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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문가 양성으로 IT강국에서 AI강국으로

발행일
2020.07.15
필자
김건훈
소속
(사)한국인공지능협회 이사

 

 

바야흐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시대이다. 뭔가 새로운 것이 나왔나 하여 보면 인공지능을 표방하는 식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1년 전인 20197월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니 특강을 하며, 문대통령 앞에서 ‘AI’ ‘AI’ ‘AI’를 외쳤다.

 

이처럼 손 회장이 AI를 세 번 강조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과거 인터넷 초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서는 이번과 똑같이 브로드밴드를 세 번 외쳤기 때문이다. 마치 마술사의 주문과 같은 그의 외침은 이후 우리나라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세계 으뜸의 IT 강국이 되도록 한 것으로 지금도 평가받고 있다. 그러한 손 회장이 20여년이 지나 이번에는 AI를 세 번 강조함으로써 우리나라가 AI 강국이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하였기 때문이다.

 

 

 성큼 다가온 AI시대


사실 인공지능의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어디선가 툭 튀어나온 것도 아니다. 머릿속에 그렸던 그림들이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달로 현실화되었을 뿐이다. 인공지능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의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 큰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을 대표한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과 대국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에 1, 2, 3국을 내리 이기고 4국을 내주었으나 5국에서 승리하여 41로 승리하였다. 그야말로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걷어 올린 사건이 아닐까 한다. 인공지능의 역사를 논할 때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영원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AI는 이제 더 이상 컴퓨터 모니터와 바둑판에 머물지 않고 우리 실생활로 걸어 나와 문화와 산업 전체에 인공지능 생태계를 촘촘히 구축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 뉴딜, 지자체 스마트시티 추진 AI 가속화


국가적으로는 최근 데이터, 5G 네트워크, AI 기반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을 골자로 한 뉴딜정책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도 앞 다퉈 스마트시티 추진이 한창이다. 광주광역시는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마디로 AI 생태계 구축을 정부와 지자체가 견인하는 모양새다. 이와 같이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적인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 추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분야를 리드할 인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폭넓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관련한 우리의 국가정책을 살펴보면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 AI 선도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관련학과 증설 및 교수의 기업 겸직 허용, 인공지능 대학원 프로그램 확대 및 다양화, 초중등 필수교육 확대, 교원 S/W인공지능 과목 이수 등의 교육정책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이와 같은 AI 견인 정책에 부응하여 산업분야 또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나선다면 머지않아 AI강국이현실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는 전통산업과 사회구조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혁신 기술이자 핵심동력으로 우리의 산업과 문화 및 생활, 더 나아가 의식에까지 깊숙이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AI 생태계 구축 효과적으로 되고 있나


정부와 지자체가 능동적으로 열어가고 있는 AI 시대에 대비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진정한 AI 시대의 발전을 이끌며 세계를 리드하는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생태계를 이끌어갈 인적 인프라 구축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어떤 산업을 육성할 때는 항상 인력양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다. 인공지능 산업 또한 인력양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어 관련 정책이나 사업들이 쏟아져 나오는 실정이다. 이름도 다양하다. 인공지능 사관학교, 인공지능 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 인공지능 시스템 전문가 육성사업 등 야심찬 계획들이 나오고 있다. 필자도 인공지능 인력양성 수요조사 건으로만 일주일에 2통 이상의 메일을 꾸준히 받는 것 같다. 대부분 개발자를 양성하는 과정이다그러나 여기서 한 번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개발자 양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인공지능 개발자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다.


올해 상반기에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들이 공고되었다. 그중에서 특히 높은 관심을 끌었던 사업이 AI 바우처 지원 사업이다. AI 솔루션 적용이 필요한 중소벤처 기업 등 수요기업에게 AI기술을 구매할 수 있는 바우처를 발급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수요기업은 바우처를 활용하여 원하는 AI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AI 인공지능 기술 보유 중소벤처기업 등 공급기업의 기술을 제공받는 것이다. AI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AI 확산을 촉진하는 사업이다. 한마디로 AI 마켓이 형성되어 공급과 수요가 활발히 거래되는 것이다.

 

여기에 공급기업 풀로 등록된 기업 수만 370여개에 달한다. 수요기업은 공급기업중에 자신이 필요한 AI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업을 찾아서 지원사업을 통하든 자체자금을 활용하든 AI솔루션을 도입하여 기존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사업의 시장은 대부분 공급업체가 직접 수요기업을 찾아가는 구조로 수직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인 수요발굴이 이루어지지 않고 공급사 위주의 사업으로 진행되면서 AI의 선순환이 아닌 정부 지원금만을 노리는 식으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한 구조이다.

 

 

 수요기업을 위한 AI 컨설팅 시급


이처럼 공급과 수요가 수평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공급기업이 정부 지원금으로 책정된 프로젝트 비용만 따먹기가 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수요기업이 AI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대부분 진행되는 인공지능 사업의 수요는 대부분 수요기업에 맡겨왔다. 하지만 수요기업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인공지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어떤 공급기업을 찾아야 하는지도 모를뿐더러 공급기업에 이끌려 정작 원하는 수요를 정확히 못 끌어낼 수도 있다.

 

공급기업 또한 자신들이 보유한 솔루션이 필요한 수요기업을 발굴하는 데 애를 먹는다. 이는 국가사회적으로도 큰 낭비이다. 따라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공지능 솔루션이 적정한 수요기업에 정확하게 사용되도록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점이다. AI 컨설턴트를 양성하여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의 AI 니즈를 파악하여 코디해 주도록 해야 한다. 모든 기업이 전사적으로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컨설턴트를 사전에 배치하여 수요기업이 업무 영역별로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인공지능이 변화시킬 기업경영 영역을 종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식견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공급기업과 도입이 필요한 수요 산업의 적극적인 매칭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AI 매칭 전문가들이 활동하면서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전 분야에서 수요를 발굴하여 더욱 폭넓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인공지능 기술이 융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영컨설턴트 AI 전문가로 양성 필요


그렇다면 AI 전문가를 확보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그동안 우리 중소기업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왔던 경영컨설턴트, 창업멘토들이 인공지능 컨설팅이 가능하도록 양성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기업을 잘 알고 지도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많다. 이들에게 수요기업과 함께 고민하고 수요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전통적 컨설팅에 인공지능을 추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활용 전면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에서부터 문화, 농수산 등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 수요가 발굴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수요를 발굴할 수 있는 전문가로 인공지능컨설턴트를 양성하는 것이다.


보통 AI 공급기업들은 전통산업의 현장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전통산업에 종사하는 수요기업들은 AI 기술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두 영역의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 컨설턴트 양성을 통해 전통산업에서의 인공지능 수요가 보다 빠르고 보다 편하게 발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기업 경영컨설팅 현장에서 오랜 커리어를 다져오고 있는 인력을 AI 재교육을 통해 인공지능 전문 컨설턴트로 양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전문성 있는 인공지능 컨설턴트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양성체계가 하루빨리 구축되어야 할 것이고 컨설턴트에게 필요한 교육과정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과정에 대한 인증체계도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관련된 교육과정이 속속 개설되고 있으며 컨설턴트업계에서도 인공지능을 배우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인공지능 산업이 현재 중소벤처기업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수요도 계속 증가해 나가는 추세라 인공지능 컨설팅 전문인력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산업,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융합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전문인력 양성으로 국내 인공지능 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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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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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훈 이사는 전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사)한국인공지능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세울컴퍼니 대표이사로 경영컨설팅, 인공지능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넷온 연구소장(인공지능 안면인식 솔루션 개발업체)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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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훈
소속
(사)한국인공지능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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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