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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본 코로나 블루, 예방과 대처방안

발행일
2021.03.24
필자
장범관
소속
영춘초등학교 교사



  코로나 블루의 의미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blue가 결합된 신조어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는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식욕변화, 수면장애, 소화불량 등의 신체적 증상과 기운이 없고 늘 피곤한 상태이며, 어떤 일이든 의욕이 없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초조한 기분이 자주 나타나는 증상들을 말한다.



  코로나 레드의 의미


   코로나 블루가 점차 쌓이고 쌓여 결국 폭발한 상태가 코로나 레드 단계이다. 처음에는‘조금 지나면 없어지겠지’하는 기대와 희망이 있었으나, 1년이 지나고 백신 예방접종을 하고 있는데도 확진자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인한 개인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분노를 밖으로 표출할 데가 없어져 작고 사소한 것에도 수시로 화를 내며 억울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예민하며 까칠하고 거칠게 반응하는 증상들을 말한다.



  코로나 블랙의 의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와 레드를 넘어 이제는 코로나 블랙까지 등장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치솟는 화병과 스트레스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암담함에 빠진 것이다.



  학생들의 코로나 블루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학생들은 2020년 3월 2일 월요일 등교수업이 전면 금지되면서 모든 초등학교 병설유치원과 학교들이 매년 일상적으로 개최하던 입학식과 시업식을 갖지 못했다. 어린이들도 학교에 갈 수 없었고 유치원에 다니는 원아들도 집에서 무료하게 하루를 보냈다. 처음에는 1주일, 더 연장하여 2주가 되었고, 그러다가 장기화되면서 2020년 3월 19일 교육부에서 온라인 개학이 발표되면서 5월 27일까지 온라인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되었고, 온라인 개학, 등교, 온라인 수업, 온라인 강의 플랫폼 사용 등 쌍방향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이 선생님과 친구들을 직접 만날 수 없게 되어 우울해 하였다.


   다행히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소규모 벽지학교라 전교생이 60명대로 5월 27일부터 저학년은 매일 등교, 중학년과 고학년은 교대로 원격수업과 부분 등교가 가능하였고, 그 이후에는 전교생 등교가 현재까지 가능하게 되어 코로나19 속 작은 학교가 대규모 학교에 비하여 비상위기 대처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진행되면서 1년이 넘도록 매일처럼 반복되는 하루 종일 마스크 착용하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하기,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 등 교육활동 취소, 교실 책상과 급식소 지그재그 거리두기, 친구와 접촉하거나 불필요한 말하지 않기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초등학생들의 눈물겨운 실천 활동에 동심은 점점 깊은 우울의 늪으로 빠져 버렸다.

 


  학부모들의 코로나 블루


   학부모들은 원격수업 초기에 자녀와 같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특히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들은 더욱 힘들어하고 한계를 느꼈다. 어떻게 아이와 놀아줘야 하는지 하소연하거나 고민하는 사례가 늘었다. 초등학교 중학년과 고학년의 경우 원격수업 기기를 학생 혼자서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비교적 수월하였으나 유치원과 저학년의 경우 원격수업 기기를 학생 스스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없어 비대면 원격수업을 어떻게 어디까지 돌봐줘야 하는지를 몰라 가장 혼란스러워하였다. 원격수업 기기가 없는 가정, 기기가 있어도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가정, 한 가정에 2~3명의 학생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제대로 원격수업을 할 수 없었고, 맞벌이 부모, 조손 가정과 다문화 가정 그리고 한부모 가정에서는 비대면 원격교육을 제대로 시켜줄 수가 없어 커지는 교육격차로 인해 학부모들의 걱정과 고민은 늘어났다.

 


  선생님들의 코로나 블루


   코로나19로 인하여 교육패러다임도 변하였다. 복작복작했던 교실이 텅 비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나도 결코 편안할 수 없었다. 일상적인 대면학습에서 비대면 학습으로의 전환으로 온라인 강의 플랫폼 쌍방향 학습이 활성화되어 학생들과 학부모도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었겠지만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다.


   선생님들도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질환이 발생하였을 경우 비대면 온라인 원격교육과 방역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선생님들이 평소 대면교육 때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여 직접 수업에 활용할 온라인 영상을 제작하고 편집하여 인터넷 강의를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선생님들은 지난 1년간 매주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등교 학생 체온측정과 증상 확인 근무 조를 편성하고 운영하기 위하여 7시 50분에 출근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출근 후 학생들의 건강상태 자가진단에 접속하여 참여 현황을 체크하고 미참여 학생들에 대하여 참여 독려 알림 문자를 보냈다.


   수업 전에는 책상, 출입구, 책상 투명 가림막을 소독하였고, 수업 중에는 수시로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지도하였으며, 쉬는 시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소독, 점심시간 전에는 체온 체크와 식사지도 등 학생들이 등교에서 하교 전까지 감염병 예방 방역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으로 교실을 지켜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변화임에도 비난의 화살은 선생님들한테 날아왔다. 온라인학습이 가정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전가하여 선생님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가정에서 부모가 지도해야 할 부분과 학교에서 선생님이 지도해야 할 부분은 엄연히 다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선생님들의 온라인 강의가 교실 밖으로 노출되면서 비교 평가의 대상이 되었고 심지어는 선생님 사진을 온라인에 유포하여 인물 비교를 하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도를 넘는 학생들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어 선생님들을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코로나 블루 증상


   코로나19로 인한 초등학생들의 우울증은 증상이 다르게 나나탈 수 있다. 우선, 미취학 아동인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들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치원생을 지도하는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유치원 원아들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유치원생들은 코로나 블루로 인하여 받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등원 거부, 야뇨증, 손가락 빨기, 짜증, 공격성, 과잉행동, 식습관 변화 등으로 표출할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주로 등교를 거부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아기처럼 퇴행하는 애착 행동과 두려움, 공격성 등이 증가할 수 있고, 중학년과 고학년 학생들은 비행, 일탈, 공격적 행동을 드러내고, 이유 없는 신체적 통증이 나타나거나 학습장애가 나타나는 등 스트레스 반응을 표출하기도 한다.


   성인인 학부모와 선생님들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한된 외출과 5인 이상 모임 자제, 운동 부족 등으로 대인관계가 축소되었고, 불안, 우울, 불면, 스트레스, 화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성인처럼 불안, 우울, 불면증을 겪기도 하지만, 소아청소년만의 특징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아청소년기에 속한 초등학생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를 방치할 경우에는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하여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고, 심하면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코로나 블루 예방과 대처 방안


   코로나 블루 시대에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언제 일상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답답함,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감염병 관련 정보와 뉴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초등학생을 양육하는 학부모와 선생님은 코로나19로 인한 소아청소년만의 불안감, 우울증, 스트레스 반응을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며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코로나 우울증과 코로나 트라우마로 발전하지 않도록 코로나 블루 예방과 대처 방안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며 코로나19 장기전과 코로나 블루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간절하게 소망해 본다.


   첫째, 주위와 소통하게 한다. 입으로 표현하는 ‘말하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어린이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며 정서적으로 연결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여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대처 방안으로 효과가 큰 방법이다.

   둘째,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도록 일상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하게 한다.

   셋째, 건강한 식단으로 즐겁게 식사하며 자신의 신체 운동에 적합한 운동을 병행하게 한다.

   넷째, 하루 종일 반복되는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제한하여 하루에 한두 번만 확인하게 한다.

   다섯째, 평소에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못했던 것을 새롭게 해보게 한다.

   여섯째, 하루 중에서 가장 편안한 시간을 정해 어린이 스스로 명상활동을 해보게 한다.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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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관 교사는 청주교육대학교 초등교육심리와 상담학 전공, 교육부 교육과정심의위원 역임, 영춘초등학교 교사(교무부장),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커리어넷 온라인 진로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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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