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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교육 전환을 위한 디지털기반 고등교육혁신 지원방안

발행일
2020.12.16
필자
최은옥
소속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시름하고 있다이로 인해 사회적경제적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도 크게 달라졌다사회 전반에 재택근무영상회의 등 비대면 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았고 학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며 학습을 이어 나가고 있다특히고등교육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과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우리 대학은 4차 산업혁명으로 진입하여 인구구조 변화 등 미래 사회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창의력협업 능력 등 미래 사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그러나 전례 없는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고등교육 분야에서 디지털 교육체제로의 전환이 보다 가속화되고 있다.

 

   먼저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통적인 강의실 수업에서 원격수업으로의 변화이다그러나 이는 단순히 대면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바뀐 형식적인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디지털 기술 도입을 통해 각 대학의 우수한 교수강좌시설 등 다양한 대학 자원을 공유하며 학과학교나아가 대학과 지역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응하고 있는 대학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는 지난 9월 디지털기반 고등교육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하였다.

   대학의 혁신지원을 위한 주요 추진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 학사운영의 뉴노멀을 정립하여디지털 기술을 교육과정 혁신의 기회로 활용한다.  

   대학이 대면 또는 비대면 수업방식을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원격수업 운영에 관한 규제를 대폭 개선하였다대학이 단독 또는 타 대학과 함께 온라인으로 석사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나아가 국내대학이 외국 대학과 공동으로 학사 학위과정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대학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규제를 완화하고불가피하게 필요한 규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개선을 통해 과감한 규제 혁신을 추진한다.

 

   또한 대학이 지역혁신의 주체로서 지역 내 대학 간그리고 다양한 혁신기관과 협업하며 지역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을 통해 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 3개 지역(전남광주충북경남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특히 이 사업을 통해 대학과 지역 간 경계를 허물고협력을 촉진하기 위해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하는 고등교육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지역 플랫폼 내고등교육혁신 특화지역을 운영하고 특화지역 내에서는 기존 규제 적용을 배제하거나 대폭 완화하여지방대학의 혁신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 기본역량 진단 시대학이 시설과 교육과정 등의 자원을 공유하고 타 대학 또는 지역과 협업한 실적을 반영하는 차기 진단모델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교육과정 운영방식의 전환 외에도전통적인 대학설립운영 요건인 교지교사학생정원 등에 대해서도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근본적인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도 2021년부터 착수한다.

  

   둘째디지털 분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여 급변하는 신기술분야 인력수요에 체계적으로 대응한다.

   모든 학생들이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을 추진한다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신기술분야 중 8개 분야를 시작으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10만 명 내외의 수준별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예를 들어대학은 신기술분야 관련 다양한 융복합과정을 개설하고학생 개개인이 역량과 전공에 맞게 참여할 수 있도록 수준별 교육과정을 마련한다학생은 해당 교육과정을 이수하여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 분야별로 지정된 최소학점을 단기간 내 집중 이수하여 이수증을 취득하는 제도)를 취득하고이를 모아 복수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게 된다이러한 전공트랙뿐만 아니라학과와 관계없이 희망하는 학생 누구나 신기술 분야 관련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특히 졸업유예생취업준비생직업전환자 등의 취업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비대면디지털 산업 분야 석박사급 인재양성을 위해 두뇌한국21(BK21) 4단계 혁신인재양성사업을 실시하며관련학문 기초융합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이공학 대학중점연구소 비대면 분야 연구지원 트랙도 신설한다.

 

   셋째코로나 이후 시대 원격교육 내실화를 위한 대학의 노력을 적극 지원한다.  

   2020년 1학기, 대학은 갑작스러운 비상상황에서 방역 대책 마련원격수업으로의 전환 및 질 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등 혁신주체로서 대학 현장의 힘을 보여주었다. 2학기에도 거의 모든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앞으로도 원격수업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매우 확대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얼마 전 8월에 대학의 학생과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코로나 상황 이후에도 원격수업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학생 71.9%, 교원 71.1%). 따라서 원격수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현재어느 때보다 내실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원격수업의 질 제고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따라서 교육부는 무엇보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수업의 질 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대학 내에 자체적으로 원격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하여 교원의 원격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우수사례 공유를 위한 워크숍 등을 운영하도록 한다동시에 교직원전문가뿐만 아니라 학생도 참여하는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운영하고원격수업 강의평가를 학기 중 2회 이상 실시하도록 하여 자체적으로 수업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기제를 갖추게 한다.

 

  그리고 교육부는 대학의 원격교육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총 1,000억 원 규모의 긴급재정지원을 실시하고, 4,000여 명의 온라인 원격도우미를 배치하기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아울러원격수업의 질 담보를 위해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운영에 관한 훈령을 제정한다.

 

  특히학생 간 디지털 역량과 환경의 격차를 완화하고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경제적 이유로 비대면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휴대용 스마트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푸른등대 디지털 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개별 대학의 여건에 따른 대학간 원격수업 격차를 줄이고비상시에도 안정적인 원격수업 운영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권역별 대학 원격교육지원센터를 구축한다권역센터는 공동활용 학습관리시스템(LMS), 공동영상 제작실 등을 구축하여 권역 내 대학에 원격수업 자원을 공유하고교원의 수업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국립대의 노후 전산장비를 교체하고 고속 전산망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확충하여 대학의 학점인정교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넷째대학의 직업교육을 활성화하여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 직업전환자를 적극 지원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취업자격증 취득 등에 필수적인 현장실습과 실기과목 이수가 어려워졌다이를 해소하기 위해 실습과목도 가상증강현실(AR/VR) 등의 콘텐츠를 활용한 비대면 과목으로 대체운영이 가능하도록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이 신기술분야 교육과정을 단기간에 이수할 수 있도록 우수 프로그램을 발굴지원하고졸업 후 미취업자 및 실직자를 위한 전문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신설한다.

 

  한편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전문직업인의 지속적인 역량 개발을 지원하고고숙련 전문기술인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마이스터대 시범운영을 추진한다마이스터대는 대학의 일부(또는 전체학과에서 단기직무-전문학사-전공심화(학사)-전문기술석사과정까지 직무중심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대학을 말한다산업계를 포함한 교육과정 개정 위원회 등을 통해 산업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으로 개편하고교원의 60% 이상을 현장 전문가로 구성하도록 하여 기술 전수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한다또한재직자 등 학습자가 필요와 수준에 따라 교육과정에 유연하게 진·출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사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라고 하는 보편적인 진리처럼 앞으로 우리 대학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교육과정 혁신의 기회로 삼고대학 간 공유와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고등교육 생태계를 구축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교육부도 적극적으로 행재정적 지원에 힘쓰고 미래교육과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