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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문해력 증진 전략

작성자
김지혜(미국통신원)
발행일
2020.04.22
첨부파일
pdf파일미국의 문해력 증진 전략.pdf

미국의 문해력 증진 전략


  흔히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정보의 홍수속에 산다고 표현한다. 정보의 양과 접근성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유용한 정보를 습득하고 이해하며 활용하는 능력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가장 필수적인 역량이 되었다. 특히 문서화된 글을 적절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문해력(literacy)’은 오늘날 점점 더 강조되는 추세이다. 문해율이 낮았던 과거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글을 단순히 읽거나 쓸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문해력을 강조했었다면, 최근에는 사회·노동 시장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필수적인 역량으로 타인과의 의사소통과 실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의 문해력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the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이하 OECD)’국제성인역량조사(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 이하 PIAAC)’를 통해 OECD 회원국 1665세 성인들의 역량을 조사한다. 해당 국제 조사에서 문해력은 수리력, 문제해결력과 더불어 성인이 갖춰야 할 가장 핵심적인 정보 처리 역량으로 규정된다. 이처럼 문해력은 개인·국가 차원에서 모두 주요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역시 다른 많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읽기(reading) 교육과 더불어 청소년·성인의 문해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마련하였다. 특히 이민자의 증가와 국가 간 교류 활성화로 인해 사회 구성원의 배경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모든 구성원이 일정 수준 이상의 문해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국가적 관심사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본 기사는 미국의 문해력 수준 현황을 살펴보고, 문해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미국의 문해력 수준 현황

 

  1) 미국 국가성인문해력평가(NAAL) 결과

  미국은 1980년대부터 전국적인 문해력 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가장 처음 국가적으로 실시된 문해력 조사는 1985년 실시되었던 청소년 문해력 평가(Young Adult Literacy Assessment, YALA)’이다. 21253,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는데, ‘산문 문해(prose), 문서 문해(document), 수량 문해(quantitative)’를 중심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읽기·문해 역량을 조사하였다.

그리고 3년 뒤 1988, ‘(개정)성인교육법(Adult Education Amendments of 1988)’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연방 교육부(U.S. Department of Education)’는 문해력에 대한 정의와 성인의 문해력 현황을 의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되었다. 연방 교육부는 1992년 만 16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성인 문해력 조사(National Adult Literacy Survey, NALS)’를 실시하였으며, 13,600명이 참여하였다. 그리고 2003년에는 국립교육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 NCES)’ 주관으로 다시 한 번 국가 수준의 성인 문해력 평가(National Assessment of Adult Literacy, NAAL)’가 실시되었다.

  조사 결과, 1992년과 2003년 사이에 성인의 문해력 수준에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량 문해영역 점수는 1992275점에서 2003283점으로 약간 증가하였지만, 같은 기간에 산문 문해 영역은 276점에서 275점으로 약간 줄었고, 문서 문해 영역은 271점으로 동일하여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기본 이하(below basic) 수준의 문해력을 갖춘 성인의 비율은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문 문해력 기본 기준 미달자는 14%로 동일하였지만, 문서 문해 미달자는 14%에서 12%, 수량 문해 마달자는 26%에서 22%로 감소하였다.

  이후 미국은 OECD가 주관하는 PIAAC에 참여하여 국가 수준의 성인 문해력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2/2014년에 실시된 제1PIAAC에서는 미국 성인의 5분의 1 가량이 낮은 수준의 영어 문해력(low English literacy skills)을 보여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 2012/2014년 기준 미국 성인의 약 20%는 영어로 문자화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단순히 영어를 읽고 쓸 줄 아는 수준을 넘어 상황에 따라 영어 정보를 적절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문해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일정 수준 이상의 문해력을 갖추는 것은 개인의 일상생활과 직업생활, 나아가 시민사회 참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Mamedova, 2019). 2017년 실시된 제2PIAAC에서도 미국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였다. 미국의 평균 문해력 점수는 2012/2014년도 272, 2017년도 271점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하였다. 문해력 기본 기준 미달자의 비율도 2012/2014년도 18%에서 2017년도 19%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PIAAC 참여국 평균인 19.8%와 비슷한 수준이다.

 

2. 미국의 문해력 증진을 위한 정책적 노력

 

  미국은 문해력 증진을 위해 국가 수준의 문해력 평가와 더불어 다양한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 중이다. 미국 정부의 문해력 증진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첫째, 문해력 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연방 수준의 교육 법안을 통해 문해력에 대한 정부 및 교육기관의 책무성을 강화하였다. 대표적으로 2001년과 2003년에 각각 초중등교육법의 개정법안인 아동낙오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이하 NCLB)’과 성인교육법안인 성인교육가족문해지원법(Adult Education and Family Literacy Act, 이하 AEFLA)’을 마련하여 초중등학생과 성인을 위한 문해 교육을 강조하였다. NCLB는 모든 초중등학생의 읽기 능력을, AEFLA는 중등교육 이후 성인의 문해 능력을 강조하였다. 또한, 영유아가 유치원 입학 시기까지 일정 수준 이상의 읽기 능력을 갖추도록 준비시킬 것을 골자로 하는 연방유아읽기우선지원법(Federal Early Reading Frist Initiative)’과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 시기까지 집중적으로 읽기 능력의 결손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읽기우선지원법(Federal Reading First Initiative)’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1991년 설립된 국립문해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Literacy, NIFL)’로 하여금 성인 문해 교육에 대한 연구와 관련 정책 실행을 집중 지원하도록 하였다.

  둘째, 국민의 문해력 수준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점검이다. 미국 정부는 문해력과 관련한 전국 조사와 국제비교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16세 이상의 문해 수준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를 수용하였다. 그리고 초중등학생에 대해서는 2년마다 4학년, 8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그리고 4년마다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교육성취도평가(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NAEP)’를 통해 읽기 능력 수준을 점검·평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19년에는 150,600명의 4학년 학생과 143,100명의 8학년 학생이 읽기 성취도평가에 참여하였다. 이러한 학생 읽기 및 성인 문해력 평가는 국가교육통계센터(NCES)의 주관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해당 결과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 보고서가 매년 발간된다.

  셋째, 특정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다방면의 정책 지원이다. 이민자 증가 등으로 인해 학생의 언어적·문화적 배경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상황을 고려하여, 다양한 학생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영어 읽기와 문해력 증진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영어학습자(English language learners)를 위한 교육정책이중 언어 교육정책(Dual Language Education Program)’이다. 해당 정책들은 기본적으로 영어 사용 능력에 제한이 있는 영어학습자 학생들을 위한 보조 정책이다. ‘영어학습자 학생들을 위한 정책은 주로 학생의 영어 읽기·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원 정책이다. ‘이중 언어 교육정책은 학생의 영어 능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학습 결손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학생의 모국어로 교수함으로써 영어 사용이 제한적인 학생의 학습을 돕는 정책이다(Boyle & Cole, 2016.).

 

3. 특징과 시사점

 

  미국의 국내·국제 평가 결과를 통해 문해력 수준의 현황을 살펴보고, 문해력 증진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먼저 미국의 문해 수준을 살펴본 결과, 가장 최근 실시된 OECDPIAAC에서 미국 성인의 약 19%가 기본 이하 수준의 문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1992년과 2003년 수행된 성인 문해력 평가성인 문해력 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정부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의 문해력 수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였으며, 이에 2000년대 초반 정부는 국민의 문해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국가 수준의 정책을 마련하였다.

  현재도 정기적인 문해 수준 점검과 더불어,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특정 취약계층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문해력 증진 정책을 시행 중이다. 문해력과 관련한 정책을 살펴보면 초중등학생의 읽기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전략과 성인의 문해력 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여 운영 중이며, 특히 영어 사용 능력에 제한이 있는 영어학습자 학생들을 위한 집중 지원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문해력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책무성을 강조하는 정책 방향, 이를 위한 국가 수준의 지속적인 평가와 현황 파악, 그리고 특정 취약계층을 위한 집중적인 정책 지원으로 요약되는 미국의 문해력 증진 정책 사례는 우리에게도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참고 자료

 

Boyle, A., & Cole, S.(2016). Dual Language Education Programs: Current state policies and practices. https://www.air.org/resource/dual-language-education-programs-current-state-policies-and-practices

Mamedova, S.(2019). NCES data point: Adult English literacy in the United States. Retrieved from https://www.air.org/resource/nces-data-point-adult-english-literacy-united-states

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n.d.). National Assessment of Adult Literacy(NAAL). Retrieved from https://nces.ed.gov/naal/index.asp

National Conference of State Legislatures(n.d.). Literacy & No Child Left Behind(NCLB). Education Program. Retrieved from https://www.ncsl.org/research/education/literacy-no-child-left-behind.aspx


※ 기획기사는 참고문헌을 요약·정리하여 작성되며, 교육정책네트워크,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