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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생 수업방해 행동 실태와 교원권리 보호 정책

발행일
2022.11.16
필자
김해련
소속
일리노이대학교 박사과정






 

지난 5, 익산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 전학생이 교사에게 욕설을 하고 동급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은 수업 시간에 노래를 크게 틀어 교사의 수업을 방해했고 급식실에서 가져온 흉기로 교사를 협박했으며, 이를 제지하는 교사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는 교육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학생의 수업방해 행동과 교원권리 보호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최근 교권침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교사가 가해학생을 적극적으로 제지하고 지도할 수 있는 제반 장치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학생의 수업방해 행동으로 인한 교권침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또한 최근 급증하는 교권침해 사례로 인해 학생의 수업방해 행동과 교원권리 보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상황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미국의 수업방해 행동 실태와 교원권리 보호 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의 학생 수업방해 행동 실태

 

올해 727일부터 88일까지 1,042명의 교장과 교사를 대상으로 미국 ‘EdWeek Research Center’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교사 10명 중 1명은 학생으로부터 신체적인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는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가 미국 전역의 학교 교직원 14,9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미국심리학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 응답자 중 약 33%가 학생으로부터, 그리고 29%가 학부모로부터 최소한 한 번 이상의 언어적 폭력(verbal harassment) 또는 위협 행동(threatening behavior)을 겪은 경험이 있다. 심지어 교사 응답자의 약 14%는 학생으로부터 신체적인 폭력(physical violence)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교사뿐만 아니라 교장, 학교 심리학자(school psychologists), 사회복지사(social workers), 그리고 다른 학교 직원(other school staff)의 응답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미국의 교원권리 보호 정책

 

교권침해 사례가 지속되자 교사들은 보다 더 강력하고 체계적인 교원권리 보호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해왔다. 교사가 학생의 가해행동을 적극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정책이 운용되고 있는 사례도 있지만, 학생인권 보호를 이유로 관련 제도 또는 법률의 마련이 좌초된 사례도 존재한다. 미국은 주에 따라 교권보호 정책이 다르게 펼쳐지고 있고, 미국 교원노조는 단체 교섭(collective bargaining)을 통해 교사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데 적극적이다(Marianno et al., 2021). 이에 주와 교원단체의 사례에 초점을 맞추어 미국의 교원권리 보호 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주별 사례

미시간주(Michigan) 주 정부는 학생이 중범죄를 저지르거나 교사의 지시에 지속적으로 불복종할 경우, 학생의 나이, 징계 이력, 장애, 문제행동의 심각성, 안전, 회복적 프로그램의 사용, 개입 수준을 고려하여 학군이 학생의 정학 또는 퇴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구체적으로 미시간주 교육위원회(Michigan State Board of Education)의 학생 행동강령(Model Code of Student Conduct)은 학생의 무질서 행동에 대해 교사가 긴급 정학(Snap Suspension)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아래와 같이 명시한다.


교사의 긴급 정학” (Teacher “Snap Suspension”)

 

긴급 정학은 법의 일부이지만 최소한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만약 학생의 무질서 행동이 지역 정책에서 정의한 수준을 넘어설 경우, 교사는 최대 하루 동안 학생을 정학시킬 수 있다. 해당 정책은 학군 학생 행동강령의 일부로 채택되어야 하며, 학생이 정학 당할 수 있는 행동의 유형을 구체화해야 한다. 만약 학생이 학교에 남을 경우, 그 학생은 반드시 적절한 감독 하에 있어야 한다. 교사가 긴급 정학을 시행하려 할 경우 교육위원회에 즉시 보고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학 당한 학생의 부모 또는 보호자와의 면담을 잡아야 하며, 해당 면담에 학교 상담사, 사회복지사 또는 심리학자가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교사 또는 부모가 학교 관리자의 참석을 요청할 경우, 교사는 해당 면담에 반드시 관리자를 포함해야 한다[MCL 380.1309]. 학생은 교사와 학교장의 동의에 따라서 본인이 정학 되었던 교실, 과목 또는 수업에 복귀할 수 있다[MCL 380.1309].

 

출처: Michigan State Board of Education(2019). Model Code of Student Conduct 2019.

 

한편, 미국 코네티컷주(Connecticut)에서는 학생이 폭력행동을 일으킬 경우 교사가 학생을 교실에서 퇴출하고 교실 복귀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이는 학생의 교실 배제를 최소화하려는 주 단위의 노력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거부되었다. 미네소타주(Minnesota)에서도 공립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했을 때 학생을 퇴학시키는 법안이 논의되었지만, 정학 또는 퇴학보다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이 학교에 최대한 남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해지며 큰 지지를 얻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

 

2. 교원단체별 사례

미국 뉴욕의 대표적인 교원 단체인 미국 교원연맹(United Federation of Teacher, UFT)은 학생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교사를 지원하기 위해 ‘Victim Support Program’이라는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1989년에 미국 교원연맹이 뉴욕시 교육위원회(Board of Education)와 함께 설립한 후, 미국 교원연맹의 학교 안전 부서와 뉴욕 교육부의 공동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Victim Support Program은 학교 범죄 관련 피해교사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 학교 현장 개입, 사법 절차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피해교사의 회복을 돕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피해교사 지원에 더해 학교 범죄 최소화를 위한 폭력 예방 활동도 운영하고 있다. Victim Support Program의 모든 서비스는 무료이며, 모든 절차는 완벽하게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게 이루어진다.

 

Victim Support Program이 피해교사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지원 제도는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훈련을 받은 전문 심리학자의 개별, 그룹 상담, 폭력사건의 처리에 필요한 행정 절차에 대한 도움, 경찰서 및 다른 형사 사법 기관과의 소통 지원, 법원 또는 의료국으로의 동행 지원, 파급효과를 다루기 위한 폭력사건 발생 이후 학교 방문의 5가지로 구분된다. 피해교사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화를 걸어 미국 교원연맹의 안내를 받아 위의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피해교사에 대한 지원 대책에 더해, Victim Support Program은 학교 관련 범죄로 인한 피해 상황을 사전에 최소화하기 위해 폭력 예방 워크숍도 진행한다. 폭력 예방 워크숍은 교사가 폭력, 공격성 그리고 혐오 행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폭력 행동을 일으키기 쉬운 개인과의 상호작용 전략을 습득하며, 잠재적인 폭력과 공격성을 완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데 중점을 두어 폭력사건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외에도 캘리포니아 교사협회(California Teachers Association, CTA)는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을 지도할 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별도로 명시하고 있으며, 매사추세츠주 교사 협회(Massachusetts Teachers Association)는 가해학생에 대한 피해교사의 형사 고발을 돕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이상으로 미국의 수업방해 행동 실태와 교원권리 보호 정책에 대해 살펴보았다. 수업방해 행동은 교권 침해뿐만 아니라 동급생의 학습권 침해 및 교사의 사기 저하 등, 전반적인 학교교육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런 만큼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교원권리와 학생권리는 이분법적이고 대립적인 관계로 비춰지고 있다. 교원권리와 학생권리가 건강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새전북신문(2022.10.18.). 교권 침해자 90% 학생 "욕설에 폭행까지". http://www.sjbnews.com/news/news.php?number=759559(2022.10.26. 인출).

SBS 뉴스(2022.06.22.). 교사에 욕설 · 흉기 위협까지초등 전학생에 학교 '발칵'.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95822(2022.10.26. 인출).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2022.03.17.). Teachers, Other School Personnel, Experience Violence, Threats, Harassment during Pandemic. https://www.apa.org/news/press/releases/2022/03/school-staff-violence-pandemic(2022.10.27. 인출).

California Teachers Association(2022). Mini Guide to Teachers Rights.

Education Week(2022.08.09.). How Many Teachers Have Been Assaulted by Students or Parents? We Asked Educators. https://www.edweek.org/leadership/how-many-teachers-have-been-assaulted-by-students-or-parents-we-asked-educators/2022/08 (2022.10.26. 인출)

Marianno, B. D., Bruno, P., & Strunk, K. O.(2021). The effect of teachers’ union contracts on school district efficiency: Longitudinal evidence from California. SAGE Open, 11(1), 1-16.

Massachusetts Teacher Association(2017). The Legal Rights of Education Support Professionals. https://massteacher.org/-/media/massteacher/files/about-us/esps/esp_legal_rights.pdf?la=en (2022.10.26. 인출)

Michigan Government(2022). Suspensions and Expulsions Guidance for Administrators and School Staff. https://www.michigan.gov/mde/-/media/Project/Websites/mde/Food-and-Nutrition-Programs/School-Health-and-Safety/Alternatives-to-Suspension-and-Expulsion/2022-Revised-Suspension-and-Expulsion-Admin-and-Staff.pdf?rev=6832ab2a0ae3457b8c88b1bb8e4c31be&hash=CCC81CA33647D3FB06030301D46E6BBC (2022.10.28. 인출)

Michigan State Board of Education(2019). Model Code of Student Conduct 2019. https://www.michigan.gov/mde/-/media/Project/Websites/mde/2021/02/19/2019_Model_Code_of_Student_Conduct_SBE_APPROVED.pdf (2022.10.27. 인출)

The74(2022.09.04.). 1 in 10 Teachers Say They’ve Been Attacked by Students. https://www.the74million.org/article/1-in-10-teachers-say-theyve-been-attacked-by-students/ (2022.10.25. 인출)

United Federation of Teacher(2022). Victim Support Program. https://www.uft.org/news/you-should-know/know-your-benefits/victim-support-program(2022.10.30. 인출)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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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련 선생은 현재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캠퍼스(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에서 교육정책학(Education Policy, Organization & Leadership)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의 중앙대학교에서 교육행정·정책학 석사학위와 교육학 및 영어교육학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교원정책, 교육재정 그리고 교육 거버넌스가 주요 연구 관심사다.

필자
김해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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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대학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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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