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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핵심 역량

발행일
2023.12.20
필자
김영곤
소속
성명여자중학교 교사



  

몇 년 전 알파고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인공지능에 대한 충격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차 우리 삶에 녹아들어, 각각의 가정마다 인공지능을 통해 날씨를 확인하고, 냉난방기의 온도를 조절하는 삶에 점차 익숙해져 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 뉴노멀 시대인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인공지능과 관련되어 우리의 삶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할 것이라고 우리 모두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교육계, 특히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교 또한 인공지능으로 변화를 맞이하는 그 중심에 서게 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인간 삶의 질과 국가 경쟁력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미래 사회에 대한 정확한 예측에 근거한 미래의 인재상을 정립하여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핵심적인 역량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 교육과정에서의 역량이란?

 

역량이라는 말은 주로 직업 분야에 한정하여 업무 수행 능력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OECD1997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한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e)1) 프로젝트 이후, 전 세계 교육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역량은 인간의 삶 전반에 걸쳐 어떤 상황에서나 효과적인 수행에 보편적으로 필요한 것임과 동시에 구체적인 맥락의 복잡한 요구에 대처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따라서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은 학문적 지식 전수와 재생산의 역할에만 머물러 있던 학교 교육의 전통적 기능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합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급변하는 사회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생산(또는 재생산)하고 종합하며, 더 나아가 이 지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강조되고 있기에, 이러한 상황에서 역량이라는 개념은 학교 교육에서 무엇을다루어야 하며, 그 무엇을 어떻게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2)에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6가지의 핵심 역량을 제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생활에서 적용하여 앞으로 살면서 부딪치게 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고자 하였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개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3)에서도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교과교육 방향 및 성격에 대한 개념적 틀에 기초하여 핵심 역량을 새롭게 체계화하여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협력적 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 모두에서는 학습에서의 전이를 강조하고 있는데, 전이는 학습 내용이 실생활에 가까운 맥락을 제공할 때 그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처럼 교육과정에서 실생활 문제나 삶 속에서 부딪치는 상황을 강조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의 의미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의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디지털 시대에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문제들을 만나고 이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학생들에게는 디지털인공지능 소양이 필수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교과교육에서 디지털 기초소양 습득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정보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미래의 기술 학습에 좀 더 내실화를 꾀해야 할 것입니다.

 

 

|| 디지털 시대의 핵심 역량

 

디지털 시대 필요한 인재에 대하여 미국 교육협회는 비판적 사고, 창의성, 협력,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야 한다4)고 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도 창의성과 혁신,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 의사결정, 정보문해력, 협업 등이 필요하다5)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세계적인 기업들과 저명한 단체에서 요구하는 자질을 보면 사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능력인 창의성과,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볼 줄 아는 융합적 사고 능력, 문제인식 후 해결하는 문제해결능력 등이 공통으로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들은 사실 미래뿐만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며, 이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IT 기업인 구글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 수집을 목표로 설정하였습니다. 구글은 자사의 브라우저 검색 기능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알파고를 만들어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시작하는 글에서 보았듯이 현재 인공지능은 자가 학습 능력과 데이터 학습을 통해서 여러 현장에서 인간을 대체하고 현대 사회를 빠르게 바꾸어 가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러한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인간들에게는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협력을 통해서 여러 분야의 연결점을 찾아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융합적이고 창의적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미래 사회, 즉 디지털 사회는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우리는 창의·융합형 인재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 있는 우리 교사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학생들에게 창의·융합적 사고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며 어느 한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유연하면서도 다방면에 호기심을 갖는 개방적인 사고 역량을 기르도록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 디지털 리터러시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디지털 매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6)입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라는 리터러시(Literacy)가 디지털 플랫폼과 만나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며, 조합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을 뜻합니다. 인터넷의 발달과 디지털 기기의 출현, SNS의 확장 등에 따라 단순히 기기 사용법만이 아니라 정보를 다루고 활용하는 것까지 범위를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학교 현장에서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로는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 중 올바른 정보를 선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된 우리 사회에서 가짜 뉴스 속에 포함된 혐오적 관점을 청소년 시기에 접하게 된다면, 왜곡된 선입견 및 확증 편향의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SNS 공유로 인해 한 개인의 인지적 왜곡이 아닌 사회 집단의 인지적 왜곡으로까지 커져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허위 정보를 가려내고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보를 가려내기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디지털의 역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그 사용을 도외시하기보다는, 올바른 사용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할 것입니다. 디지털은 도구일 뿐, 이를 잘 다루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을 위해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핵심적인 역량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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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SeCo https://www.deseco.ch

 2) 가교육과정정보센터, 2015 개정 교육과정 https://ncic.re.kr

 3) 가교육과정정보센터, 2015 개정 교육과정 https://ncic.re.kr

 4) 육연합신문 https://www.eduyonhap.com/m/page/view.php?no=64892

 5) Microsoft Viva: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모든 직원에게 역량 부여하기 https://www.microsoft.com

 6) 키백과 디지털 리터러시 https://ko.wikipedia.org/wiki/디지털_리터러시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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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교사는 현재 대구에 있는 성명여자중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해중심 교육과정 설계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22 개정 교육과정 검토에 참여하여 교육과정 선도교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공학도구인 알지오매스를 이용한 수학 수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연수 강사, 교재 및 콘텐츠 개발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필자
김영곤
소속
성명여자중학교 교사
발행일
2023.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