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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선거교육 현황

작성자
김현경(프랑스통신원)
발행일
2022.01.26




  1. 최초 선거 기준 관련 법령


   프랑스 헌법 제3조에는(Article 3 de la Constitution de 1958) ‘민사상의 권리 및 정치권을 가진 성인인 모든 프랑스 국민은 성별에 관계없이 법에서 정한 조건에 따라 투표할 자격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 국적을 가진 만 18세 이상의 유죄선고를 받지 않은 자1)가 투표권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는, 1944년에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선거권을 부여하면서 보통선거가 확립되었고, 1974년에 기존에 만 21세였던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 조정되면서 현재와 같은 투표권 제도를 갖추게 되었다(Vie publique, 2021).



   2. 학교급별 선거교육 현황 및 쟁점2)


   프랑스에서 선거교육이라고 특정될 만한 교육이나 용어는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과정의 일부로 투표권과 선거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체험하게 된다.

 우선 프랑스의 선거교육은 역사지리과목에 포함된 도덕시민교육(Enseignement moral et civique, EMC) 과정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공화국의 가치와 민주주의에 대하여 학습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사회 참여 및 의사표시 방법으로서의 투표권과 그 행사 방법에 대한 것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급에서 모두 다루어진다.

 

<1> 학교급별 도덕시민교육 내 선거교육 관련 주요 내용

학교급

학습개요

주요내용

초등학교

(저학년)

- 민주사회의 제도에 대해 기초적 지식 학습하기

- 투표권과 보통선거

(고학년)

- 민주사회의 제도에 대해 기초적 지식 학습하기

- 학급과 학교에서 사회참여를 이해하고 경험하기

- 학급과 학교에서의 대표의 개념과 투표

 

- 민주적 참여, 투표

중학교

- 민주사회의 기본 원칙 이해하기

- 시민으로서 다양한 의사표현 방법 투표, 갈등관계 표현, SNS, 단체

- 민주국가의 주요 특징 파악하기

- 국민의 의견 수렴-투표부터 참여민주주의까지

- 투표, 민주주의에서의 기본 권리-선거 참여의 중요성 이해하기

- 투표권 취득의 역사, 시민의 권리와 의무, 국회의원 및 대통령선거, 국민투표, 지방선거, 투표거부에 대한 문제

고등학교*

영역1. 민주주의의 근간과 경험

(선거 관련 주요 학습내용)

- 국민주권주의 : 투표권

- 민주주의와 선거 : 참여, 투표 거부 및 기권표, 선거 유세와 시민들의 정보, 정당

영역2.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고 실천하기

(선거를 넘어선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정치 참여)

- 사회참여의 여러 형태와 영역 : 정치참여, 사회단체 및 노조를 통한 참여, 사회적, 생태적, 인도적, 문화적 참여 등

- 새로운 민주적 희망 : 숙고 및 참여 민주주의, 대의 민주주의 또는 직접 민주주의, 사회 운동의 새로운 형태

* 고등학교는 일반계와 기술계에서 마지막 학년의 교과과정은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데 집중되어 있음.

 

   교과 외의 학교생활에서 프랑스 학생들은 대의민주주의의 체험을 통해 민주사회에서의 의사결정 방식과 시민으로서의 의사표현방법을 배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선거를 통해 학급대표(Délégués de classe)를 선출해 대의민주주의에서의 선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급대표는 학년 초에 학급별로 두 명을 선출한다. 이들의 역할은 우선 학급의 학생들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학교 내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구성원(관리자, 교원, 직원 및 학부모)과 동급생 사이에서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 이들은 학급회의3)에 참여하고, 학급의 학생에 대한 학생징계위원회가 열렸을 경우에도 참석해야 한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해 학교 운영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제안과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등학교에서는 학급대표들이 적어도 일 년에 두 번 모여 학급대표 전체회의를 진행한다. 자문의 성격을 띠는 이 회의는 학급대표들이 서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활용된다.

  학급대표와 더불어 교실 안에서의 생태전환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환경대표(Eco-délégués)도 선출한다. 이들은 학급 대표를 선출하는 시기에 같은 방법으로 함께 선출된다. 환경대표의 주요 역할은 지구와 생물, 그리고 타인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시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절단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지구온난화에 맞서 싸우는 일상 속에서의 작은 행동들(불끄기, 겨울에는 창문을 닫고 난방시설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분리수거함 설치하기, ‘초록 행진4)과 같은 행동 조직하기 등)에 대해 학급 친구들에게 알리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 있다.

 

   마지막으로 학년도 시작 초반부인 10월 초에 민주주의 주간(Semaine de la démocratie)’을 운영해 학급회의와 학교운영회의에 참여하는 학부모 대표를 선출하고,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전체회의(Conseil des délégués pour la vie lycéenne)에 참석할 학생대표를 선출한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에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알리고 의미를 일깨우도록 하고 있다.

 

 

   3. 선거교육의 한계 및 개선 과제


   초고등학교에서 선거와 관련해 체계적으로 조직되어 있는 교육 내용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저조한 투표율은 프랑스 사회에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18~34세의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전 연령층에서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의 지방선거에서는 18-24세의 투표 미참여율은 전 연령대 중 최고였으며, 2017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35세 미만의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Insee, 2019.06.07).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선거 연령을 만 16세로 하향 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1129, 사회당, 생태당 및 공화당 의원들은 상원에 청년층의 새로운 시민성 조약을 위하여라는 이름의 법안을 상정했다(Boireau, 2021.12.07). 이 법안의 초반부에서는 청년들이 시위나 청원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해 정치적 의사표현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투표와 같은 전통적 민주주의의 형태에는 거부반응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유럽 의회가 선거에 있어서 유럽연합 내 시민들의 평등한 권리행사를 위해 최초 선거 연령을 16세로 통일할 것을 계획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투표하는 습관을 일찍 가질수록 생애에 걸쳐 투표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 등을 근거로 들어 투표 연령의 하향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당 법안에는 민주주의의 기능과 투표권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중학교에서 정치과목을 신설해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5,000명 이상 규모의 행정구역(/)에서 청년의회를 설립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투표연령의 만 16세 하향 조정은 일부 사회당 계열의 대통령 후보들도 공약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안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아직 상원에서 채택되지 않은 상태이다.

 


   4. 나아가며


 프랑스의 선거관련 교육은 교과와 비교과에서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 교육과정에서 도덕시민교육(EMC) 교과의 경우, 투표권이 주어지는 만 18세인 고등학교 3학년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교육내용이 배치되어 있고, 학교급이 올라감에 따라 투표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주적 사회 참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교과 외 활동에서는 학교 내에서 대의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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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형 선고를 받은 사람들은 죄의 경중에 따라 투표권을 박탈당할 수 있음.

2) 프랑스 교육부(Ministère de l’Education nationale) 홈페이지의 주요 내용을 발췌하여 정리함.

3) 학생들끼리 하는 우리나라의 학급회의와는 달리, 프랑스의 학급회의는 학급의 운영 및 학생생활과 관련된 사항을 전반적으로 의논하는 회의로, 관리자 중 1, 담임교사를 포함한 교사 일부, 학부모대표, 학급 대표가 참석한다. 이는 1년에 세 번 열리며, 학년 말에 진행하는 회의는 학생들의 다음 학년 진급을 결정한다.

4) 환경을 위한 시위의 일환으로 행진하는 것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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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Article 3 de la Constitution de 1958.
https://www.legifrance.gouv.fr/loda/article_lc/LEGIARTI000006527454/2022-01-10 (2022.01.10 인출)

Boireau, M. (2021.12.07). Droit de vote à 16 ans : les socialistes relancent le débat au Sénat.
https://www.publicsenat.fr/article/parlementaire/droit-de-vote-a-16-ans-les-socialistes-relancent-le-debat-au-senat-191514 (2022.01.10 인출)

Insee (2019.06.07) Participation aux élections présidentielles par âge en 2017
https://www.insee.fr/fr/statistiques/2409547 (2022.01.10 인출)

Ministère de l’Education nationale (2018.07.26). Bulletin officiel N 30.
https://cache.media.education.gouv.fr/file/30/73/4/ensel170_annexe_985734.pdf (2022.01.10 인출)

Ministère de l’Education nationale (2019.07.25). Bulletin officiel spécial N 8.
https://cache.media.education.gouv.fr/file/SPE8_MENJ_25_7_2019/89/7/spe244_annexe_1158897.pdf (2022.01.10 인출)

Ministère de l’Education nationale (2021.09). Les représentants des élèves au collège et au lycée.
https://www.education.gouv.fr/les-representants-des-eleves-au-college-et-au-lycee-7514 (2022.01.10 인출)

Vie publique (2021.09). Les étapes de la conquête du droit de vote.
https://www.vie-publique.fr/fiches/23911-les-etapes-de-la-conquete-du-droit-de-vote (2022.01.10. 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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