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론

  • HOME
  • 월간 교육정책포럼
  • 월간 교육정책포럼
  • 교육시론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성공전략을 모색하다

발행일
2021.09.15
필자
조진일
소속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 소장





   국의 학교가 들썩이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때문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한국판 뉴딜10대 대표과제 중 하나로 디지털과 그린의 융·복합 뉴딜 분야에 속해 있다. 교육부는 성공적 사업추진을 위해 종합 추진계획(2021.2.)에 사업 배경에서부터 추진전략, 기본방향, 실행계획, 지원체계,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뿐만 아니라 핵심요소별 사례 안내 등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그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비전, 목표와 핵심요소

출처: 교육부(2021.2.).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종합 추진계획(안). p.7.


  , 그렇다면 일선 현장으로 가보자. 필자가 지난주까지 현장에서 느낀 점은 교육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사업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가이드라인이 없거나 희미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 시위로 사업이 중단되는 사안까지 발생하였다. 특히 사업으로 선정된 학교의 교사들은 우리 학교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교사들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등 크고 작은 걱정거리들만 앞서 있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단순히 40년 이상 경과한 노후 학교건물의 시설환경개선사업이 아니다.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을 위한 국가 단위의 중대 프로젝트 사업이다. 지금에서라도 성공적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위해 되짚어 봐야 할 것은 되짚고,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때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무엇인지, 국민 대상의 홍보부터 다시 시작하자


   아무리 좋은 정책일지라도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특히 교육정책은 더욱더 그러하다. 학교구성원은 물론이고 학부모 중심의 지역사회로부터 호응과 지지를 받아 추진할지라도 성공을 담보 받을 수 없는 것이 교육정책이다. 사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40년 이상 경과된 노후학교의 장이 신청하면 교육청과 교육부의 사전검토를 통해 대상학교를 선정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부모의 수요 조사는 필수 조건이 아니었다. 아마도 학부모들은 우리 자녀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선정되었는지, 설렁 선정되었다 하더라도 교직원들이 과연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우리 자녀들에게 사업기간 동안 수업과 안전은 온전히 보장되는지, 학교현장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는 구축되어 있는지 등 여러 가지의 의문과 우려가 앞섰을 것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향후 5년간 18.5조 원을 투입하는 막대한 사업인 만큼 지금에서라도 학교현장과 학부모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수정, 보완할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이 단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필요한 사업이라면 우선 학부모를 비롯한 학교 현장으로부터의 호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홍보부터 다시 시작하자.

 


   사업을 성공하기 위한 일선 현장의 리더십 조건부터 갖추자


   리더십이란, 사전적 의미로 무리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가 갖추어야 하는 능력을 말한다. 하지만 본고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리더십은 사전적 의미처럼 개인의 리더십을 넘어 교육청 또는 단위학교가 성공적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위해 먼저 갖추어야 할 리더십의 조건을 말한다. 그 첫 번째는 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숙지가 필요하다. 즉 교육청과 학교현장의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무엇인지, 사업의 취지와 의미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꼼꼼하게 알아두어야 한다. 특히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국가 정책으로 추진되는 만큼 무지로 인한 실수는 없어야만 한다. 두 번째는 교육청단위로 지역 여건 등이 감안된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어야 한다. 기본계획에는 특히 학교현장으로부터 요구사항을 수렴한 각종 정보와 자료, 행정절차를 포함한 추진 프로세스와 업무매뉴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 가이드라인과 사례, 전문분야의 컨설팅 지원체제, 그리고 교직원 대상의 교육, 연수 등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 이후부터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피드백까지 하는 유지·관리계획도 포함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사업 추진에 대한 마인드 제고가 필요하다. 교육청이든 대상학교든 사업에 대한 능동적인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전문가가 생각하기에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추구하는 상()에 비해 일선 현장의 전문성 부족, 예산 부족, 기간 부족 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경기는 이미 시작되었고 선수는 이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건축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안다는 식견과 도량에 따라 사업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듯이 교육청과 대상학교는 각기 나름의 다양한 정보와 사례를 최대한 많이 찾아보고, 우리 학교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서로 이야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현장에 바란다.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아마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선정된 학교 대부분이 몇몇의 교직원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였을 것이다. 필자는 일부 교직원이 참여하는 TF팀보다는 전 교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팀으로 구성, 운영하기를 제안한다. 이러한 이유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우리 학교의 교육패러다임을 미래학교로 전환하는 중대한 사업이므로 모든 교직원의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현장은 가장 먼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대한 이해와 숙지가 충분히 되었다면, 모든 교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의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기 바란다. 그리고 우리 학교만의 사업추진 프로세스를 설정한 후, 팀별 역할과 기능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추진 프로세스를 제안한다면 다음과 같다.

 

1단계

 

학교 가치(교육비전과 목표 등설정하기

 





 

 

2단계

 

교육 분야(교육과정, 학교운영방식, 교수-학습방법통찰(Insight)하기

 

 

 

3단계

 

우리 학교 대지(Site) 및 건물(Building) 둘러보기

 

 

 

4단계

 

우리 학교 마스터플랜(Masterplan) 수립하기

 

 

 

5단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기본계획() 수립하기

 

 

 

6단계

 

지속적인 모니터링(Monitoring)과 피드백(Feedback)하기


 

   위와 같이 총 6단계의 프로세스이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 총력을 기울여 준비해 주기를 바라는 단계는 1단계와 2단계이다. 1단계는 미래사회 및 교육환경 변화를 탐색하여 우리 학교만의 가치를 설정하는 단계이다. 여기서 가치란, 우리 학교만의 교육비전과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가치를 설정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선언적 내용이 아닌 실제 단위학교에서 달성 가능한 수준이어야 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학교장이 가치를 조정(control)할 수 있어야 한다. 2단계는 우리 학교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먼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우리 학교실정에 적합하게 재구조화한다. 그리고 재구조화된 교육과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학교운영방식과 학년별, 교과목별로 어떻게 교수-학습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방법과 형태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아마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성공여부는 2단계의 성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중요한 단계이다.


   결국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성공키(key)는 단위학교에서 1단계와 2단계의 성과를 준비하기 나름에 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배구대표팀 김연경선수가 작전타임 때 동료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해 외친 것이 생각난다.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아마도 그날의 승리는 그 외침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우리 학교현장에서도 성공적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을 위해 교직원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보면 좋겠다.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