및 직업학교를 포괄하여 1-13학년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프로그램은 7개의 수업 모듈을 제공하는데, 주제는 사회정서적 역량 증진’, ‘학교에서 상실과 슬픔 다루기’, ‘왕따 문제’, ‘정신적 어려움’, ‘직업과 정신건강’, ‘회복탄력성’, ‘스트레스 관리이다.


함께 하기프로그램은 프로젝트 수업으로 왕따에 대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다양한 역할극 및 토론, 연습을 통해 왕따와 괴롭힘이 피해자에게 주는 결과를 이해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배운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한 기반을 개발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소속감과 유대감을 개발하고 학교 거부와 무기력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재 헤센 주 교육부는 학교와 학교심리상담사 및 학교 밖 기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교심리상담 프로그램 및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생활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관해 학교심리상담사와 상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담은 자기주도적으로 결정하며 항상 학교나 교사에 알릴 의무가 있지도 않다. 하지만 이러한 창구가 항상 열려 있다고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이 손을 내미는 것이 쉽다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심리상담 프로그램 및 예방 프로그램이 중요한 것이다. 학교 교실에서 진행되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정신적 건강에 대한 지식적인 측면 및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방식과 같은 실천적 측면과 아울러 정신건강과 관련한 어려움에 대한 인식적 측면의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기력함에 대한 원인으로 학교스트레스가 높은 빈도로 제기되고 많은 경우가 등교거부 학교회피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무기력함을 결코 개인의 성격적 특성으로 치부하지 말고 다양한 주제 및 방법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 맺음말

 

독일은 최근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포함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불규칙한 대면·비대면 수업 방침과 학교정책의 잦은 변화가 이러한 어려움을 심화시켰다. 독일은 코로나로 인한 더 이상의 학교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정신 건강의 측면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되기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각 주 단위의 교육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학생, 교사의 정신 건강을 도모하고 심리적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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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DAK (2017). DAK-Präventionsradar 2017. https://www.dak.de/dak/download/praeventionsradar-2116188.pdf (2022.3.31. 인출)

Forsa (2021). Das Deutsche Schulbarometer Spezial: Zweite Folgebefragung. http://docs.dpaq.de/18110-deutsches_schulbarometer_corona_spezial_september_2021-1.pdf (2022.3.31. 인출)

Hessisches Kultusministerium헤센주 교육부. https://kultusministerium.hessen.de/schulsystem/schulpsychologie (2022.3.31. 인출)

Universität Bielefeld und Bepanthen-Kinderförderung veröffentlichen neue Stress-Studie (2015): Burn-Out im Kinderzimmer: Wie gestresst sind Kinder und Jugendliche in Deutschland? https://www.hintergrund.de/wp-content/uploads/2015/09/02_Presseleitmeldung_Stress-Studie%202015.pdf (2022.3.31. 인출)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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