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학입시제도 현황

영국은 대학지원자가 자격증명이 가능한 시험에 응시하고, 그 결과가 발표되기 전 예상 시험점수를 기준으로 지원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하는 사전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자격증명이 가능한 시험에는 대학입학시험인 ‘A 레벨(A level)’이 있으며, 또한 ‘국제학력평가시험(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케임브리지 대학 이전 과정(Cambridge Pre-U Diploma)’, ‘영국 고등교육 학력 인증과 직업 자격 위원회(Business and Technology Education Council, BTEC)’ 등이 존재한다.

시험점수를 획득하기 전 이미 지원한 대학의 당락 여부가 임시로 발표되며, 조건부로 합격한 지원자는 나중에 해당 대학의 학과가 요구하는 시험점수를 실제로 획득하였는지에 따라 최종적인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영국의 대학 지원과정은 고등교육 기관 입학을 위한 온라인 지원서 접수 등 대학 지원과정 전반에 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학입학서비스(Universities and Colleges Admissions Service, 이하 UCAS)’를 통해 통합 관리·운영되고 있다. 이에 본 기사는 UCAS의 공식적인 안내문과 분석 자료를 중심으로 영국 대학 입학전형과정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영국의 대입전형 종류와 방식

지원자는 UCAS 지원과정인 ‘주요 (운영)계획(Main Scheme)’을 통해 최대 5곳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주요 계획’은 입학 전년도 9월부터 입학 연도 6월 30일까지 운영된다. ‘주요 계획’을 통해 선택한 학교에 모두 합격하지 못한 지원자는 ‘추가 (운영)계획(Extra Scheme)’을 통해 지망한 학교에 합격할 수 있다.

UCAS(2019a: 4)가 제시한 대학 합격을 위한 다양한 경로는 아래의 <표>와 같다. 또한 아래의 <표>에 제시된 각 제도의 합격자 수는 UCAS(2019c)가 공개한 수치를 근거로 한다. 합격자 수의 전년도 대비 증감률은 2018년과 비교할 때 2019년에 발생한 합격자 수의 변화 비율을 말한다. 

<표> 영국 대학의 다양한 합격 경로

* 클리어링: 영국의 대학입시에서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해 합격생이 미달된 대학교와 대학 학과별로 1차 입시경쟁 탈락자를 주 대상으로 하는 추가 모집절차에서 선발경쟁을 통해 입학하는 경우를 말한다(편집자 주).

위의 통계수치를 바탕으로 주요 혹은 추가 계획에 속한 ‘클리어링(Clearing)’ 합격자를 제외한 주요 제도를 통해 합격한 지원자의 비율은 전체의 86.6%를 차지한다. 일반적인 대입과정을 거치지 않고, 시험점수를 획득한 후에 ‘클리어링’ 과정에만 지원하여 합격하는 ‘직접 클리어링(Direct to Clearing)’ 지원자의 비율이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에 26%로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클리어링’ 과정은 아래의 해당 목차에서 상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1) 일반전형: 선지원 후점수 시스템

영국에서 대다수의 대학 수험생이 치르는 시험은 ‘A 레벨’이다. ‘A 레벨’은 매년 5월 중순 이전부터 시작하여 6월 말까지 각 교과목의 시험이 순차적으로 치러지며, 보통 8월 15일 전후에 응시자의 점수가 발표된다. 수험생은 영국 대학의 지원과정을 운영하는 UCAS에 가입 후 지망하는 학교를 선택한다. 수험생이 직접 선택한 지원 학교에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 등의 관련 서류를 기입·업로드한 후 응시료를 온라인으로 납부한다. 지원 마감일이 빠른 ‘옥스퍼드 대학(University of Oxford)’와 ‘케임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 그리고 대부분의 의과대, 수의대, 치의과대는 2020년 가을 입학을 기준으로 2019년 10월 15일까지 원서접수를 마쳐야 하며, 그 이외의 대다수 대학은 2020년 1월 15일까지 원서접수를 완료해야 한다.

‘옥스퍼드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 그리고 일부 최상위권 대학·학과(법학, 수학, 의학 등)의 경우에는 대학별 입학시험에 추가로 응시해야 한다. 대부부의 추가 입학시험은 입학 전년도 8월에서 11월 사이에 진행되지만, 일부는 UCAS를 통한 지원과정이 시작되기 전에 추가 입학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지원 마감일이 지난 후에도 각 대학의 학과마다 지원자가 미달되는 경우에는 추가원서접수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추가모집의 여부는 각 학과에 문의해야 한다. 추가모집 마감일은 당해 연도 9월 입학의 경우 6월 30일까지이며, 이 추가모집 이후에도 정원미달이 발생하는 학과는 마지막으로 9월 20일까지 마지막 추가모집을 실시한다.

2) 우수 지원자를 위한 지원 변경의 기회: 조정(Adjustment)

영국은 지원자가 대학 입학에 반영되는 시험결과를 획득하기 전에 예상점수를 기준으로 미리 대학에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원자가 지원이 끝난 후에 예상한 것보다 높은 시험점수를 획득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지원한 대학 중 1순위로 선택한 대학의 입학자격요건을 초과하는 경우에 지원자는 ‘조정(Adjustment)’ 과정을 통해 다른 곳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지원한 학교로부터 일단 조건부 합격 통보를 받은 후, 시험점수가 발표되고 자격요건을 충족시켜 최종적으로 합격을 받게 된 경우 지원자가 선호하는 다른 곳으로 바꿀 수 있다. 단, 모든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미달되거나, 시험점수를 획득하지 못하여 탈락하는 지원자가 발생하는 등으로 최종 합격자가 정원에 미달되는 학과의 경우에만 ‘조정’ 과정으로 새로운 합격자를 충원한다.

‘조정’ 과정 지원은 ‘A 레벨’ 점수 발표 당일부터 8월 31일까지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A 레벨’ 점수 발표일 또는 UCAS 시스템에서 조건부 합격이 무조건 합격으로 전환되는 날로부터 5일 안에 지원자가 UCAS의 ‘조정’ 과정을 통해 신규 지원학교를 등록하면 된다.

3) 탈락한 지원자를 위한 정원미달 학과의 추가모집: 클리어링(Clearning)

‘클리어링’은 입학생 정원이 미달되는 학과가 실시하는 최종적인 추가모집 과정이다. 지원한 대학에 모두 탈락한 수험생은 ‘클리어링’이라는 추가모집의 기회를 통해 다른 곳에 지원할 수 있으며, 지원한 대학에 합격하였더라도 ‘클리어링’을 통해 다른 곳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자신의 희망 전공을 바꾼 수험생이나, 지원 대학 외의 타 대학 자격 요건에 해당되는 시험결과를 획득한 수험생은 ‘클리어링’을 이용하여 또 다른 지원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원 학과의 요구점수에 살짝 미달되는 경우에도 ‘클리어링’을 통해 합격할 수 있다.

지원한 대학으로부터 모두 합격 통보를 받지 못한 학생은 신입생 정원이 여전히 미달된 학과에 7월 5일부터 10월 21일까지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 ‘클리어링’ 과정을 이용하기 위한 조건은 아래와 같다.

▶ 6월 30일 이후 지원하는 경우(이 시기에 지원할 경우 자동으로 ‘클리어링’ 과정에 속함)

▶ 지원한 학교 중 어느 곳에서도 합격 통보를 받지 못한 경우

▶ 합격 통보를 받은 곳의 합격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 경우

▶ 합격 통보를 받은 곳의 입학 제의를 공식적으로 거절한 경우

‘클리어링’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원자가 UCAS를 통해 공식적으로 정원이 미달된 대학·학과를 검색한 후, 해당 대학에 직접 연락해서 ‘클리어링’ 지원이 가능한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클리어링’은 이미 지원하였으나 탈락한 대학의 학과에도 다시 지원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클리어링’ 과정을 통한 복수지원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 곳만 지원할 수 있다. 단, ‘클리어링’을 통해 지원한 학교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추가로 한 곳을 더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는 입학을 희망하는 대학의 학과에 연락하여 ‘클리어링’을 통한 자신의 입학 가능 여부와 접수 마감일을 확인한 후, 마감일 이전까지 UCAS 시스템을 통해 해당 대학의 학과에 대한 상세 내용을 기입하면 된다. ‘클리어링’ 과정을 완료하면 지원자가 무조건 이곳에 입학할 것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UCAS 지원 시스템 상에서 자동으로 합격된 것으로 표시되며, 더 이상은 다른 지원서를 접수할 수 없다.

2. 소외계층의 대학 입학 확대를 위한 노력

영국은 국가적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특히 영국 연방 중 하나인 스코틀랜드(Scotland)는 고등교육의 접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신규 제도를 도입하였다. 2020년부터 스코틀랜드의 대학은 입학 자격요건을 ‘기준(Standard)’과 ‘최소(Minimum)’ 두 종류로 나누어 운영할 예정이며, ‘최소’ 입학 자격요건은 고등교육에 확대 접근할 수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적용되는 기준이다. 각 대학마다 자체적으로 확대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 관련 규정을 수립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

▶ 입학을 위한 사전교육과정(Pre-entry Programme)을 성공적으로 완수

▶ ‘스코틀랜드 다중 빈곤 지표(Scottish Index of Multiple Deprivation, SIMD)’에 따라 대학 입학이 저조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에 거주

▶ 전통적으로 학교 실적이 평균에 미달되는 표적 집단에 속하는 학교를 졸업

▶ 보호기관 출신 혹은 보호기관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경우

▶ 난민의 지위를 획득한 자이거나 망명을 요청한 자

‘최소’ 입학 자격요건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UCAS를 통해 지원할 때,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 개인사정 등으로 학업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요소를 기술하여 해당 대학이 지원자의 사정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은 심사과정 혹은 합격자가 학위과정에 대한 등록을 완료한 후에 ‘최소’ 입학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지원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재정적 혹은 기타 지원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한편, 잉글랜드(England)의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고등교육 접근 기회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케임브리지 대학’은 2019년 여름부터 근소한 차이로 탈락한 소외계층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여, ‘A 레벨’ 점수 발표 이후 탈락 결정 재고를 요청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와 같이 추가 지원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UCAS의 ‘조정(Adjustment)’ 과정에 해당하며, ‘케임브리지 대학’ 최초로 ‘조정’을 허용하도록 시작하였다. ‘케임브리지 대학’은 다음의 다섯 가지 배경 요소 중 최소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지원자에게 추가 지원의 기회를 허용한다.

▶ 다중 빈곤 지표(Indices of Multiple Deprivation, IMD): IMD에 의거하여 하위 30%로 분류되는 지역의 거주자

▶ 결과 지역 분류(Output Area Classification, OAC2011): 국가통계청(Office of National Statistics)이 발표하는 지역 분류에 따라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거나 케임브리지 대학의 입학률이 낮은 지역의 거주자

▶ 지역의 참여(Participation of Local Areas, POLAR): 전통적으로 고등교육 진학률이 저조하여 진학률이 하위 40%에 해당하는 지역의 거주자

▶ 지난 5년 이상의 기간 동안 ‘옥스퍼드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5명이 안 되는 후기중등학교의 재학생 또는 지자체로부터 보살핌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

이뿐만 아니라 ‘케임브리지 대학’은 2019년부터 본 대학을 1순위로 선택한 조건부 합격자인 경우, 타 대학에 다시 지원할 수 있는 ‘조정’ 기회를 허용하기로 하였다. ‘케임브리지 대학’이 합격자에게 다른 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케임브리지 대학’은 2018년 소외계층의 우수한 지원자를 독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목적의 기금 모금 운동을 발족하였으며, 매년 기존의 정원에서 10명을 추가하여 소외계층에서 선발하도록 하였다. 추가모집 인원 10명 중 5명은 ‘전환년도 계획(Transition Year Scheme)’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 제공하기로 하였다. 2021년부터 운영될 예정인 ‘전환년도 계획’은 학업성취도는 우수하지만 대학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빈곤층 학생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이처럼 ‘케임브리지 대학’은 소외계층의 교육 접근기회를 확대하고 지원하기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위에 소개된 계획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3. 특징과 시사점

영국은 기본적으로 선지원 후점수 입학체계를 바탕으로 비교적 장기간의 복수지원과 추가모집 과정을 운영한다. 지원자는 대입시험의 실제 점수가 아닌 예상 점수를 바탕으로 대학에 지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상 점수와 실제 점수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조건부로 합격한 대학의 점수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여 최종적으로 탈락할 수도 있고, 점수를 지나치게 낮게 예측하는 바람에 하향지원이라는 원치 않는 결과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를 위한 대안적인 지원방법으로 ‘클리어링’과 ‘조정’ 과정이 존재한다. 이는 지원자에게 시험점수 획득 후 다시 지원할 수 있는 기회이며, 대학 입장에서는 합격자의 수가 미달되는 학과에서 추가로 학생을 모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단, 대다수의 지원자가 선지원 후점수의 과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고 있고, 정원이 미달되는 학과의 추가모집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점수를 바탕으로 학교를 선택하여 다시 지원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편, 스코틀랜드에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최소’ 입학요건과 ‘케임브리지 대학’의 소외계층 탈락자 재고 요청 등은 사회적 빈곤계층이 고등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와 같이 영국 대학은 최근 들어 기존에 대학 입학이 저조한 집단을 대상으로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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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CAS(n.d.a). UCAS 대학 입학 요건(UCAS Undergraduate entry requirements). https://www.ucas.com/undergraduate/what-and-where-study/ucas-undergraduate-entry-requirements에서 2019. 10. 30 인출.

∙ UCAS(n.d.b). UCAS 조정 – 예상보다 더 잘 한 경우(UCAS Adjustment – if you’ve done better than expected). https://www.ucas.com/ucas/undergraduate/apply-and-track/results/ucas-adjustmet-if-youve-done-better-expected에서 2019. 10. 30 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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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AS(n.d.d). 입학시험(Admissions tests). https://www.ucas.com/undergraduate/applying-university/admissions-tests에서 2019. 10. 30 인출.

∙ UCAS(n.d.e). 클리어링이란 무엇인가?(What is Clearing?). https://www.ucas.com/undergraduate/results-confirmation-and-clearing/what-clearing에서 2019. 10. 30 인출.

∙ University of Cambridge(n.d.). 케임브리지의 조정(Adjustment at Cambridge). https://www.undergraduate.study.cam.ac.uk/adjustment에서 2019. 10. 30 인출.

※ 기획기사는 참고문헌을 요약·정리하여 작성되며, 교육정책네트워크,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