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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학입시제도 현황

작성자
김지혜(미국통신원)
발행일
2019.11.20
첨부파일
pdf파일미국의 대학입시제도 현황.pdf

미국의 대학입시제도 현황


한국에서 대학 입시 정책은 단연 교육 관계자의 관심이 가장 뜨거운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1월은 한국의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 중 하나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달로, 대학 입시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가장 높은 시기이다. 이에 본 기사는 한국의 대입제도와 비교할 수 있는 준거를 탐색한다는 측면에서 미국의 대학입시제도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미국의 대학입시제도 개요

 

한국의 대입제도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기반으로 하는 정시와 학교생활기록부, 논술, 기타 특기 요소를 기반으로 하는 수시로 구분되며, 각 전형에 따라 주요 평가 요소가 달라진다. 미국 대학의 경우, 대학에 따라 학생 선발 기준과 절차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유형을 한 마디로 정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학교별로 설정한 교육 목표와 이념에 맞추어 학생을 선발하는 데 그 기준은 학교에 따라 다양하다.

과거에는 미국 역시 객관적인 학업성취 자료를 학생 선발의 최우선 요소로 삼았지만, 이러한 학생 선발 방식이 학생의 대입 이후 교육성과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점차 다양한 평가 요소를 도입하기 시작하였다(박삼철, 2006). 현재 미국의 대학은 학생의 학업 성적 이외에도 인성, 리더십, 성장 가능성과 같은 정성적 평가 요소를 적극 고려한다. 또한 일부 특별 전형의 경우 특정 평가요소만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학생이 제출하는 다양한 서류를 종합·포괄적으로 검토하여 학생을 선발한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인식하에 많은 대학이 학생 인종과 사회경제적 배경을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한다(양성관·정일환, 2007).

 

2. 미국의 대학입시 주요 평가 요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의 대입전형은 각 대학마다 다르게 운영된다. 다만 대부분 4년제 대학의 경우 공통적으로 학생이 제출하는 입학지원서, 생활기록부, 에세이, 추천서, 그리고 대학수능시험(Scholastic Aptitude Test, SAT)’대학입학학력고사(American College Test, 이하 ACT)’ 등의 표준화 시험점수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선발한다. 해당 서류를 기반으로 하되, 어떤 요소에 가장 강점을 두는가에 대한 관점은 대학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대학 유형에 따라 요구서류가 다른데, 2년제 지역전문대학(Community College)’의 경우는 고등학교 학위 또는 그에 상응하는 학업 증명과 함께 기본적인 서류 제출만으로도 입학이 허용되기도 한다. 이 절에서는 4년제 대학에서 학생 선발 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서류와 평가 요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입학지원서(Application)’는 학생이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작성하는 서류이다. 학생은 대학에서 요구한 기본 개인정보를 입력하여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송부한다. 서류 제출 방식은 학교에 따라 다양한데, 학교 홈페이지에서 직접 정보를 입력하는 경우도 있고, 원서제출 플랫폼인 커먼앱(Common Application, https://www.commonapp.org/)’을 이용하여 서류를 제출하기도 한다.

대입 서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생활기록부(Transcript)’라고 할 수 있다. 생활기록부는 학생이 수강한 교과목의 목록과 성적에 대한 내용을 보여준다. 생활기록부는 미국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수강 과목 구성과 생활기록부를 위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NACAC, 2019).

미국 대부분의 대학은 학생에게 600자 분량 내외의 에세이(Essay)’1개 이상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 에세이의 주제는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주로 학생이 대학 생활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예시를 활용하여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대학 지원 동기 등을 묻는 추가·보충 에세이(Supplemental essays)’를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대학은 교사 또는 학교 상담사가 작성하는 학생에 대한 추천서(Letter(s) of recommendation)’를 요구한다. 추천서는 학생의 강점과 약점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며, 추천자가 작성한 내용을 학생이 사전에 볼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미국 대학에서 교사가 작성하는 학생 추천서는 상당히 중요시하는 평가 자료이다(NACAC, 2019). 일부 직장 경력이 있는 학생의 경우 고용주가 추천서를 작성하거나 기타 지역사회 구성원이 추천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미국 고등학생은 미국의 대표적인 학업능력평가인 SATACT와 같은 표준화 시험점수(Standardized test scores)’를 제출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점점 더 많은 대학이 학생 선발 시 이러한 표준화 시험점수를 학생 평가 요소에서 배제하고 있고 학생 선발과정에 따라 제출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학생 선발에 표준화 시험점수를 이용하지 않는 대학에서도 장학금 수혜 학생을 결정할 때에는 SATACT 점수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생은 일단 최소 1개 이상의 표준화 시험점수를 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외에도 대학에 따라 면접(Interview)’을 실시하기도 하고 포트폴리오(Portfolio)’와 기타 서류를 요구하기도 한다.

참고로 국제학생(International students)의 경우는 추가로 재정증명서(Statement of finances)’언어능력시험점수(Language test scores)’를 제출해야 한다. 재정증명서는 학생 또는 학생의 보호자가 최소한 1년간의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서류이다. 해당 학생은 재정증명서로서 주로 은행잔고증명서 등의 서류를 제출한다. 언어능력시험점수는 학생의 영어 사용능력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토플(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TOEFL)이나 국제영어능력시험(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 IELTS)과 같은 공인 영어시험 점수를 많이 사용한다.

 

3. 미국 대학입시의 최근 현황

 

국제대학입학상담학회(National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ing, NACAC)’는 매년 대입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미국 대학이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가에 관한 현황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 자료는 미국 대입의 최근 추세와 주요 특징들을 보여준다.

최근 발표된 2019 대입현황보고서(2019 State of College Admission)에 따르면 미국에서 대학 지원자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2017학년도에 비해 2018학년도 대입에서 국내학생 지원자의 수는 약 6% 가량 증가했으며, 국제학생 지원자도 약 7% 가량 증가하였다. 전체 지원 학생 중 합격 학생의 비율은 2017학년도 기준 약 66.7%이다.

학생 선발 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대해, 대학 입시 관계자는 대체로 일관된 답을 보여주었다. , 생활기록부에 나타난 고등학교 시기 수강 과목 목록과 성적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SATACT와 같은 학생의 학업 능력을 보여주는 시험 점수도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학생이 관심 주제에 대해 작성한 에세이와 교사의 추천서가 중요한 평가 요소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4. 특징과 시사점

 

미국의 대입제도가 보여주는 주요한 특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에 따라 다양한 학생 선발 제도를 운영한다. 둘째, 4년제 대학의 경우 공통적으로 학생들의 입학지원서, 생활기록부, 에세이, 추천서, 표준화 시험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학생을 선발한다. 각 대학에 따라 구체적인 선발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학생은 위 서류를 준비해서 여러 대학에 제출하고, 각 대학은 기관별 기준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특히 평가 요소 중에서도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셋째, 학업 성적 이외에도 학생의 인성, 리더십, 성장 가능성 등 정성적 요소를 적극 고려한다. 특히 최근에는 표준화 시험점수를 평가에서 배제하는 대학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대학들이 학생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인종이나 사회경제적 배경을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한다.

앞에서 미국의 대입제도의 현황과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연구와 논의를 거쳐 축적한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제도적으로 정착한 대입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도 대입제도는 계속해서 변화 중이다. 최근 한국의 대입제도를 보면, 미국의 대입제도와 마찬가지로 정성적 요소가 더욱 강조되고 다양한 서류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 포괄적 평가가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는 주관적 평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어 대입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경우 초중등교육에서부터 대학 운영 체계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풍토 뿐 아니라 시스템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인 대입제도라 하더라도 한국의 맥락에서는 긍정적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국 대입제도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유용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서는 이러한 풍토와 시스템의 차이에 대해 좀 더 주도면밀하게 고찰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CIEE(2018, May 28.) Understanding College Entrance Requirements. Retrieved November 9, 2019, from https://www.ciee.org/in-the-usa/academics/high-school-usa/blog/understanding-college-entrance-requirements

NACAC(2019). 2019 State of College Admission. Retrieved November 9, 2019, from https://www.nacacnet.org/globalassets/documents/publications/research/2018_soca/soca2019_all.pdf

박삼철(2006). 미국과 호주의 대입전형제도 비교 연구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의 쟁점을 중심으로-. 비교교육연구, 16(3), 1-21.

양성관·정일환(2007). 미국 대학입학제도의 전형자료, 입학사정관제도 및 기여입학제도 분석: 개별적 검토를 중심으로. 비교교육연구, 17(3), 167-190.

  

※ 기획기사는 참고문헌을 요약·정리하여 작성되며, 교육정책네트워크,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