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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학생과 교사

발행일
2023.03.15
필자
서봉언
소속
대구미래교육연구원 연구원






 


|| “(제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 원격수업과 온라인 피드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고등학생들을 만나 면담하던 중 들었던 말이다. 당시 학교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알아보며 면담을 마무리하던 그때, 한 학생이 선생님과 세대 차이를 느낀다며, 본인의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들어달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대답이라 추가 질문을 이어가며 그 이유를 물어보니 사고방식에서 부딪힌다”, “무조건 맞다고만 하신다등의 부연 설명을 들었지만, 약속한 면담시간이 다 되어 그 세대 차이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가 어려웠다. 아쉽게 끝난 이 학생과의 면담은 이듬해 “Z세대 학생 특성 연구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제 나이) 정도면 담임(업무)에서는 빠지겠죠

 

비단 학생만 세대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 역시 젊은 세대에 대한 고려는 늘 하고 있다. 매해 2월이면 학교는 업무분장으로 바쁜 시기를 보내는데, 이때 담임을 맡게 될 교사로 최대한 학생들과 나이 차가 적은 교사들이 우선 고려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을 비추어 고경력의 중등교사가 자연스레 한 말이다. 왜 소위 젊은 교사들이 담임으로 먼저 고려되냐는 질문에 학생들과 잘 통할 것 같으니까라는 대답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 원활한 소통을 위한 학생중심(?)의 담임배정이다. 이러한 담임 배정의 기저에 깔린 교사가 젊을수록 학생들과 잘 통한다는 믿음은 학생과 교사 간의 세대 차이가 있음을 전제하는 것이다.

 

일부의 사례이긴 하나 학생과 교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세대 차이를 고려하거나 직접 느끼는 등 학교는 세대 담론이 익숙한 공간이다. 최근 등장한 ‘Z세대 담론도 예외 없이 학생, 교사들을 이해하는 하나의 주제어로 심심찮게 인용된다. 그렇다면 정말 세대 차이가 있을까?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 다른가? 2021년 수행한 Z세대 학생 특성 연구결과 외 다양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이 질문들에 답을 찾고자 한다.

 

 

|| 디지털 별에서 온 Z세대 학생

 

Z세대 학생의 대표적인 특성을 꼽으라 하면 단연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주제어가 먼저 등장한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첫 세대이기 때문에 이전 세대보다 디지털 활용과 소통 면에서 능숙하다고 알려져 있다. Twenge(2018)가 본인의 저서에서 Z세대*들이 누구나 소셜미디어를 하며’, ‘오직 가상세계에서만 함께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렇다면 정말 그럴까?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최근 조사한 2021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의 일주일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보면, Z세대 연령 범위에 포함되는 10대가 13.6시간, 20대가 16.3시간으로 나타났으며, 3014.4시간, 4013.2시간, 5010.8시간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용시간이 줄어들긴 하지만, 스마트폰이 일상화가 된 지금 스마트폰의 사용은 Z세대만의 특징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의 질적 수준은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밝혀내는 일은 쉽지 않다. 단지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가 두려움 없이 접근하는 반면, 기성세대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에듀테크 연구학교에 재직 중인 40대 부장교사의 말에서 그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

 

젊은 선생님은 잘해요. 저희 세대가 좀 더 그런데, 일단 전자기기에 대한 거부감이..” (2021.7.16. A교사)

 

그러나 거부감과 두려움도 꾸준히 접촉하다 보면 줄어든다. 실제 전자기기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소위 아날로그 감성A 부장교사도 결국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을 능수능란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디지털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Z세대가 디지털에 익숙한 건 사실이지만, 이미 디지털 세상이 된 지금 Z세대든 X세대든 디지털을 활용해 소통할 수밖에 없기에 디지털 활용 면에서 세대 차이가 난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한편, Z세대 학생은 소셜미디어를 하며’, ‘가상세계에서만 함께지낼까? 이에 대한 해답은 SNS 활용 관련 실태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대구시 중2와 고2를 대상으로 하루 평균 SNS 이용 시간을 살펴본 결과, 평균 1시간~3시간 미만이었다. 1시간 미만으로 사용하는 학생은 약 26%였고, 10명 중 1명 정도는 하루 7시간 이상 사용하고 있었다. 인터넷이용실태조사의 연령대별 SNS 이용 현황에서 최근 1년 이내 SNS를 이용한 적이 없는 비율을 보면, 205.1% < 307.5% < 4017.2% < 5031.1% < 6049.6% < 70대 이상 67.1%로 나타났다. SNS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40대부터 늘어나 젊은 연령일수록 SNS 이용률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Z세대 연령인 20대의 10명 중 9명 이상이 SNS를 적어도 1회 이상 접속한 적이 있고, 최근 24시간 이내 접속한 비율도 66.4%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적어도 소셜미디어 활용 측면에서는 Z세대가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주의 깊게 볼 통계치가 있다. 소셜미디어를 접속하는 Z세대 여학생에 관한 것이다. 인터넷이용실태조사의 최근 24시간 이내 SNS에 접속한 비율을 보면, 20대 남성은 61.9%, 20대 여성은 71.5%로 여성의 SNS 접속률이 약 10%p가량 높았다. 또한 대구시 중2와 고2SNS 활용 빈도를 보더라도 남학생과 여학생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여학생의 이용시간이 많았다. Twenge(2018)도 밝혔듯이 가상 세계의 접속빈도는 정서적 문제와 관련이 깊은데, 스마트폰 사용시간과 우울 간의 관계를 살펴본 최근 분석(윤하나·서봉언, 2023)에서도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스마트폰을 1시간 이상 사용하게 되면 여학생의 우울감은 가파르게 증가하여, 스마트폰 의존이 염려되는 여학생의 경우 평일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일 것을 권고하였다.

 

 

|| 나는 어려운 시기를 살았고, 지금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풍족하게....(50대 교사)”

 

대구시 Z세대 학생 특성 연구를 진행하며 추가로 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 요즘 학생들을 지도할 때, 선생님께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까?’라는 질문을 하였다. 응답한 교사 중 전혀 그렇지 않다대체로 그렇지 않다를 합한 비율은 72.4%로 나타나 상당수의 교사가 Z세대 학생을 이해한다고 응답하였다. 덧붙여 요즘 학생들과 선생님의 세대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 ‘자유롭고 자기중심적이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세부 내용을 보면, ‘개인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심하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히 표현한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기중심적이다등이 나타났다. 또한 가치관이 다르다는 의견도 많이 보였는데, ‘규칙과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것’, ‘경제적인 가치를 많이 생각한다’, ‘공동체 문화에 익숙한 것이 이전 세대라면 Z세대는 개인적인 문화에 익숙하다등이 세부적으로 언급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요약하면, 교사들이 Z세대 학생을 이해 못 할 수준은 아니나, 삶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측면에서 교사들과 차이가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50대 교사는 이러한 세대 차이를 성장해온 사회적 환경 차이로 해석하였다. 즉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며 성장한 기성세대와 비교적 풍족한 환경에서 성장한 Z세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장 배경의 차이에 대한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공유된 사회적 경험이 다른 세대와 구분되는 고유한 관점이나 행동 특성을 예측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서봉언 외, 2021). 이를 대변하듯 Z세대 학생과 교사 두 집단 모두에게 가치관 조사를 한 결과, Z세대 학생과 20대 교사 간의 가치관 차이가 가장 적었다. Z세대 학생의 가치관과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이는 집단으로 50~60대가 아닌 ‘40대 교사로 나타난 점도 흥미롭다. 한편 대구시 학생 및 교사의 가치관 조사에서 강조하고 싶은 결과는 Z세대 학생과 기성세대 교사 모두 코로나19’라는 공유된 사회 경험을 쌓았다는 사실이다. 즉 학생과 교사 모두 안전이라는 가치를 가장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는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다시 말해 Z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공통된 가치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 우리의 라떼를 위하여

 

Z세대 학생과 교사 간의 세대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차이가 없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Z세대 안에서도 다양한 층위가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교는 Z세대 학생뿐만 아니라 X, Y세대의 교사도 함께 생활하는 곳이기에 타인에 대한 이해를 강화할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이다. 다양한 사회 이슈 및 갈등에 대한 토론 나아가 시민 교육 등이 필요한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젊은 교사와 Z세대 학생은 통하는 것이 많을 수 있지만,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역량이 필요한 만큼, 고경력 교사와 접촉할 수 있는 빈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학교는 다양한 연령층의 성인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세대 간 상호이해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세대 담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비유가 라떼이다. ‘제발 그 라떼는 드시지 마세요(행정안전부, 2020: 56)’와 같은 캐치프레이즈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누군가의 라떼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그들의 것이기에 듣는 이가 그 경험에 몰입하지 못한 데서 연유한 비유이다. 달리 생각해보면, ‘라떼를 듣는 그 순간은 몰입이 되었든 되지 않았든기성세대와 Z세대가 함께 하고 있는 라떼이지 않은가? 언젠가 이 라떼한 잔을 같이 마실 날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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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Twenge(2018)i세대로 명명하는데, 아이폰과 함께 자라난 세대라는 뜻이다. 명칭만 다를 뿐 유사한 연령대를 일컫는 세대이기에 Twengei세대와 Z세대를 동일하게 보아도 무방하다.


<참고문헌>

서봉언 외(2021). Z세대 학생 특성 연구. 대구: 대구미래교육연구원.

서봉언 외(2021). 에듀테크 활용 교육 발전방안 모색. 대구: 대구미래교육연구원.

서봉언 외(2022). Z세대 학생 특성 이해: 디지털 세대를 위한 교수전략 탐색. 대구·경기·서울·경북·전북·대전: 전국교육정책연구소네트워크.

윤하나·서봉언(2023). 중학생의 스마트폰 사용, 스마트폰 의존도 및 우울 간의 관계: 성별의 조절된 매개효과. 교육종합연구, 21(1), 21-44.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2022). 2021 인터넷이용실태조. 대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행정안전부(2020). 90년대생 공무원이 온다. 세종: 행정안전부.

Twenge, J. M.(2018). iGen[iGen](김현정 역). 서울: 매일경제신문사(원전은 2017년에 출판).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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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언 연구원은 경북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대구광역시교육청 산하 대구미래교육연구원에서 교육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에듀테크, 고교학점제, 사이버폭력, Z세대, 직업교육 관련 정책연구를 수행하였고, 최근 교원인사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필자
서봉언
소속
대구미래교육연구원 연구원
발행일
2023.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