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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분쟁지역에서 인도적 지원: ‘보호를 위한 교육’을 중심으로

발행일
2022.07.20
필자
홍지영
소속
한국수출입은행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교육권의 진화

 

202259일 우크라이나 동부 빌로호리브카에 있는 학교가 폭격 피해를 입었다. 이 폭격으로 인하여 학교에 대피해 있던 어린이들을 포함한 수십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땅에서 전쟁이 발발한 지 약 100일이 흐른 529일을 기준으로 학교를 포함한 1,859개의 교육기관이 직접적인 폭격 및 포격 피해를 입었고 그중 209개는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동안 460만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1,200만 명이 주변국으로 피난을 떠났다. 모든 종류의 인도적 위기는 교육의 위기를 내재하고 있다. 분쟁을 포함한 인위적 재난(man made disaster)과 자연재난을 망라한 모든 인도적 위기는 어린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일상에서의 보호망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국제사회는 교육권을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 인지하면서 전방위에서 교육 기회 확대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먼저 2000년 다카르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에서 채택한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EFA)’ 선언1)UN의 개발목표인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2)는 기초교육의 보편적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2015년 이후 국제사회는 다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3) 4번 교육 분야에서 교육의 접근성, 형평성과 포용, 성평등, 양질의 교육, 평생학습을 세부목표로 설정하고 정진하고 있다. 국제 교육규범의 강화와 이를 준수하려는 여러 가지 노력으로 초등학교 순 등록율 상승, 무상교육 법제화, 성인 문해비율 상승, HIV/AIDS 퇴치를 통한 교육기회 증대 등의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였다.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의 교육

 

그러나 전 세계에서 약 25,800만 명의 아동·청소년이 여전히 학교 밖에 남아 있다(UNESCO 2020). 비진학 아동·청소년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의 빈곤층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아프가니스탄, 부르키나파소, 말리, 시리아, 남수단 등 장기화된 분쟁 지역에서는 초등 학령 비진학 아동이 전 세계 학교 밖 아동의 40%에 해당하는 등 교육권 침해 수준이 더욱 심각하다. 분쟁은 교육 시설, 사회 인프라, 교육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직접적으로 교육권을 침해한다. 동시에 빈곤과 사회적 소외를 심화시키고 불안과 증오를 가중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교육을 저해한다.

 

교육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행복을 추구하는 기본권을 보장해주는 기저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분쟁지역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하여 교육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사회적 소외를 방지하는 역할이 강조되기 때문에 더욱 큰 함의를 가진다. 분쟁국 내에서 교육은 열악한 상황에서 아동과 청소년에게 기초적인 영양공급, 위생교육 및 위생키트를 제공하는 통로이다.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학령 아동과 청소년은 학교를 통하여 건강, 영양, 위생 측면에서 보다 두텁게 보호될 수 있다. 실제로 학교 밖 초등 학령 인구의 질병 및 영양실조 비중이 높은 것은 학교의 보호 기능에 대한 반증이다.

 

또한 교육기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분쟁 시 또는 분쟁 이후 증가하는 아동에 대한 학대와 방임 가능성을 낮추고 학대 피해로부터 구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과 연계되어 있다. 분쟁지역에서 특히 여아들에 대한 성폭력(gender violence) 이슈가 심각하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여아들과 여성 청소년들의 학교 출석은 또 다른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교육기관은 분쟁이 아동청소년에게 미칠 수 있는 정신적 피해를 예방하고 도움을 주기 위한 정신건강 서비스와 정서적 케어를 담당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국제기구와 NGO는 일반적인 개발맥락에서 교육이 경제 성장, 일자리, 생산소비 등과 관련되는 것과는 달리 분쟁 하에서 이루어지는 인도적 지원 차원의 교육은 보호의 목적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같은 맥락에서 유럽연합(EU), 유네스코, 유니세프, 세계은행 등 주요 개발협력 및 인도적 지원 행위자들은 취약국, 분쟁 및 물리적 폭력 상황에서 교육의 원칙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규범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다4).

 

이러한 문서들은 분쟁지역에서 교육의 보호 목적을 강화하기 위해 아동과 관련된 이슈들이 영역별로 연계되어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교육은 개별적 접근을 넘어 영양, 보건, 위생, 정신건강 등의 다른 부문 발전과 연계하여 접근하여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재건(rehabilitation) 및 평화 구축(peace building) 단계에서 인도적 지원-개발-평화의 연계(Humanitarian Assistance-Development-Peace Nexus, HDP Nexus)의 맥락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쟁 후(post conflicts) 지역에서는 특히 교육 기회 박탈로 인해 사회적인 소외, 가난의 가중,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그 결과로서 갈등 수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소녀들과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을 포함한 교육 취약집단에 초점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과 난민, 이주민, 국내실향민(Internally Displaced People, IDP)에 대한 지원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인도적 지원에서 교육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특히 가장 소외된 집단으로서 난민이 겪는 교육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난민 캠프 내의 교육기관은 공통적으로 교사당 학생 비율이 너무 높고 교사의 자격수준이 너무 낮은 문제를 겪고 있다. 중등 진학률 및 출석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대체로 난민 수용국의 공교육 접근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지역의 분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conflict-sensitive) 신뢰할 수 있는 정밀한 수요 조사가 필요하다. 아울러 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OCHA)의 인도적 지원 클러스터에서 분쟁 맥락을 반영하는 핵심지표 등을 개발해서 교육 사업을 이행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분쟁 시 적절한 교육 제공을 위한 노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기의 영향에 노출된 어린이들에 대한 보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유네스코의 지원>

 

1. 온라인 교육 및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컴퓨터 하드웨어 및 장비 제공

2. 디지털 교육 플랫폼 및 콘텐츠의 개발 및 확장

3. 고등교육 전자평가 시스템의 개발

4. 위기에 처한 인구를 위한 심리사회적 지원 및 돌봄 시스템 강화

 

유네스코는 교육과 학습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고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폴란드에서는 유네스코가 교육 워킹 그룹과 협력하여 교육부가 난민들에게 국가 교육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몰도바에서 유네스코는 '몰도바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포용적이고 비차별적인 환경 조성' 프로젝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유네스코는 사전에 난민 수용국에 대한 통합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지도 그리기(mapping)를 수행하고 고등교육 학습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난민 수용국에 컴퓨터와 디지털 교육 도구 및 교사를 지원하고 원격 디지털 학습을 강화한다. 또한 심리사회적 지원 제공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여기에는 거버넌스, 등록, 인증 및 재정 지원과 관련된 기타 실제 단계 중에서 학습자에 대한 주류 교육, 언어 및 커리큘럼 고려 사항, 심리 사회적 지원, 교사 훈련 및 인증에 통합하기 위한 과도기 조치들이 포함된다. 유네스코의 지원은 기초교육, 취학 전 교육, 직업 훈련, 고등교육 등의 분야로 나누어져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난민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에게 언어 장벽에 직면하는 방법, 국제 학생들을 환영하는 교실에 천천히 통합하는 방법, 전쟁에 대해 논의하는 방법,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문화적심리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여러 국가의 교육부는 언어 장벽 처리에 관한 자료, 교육 또는 웨비나에 대한 링크를 교사에게 제공하는 등 대응책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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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교육포럼에는 164개국 정부와 국제기구 및 시민사회가 참여하여 모두를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한 구체적인 여섯 가지 목표(①영유아 보육 및 교육, ②초등교육의 보편화, ③청소년 및 성인기술, ④성인문해력, ⑤양성평등, ⑥교육의 질)를 채택하였다. 이후 UN의 MDGs와 EFA의 추진상황은 매년 모니터링되었고 그 성과는 SDGs 교육의제를 설정하는 데 반영되었다.

2) 유엔은 2000년 전세계의 빈곤과 불평등을 감소하기 위하여 193개국이 합의한 ‘새천년개발목표’를 채택하였다. MDGs 1-7번 목표는 각각 사회개발, 빈곤, 교육, 건강, 환경 아젠다를 포함하고 있으며 8번째 목표는 이를 위한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다루고 있다. MDGs는 양적 목표(전 세계 빈곤 절반 감소 등)와 기한(2015년)을 포함한 구체적인 공동의 개발목표를 설정하고 이행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MDGs 3번은 초등교육의 보편화 목표를 다룬다.

3) SDGs는 유엔이 MDGs에 후속으로서 인류가 지향해야 할 17개의 개발목표를 설정하였다. SDGs 4번 목표는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을 목표로 한다. 

4) 중요한 예시로 EU의 ‘유럽 시민보호와 인도적 지원 활동(European Civil Protection and Humanitarian Assistance Operation)’, 유네스코의 ‘교육을 위한 인도적 지원(Humanitarian Assistance for Education)’, 유니세프의 ‘긴급구호 상황에서의 교육(Education in Emergencies), 세계은행의 취약성, 갈등과 폭력 맥락에서의 교육(Education in fragile, conflict and violence context)’ 등이 있다. 

 

<참고자료>

UNESCO. (2020). Global Education Monitoring Report 2020: Enclusion and Education, All Means All. https://www.un-ilibrary.org/content/books/9789210051941#chapters

USESCO. (2000). The Dakar Framework for Action: Education for All: meeting our collective commitments. 2000. https://unesdoc.unesco.org/ark:/48223/pf0000121147

UNESCO. (2022.06.15.) Mapping host countries’ education responses to the influx of Ukrainian students. https://www.unesco.org/en/articles/mapping-host-countries-education-responses-influx-ukrainian-students?hub=66116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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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영 책임연구원은 서울대학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한국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국제개발협력연구센터 연구교수,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하였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국제규범, 인도적 지원, 북한개발협력이다.

필자
홍지영
소속
한국수출입은행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발행일
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